日 사고원전 원자로 안정냉각 진전 없어

기사승인 2011-08-17 10: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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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지구촌] 방사성 물질의 대량 유출 사고가 난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 원자로의 냉각 기능 정상화가 제자리 걸음이다.

고농도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오염수 정화 처리장치의 잦은 고장으로 냉각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쿄전력은 방사성 물질 유출 사고 수습을 위해 내년 1월까지 후쿠시마 제1원전의 원자로를 '냉온정지' 상태로 유도하기로 했으나 오염수 처리 장치의 잦은 고장이 원자로 냉각을 방해하고 있다.

도쿄전력은 오염수 처리 시스템을 지난 6월 17일부터 본격적으로 가동하기 시작했으나 이달 9일까지의 가동률은 66%에 머물고 있다.

걸핏하면 시스템의 배관에 틈이 생겨 오염수가 새어나오거나 펌프의 작동에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지금까지 시험운전 기간을 포함해 오염수 처리 시스템에서 32차례나 고장이 났다.

이 때문에 방사성 물질 오염수 16만여t 가운데 지금까지의 처리량은 4만2000t에 불과하며 12만여t이 원자로 건물 지하나 터빈 건물 지하, 작업터널 등에 고여 있다.

도쿄전력은 방사성 세슘 흡착장치를 비롯한 오염수 정화 장치를 강화하고 고장을 최소화해 시스템의 가동률을 90%까지 높인다는 방침이지만 연말까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총 20만t의 오염수를 처리하기엔 역부족이다.

원자로를 냉온정지 상태로 만들기 위해서는 냉각수 주입을 늘려야하지만 이렇게 할 경우 오염수가 증가하는 것도 문제다. 냉각수 주입을 늘릴수록 압력용기와 격납용기의 손상부분을 통해 오염수가 대량으로 유출되기 때문이다.

아직 원자로의 정확한 상태도 파악되지 않고 있다. 노심용융(멜트다운)으로 녹아내린 핵연료가 어느 정도까지 냉각되고 있는지 확인 불능이다.

만약 원자로를 감싸고 있는 압력용기 바닥이 뚫려 연료가 격납용기까지 도달했다면 현재 측정이 가능한 압력용기의 온도가 내려간다해도 냉온정지 상태에 도달했다고 판단할 수 없다.

7월 이후 계속되고 있는 무더위로 원전 근로자들의 작업환경이 악화됐다는 점도 원전 정상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지금까지 후쿠시마 원전에서 열사병에 걸린 작업원은 40명이며 이들 가운데 5명은 병원에 입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팀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