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 후쿠시마 원전 초토화.. 6기 전부 이상·폭발

기사승인 2011-03-15 19:5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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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대지진] 후쿠시마 원전 초토화.. 6기 전부 이상·폭발

[쿠키 지구촌] 6개의 노후 원전이 자리잡고 있는 일본 후쿠시마(福島) 원전이 초토화될 위기에 빠졌다. 일본 1세대 원자력발전소가 처음 건설된 이 지역의 제1원전 2호기 격납용기가 파손돼 핵연료가 녹아내려 유출될 조짐을 보이는가 하면 4호기는 냉각이 중지돼 수소폭발이 일어났고, 5,6호기마저 이상이 감지된 것으로 전해졌기 때문이다.

일본 동북부 대지진 이후 후쿠시마 제 1원전 1, 3호기에서 앞서 폭발이 일어났지만 격납용기가 파손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의 4호기 원자로 건물에서 15일 오전 수소폭발이 발생해 화재가 났다고 NHK방송이 보도했다. 또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5,6호기에서 이상이 감지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에다노 유키오 일본 관방장관은 15일 “후쿠시마 제1 원전 2호기의 격납용기가 일부 파손됐다”며 “2호기 주변의 방사능 수치가 급증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원자로 격납용기가 직접적으로 파손돼 방사능이 심각한 수준으로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날 제1 원전 정문에서 측정된 방사선량은 연간 피폭 한도의 8배, 이바라키현에서는 평소 방사선량의 100배가 측정됐다.

후쿠시마 제1 원전 2호기는 14일밤 11시 이후 연료봉이 2차례 완전 노출됐고, 위험 상황을 막기 위해 해수를 지속적으로 주입했지만 연료봉 위로 수면이 올라가지 않았다.

그러나 바람이 북에서 남쪽로 불고 있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 것 아니냐는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후쿠시마 원전 주변에는 오전 8시 기준으로 바람이 북쪽에서 남쪽을 향해 불고 있다.

기상청은 후쿠시마 제1 원전에서 남쪽으로 약 50㎞ 떨어진 후쿠시마현 이와키시에는 오전 8시 현재 초속 1.5m의 북동풍이 관측되고 있다. 또 북쪽으로 떨어진 센다이시에서도 북동풍이 관측되고 있다.

이같은 바람의 방향이 지속되고 더욱 거세질 경우 후쿠시마 원전에서 남서쪽으로 240km 떨어진 일본의 수도 도쿄 지역까지 위험할 수 있다.

서프레션 풀 폭발과 함께 격납용기(또는 격납용기 안 압력용기)에 구멍, 또는 균열이 생겼다면 상황은 더 심각해진다. 원자로 내부 세슘·방사성요오드 등 다량의 방사성 물질이 유출되지만 이를 제어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냉각수를 대체한 바닷물 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2호기 원자로의 노심용해가 계속 진행돼 결국 핵연료가 녹아내리고 원자로 밖으로 누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다행히 핵연료가 있는 압력용기에 바닷물을 주입하는 작업은 2호기 폭발 이후에도 계속돼 용기 내 수위가 평상시를 회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압력용기 누수 등으로 바닷물 수위가 다시 낮아져 핵연료봉이 노출될 경우 핵연료봉이 녹는 노심용해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노심용해가 장시간 지속되면 핵연료봉 다발 전체가 녹아 우라늄이 액체 형태로 원자로 바닥으로 떨어지게 된다. 우라늄의 녹는점이 2800℃에 달하는 만큼 콘크리트나 철로 만들어진 압력용기와 격납용기가 모두 무용지물될 수 있다.

우라늄 용액이 원전 밑 땅으로 흘러들게 되고 다량의 우라늄 용액이 한데 모이면 다시 핵분열이 시작될 가능성이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팀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