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반정부시위로 1명 사망…곳곳에서 충돌 이어져

기사승인 2011-02-15 10: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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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지구촌] 이란의 반(反)정부 시위로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15일 현지 언론과 목격자 등에 따르면 14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수만명이 참가한 반(反)정부 시위에서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이 이어지며 1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테헤란의 아자디 광장을 중심으로 도심 곳곳에서 진행된 이날 시위에는 야당을 지지하는 시민 수만명이 모여 들어 마무드 아마디네지드 이란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다. 이들은 ‘독재자에게 죽음을’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거리 행진을 이어갔다.

시위가 격화되며 충돌이 빚어졌다.

시위 현장 곳곳에 배치된 대규모 경찰과 군병력은 시위대를 향해 최루가스와 페인트볼을 쐈고, 시위대 역시 구타하는 경찰들에 대해 막대기를 들고 저항하는 등 충돌이 이어졌다. 일부에서는 쓰레기통에 불을 붙이는 등 아찔한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란 반관영 파르스 통신은 반정부 단체인 인민무자헤딘기구(PMOI)를 비판하는 보도를 내놓으며 이날 시위를 구경하던 행인 1명이 총에 맞아 숨지고 시위대로 인해 여러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그러나 숨진 행인이 누구의 총에 맞았는지 등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최소 3명의 시위 참가자가 총에 맞아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고 다른 참가자 수십명이 폭행을 당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야당 웹사이트인 '라헤사브즈'는 테헤란 대학교를 비롯, 아자디 광장과 앵겔라브 광장을 잇는 도로에서 경찰과 시위대가 충돌했고, 시위대는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지칭하며 "벤 알리, 무바라크, 다음 순서는 사예드 알리 당신"이라고 외쳤다고 전했다.

무사비가 이끄는 개혁진영의 웹사이트인 '칼레메'도 이날 "확인되지 않은 보도에 따르면 수백명의 시위대가 테헤란 시내에서 체포됐다"고 주장했다. 앞서 야당지도자 무사비와 메흐디 카루비 등은 이날 집회 개최 신청을 이란 당국에 제출했지만 허가를 받지 못했다.

이란 당국은 대신 무사비와 카루비를 가택 연금하고 이들의 집에 경찰관을 배치해 추가 시위 참가를 차단하고 나섰다. 야당측은 이들의 휴대전화와 집 전화 역시 당국에 의해 두절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란 당국은 최근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시민 혁명의 새로운 전파자 역할을 하고 있는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철저히 경계하고 있는 모습이다. 페이스북은 이번 시위에도 참가자를 모으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이란 당국은 최근 페이스북의 접속을 차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참가자들은 1979년 발생한 이란혁명 32주년이 되는 오는 18일쯤 추가 시위를 벌이겠다고 집회신청을 다시 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1

한편 최근 이어지고 있는 아랍권 민주화 시위 물결에 다시 한 번 국제사회가 시위대를 지지하는 목소리를 보내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이날 미 의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란 국민의 보편적 권리를 지지한다"며 이란이 이집트의 선례를 따라 정치 시스템을 개방해야 한다고 밝혔다.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무장관도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 이집트인들에게 국가에 대한 견해를 표출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며 이란 정부가 자국민에게도 같은 권리를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이란에서는 2009년 6월 대선 이후 반정부 시위가 시작된 이래 산발적인 시위가 이어져 수십명의 시위대가 숨지고 개혁성향의 공무원과 언론인, 학생, 활동가들이 수감됐다. 국민일보 쿠키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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