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지긋지긋해” 日 미소녀 해녀 돌연 은퇴선언

기사승인 2010-08-23 22: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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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지구촌] 19살의 어린 나이로 해녀로 데뷔하며 일본은 물론 한국과 중국 네티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일본의 ‘미소녀 해녀’가 데뷔 1년을 채우지 못하고 일을 그만둔 것으로 밝혀졌다. 인기 급증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기존 해녀들과의 갈등, 관광수입 배분 문제 등이 그녀를 괴롭혀온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주간지 ‘프라이데이’는 최신호에서 미소녀 해녀인 오무카이 미사키(20)씨가 지난 7월말 해녀에서 전격 은퇴했다고 보도했다.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오무카이씨는 “여기저기서 (내가) 컨디션이 나빠 일을 나오지 않는다고 하는데, 난 거짓말은 싫다. 컨디션 불량이 아니라 아예 해녀일을 그만 둔 것”이라고 밝혔다.

오무카이씨는 지난해 8월 이와테현 쿠지시에서 열린 ‘북쪽 끝 해녀 페스티벌’에서 신인 해녀로 데뷔한 뒤 NHK에 소개되면서 예쁜 외모 덕에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일본 네티즌들은 특히 그녀가 아름다운 외모 뿐만 아니라 전통을 지키려는 착한 마음씨를 가졌다며 환호했다.

오무카이씨는 그러나 선배 해녀들과 갈등을 이기지 못했다.

그녀는 “선배 해녀들이 관광객을 대하는 태도에 문제가 있었다. 이를 몇 번이나 고쳐달라고 부탁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지난달 27일 그만두었다”고 말했다. 오무카이씨는 지난해 8월 자신과 함께 해녀에 데뷔한 친구 2명도 함께 그만뒀다고 전했다.

실제 오무카이씨와 친구 2명은 지난 1일 열린 ‘북쪽 끝 지방의 해녀 페스티벌’에 등장하지 않았다.

오무카이씨는 분한 표정으로 해녀 복귀도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저는 유명해지려고 해녀가 된 게 아니예요. 여러 매체에 나온 것도 바라지 않았고요. 그저 우리 지자체의 관광산업이 잘되길 바랐을 뿐입니다. 해녀일은 좋아하지만 지금으로선 전혀 복귀할 마음이 없어요.”

오무카이씨의 은퇴에 대해 선배 해녀들은 “아무 것도 말할 게 없다”며 입을 닫았다.

인터넷에는 그동안 미소녀 해녀와 선배 해녀들간 갈등이 심상치 않다는 글이 오르내렸다. 쿠지시내 각종 행사에서 미소녀 해녀들만 찾는 바람에 위화감이 조성된데다 관광객 증가로 인한 수입배분 문제까지 이어졌다는 것이다. 쿠지시 관광과는 이에 대해 “매우 민감한 문제”라며 “현재로선 가만히 우리를 놔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언론과 네티즌들의 과도한 관심도 그녀를 힘들게 했다.

일본 언론은 그녀의 일거수 일투족을 담기 위해 길거리에서 장사진을 쳤다. 이 때문에 선배로부터 ‘물질’하는 방법도 제대로 배우지 못했다.

직접 오무카이씨를 보려는 일반인들의 방문도, 인터넷에서의 공격적인 댓글도 그녀와 그녀를 둘러싼 사람들을 괴롭혔다. 쿠지시 관계자는 “철없는 네티즌들의 글 때문에 그녀가 정신적으로 녹초가 됐다”고 전했다.



미소녀 해녀가 일을 그만두면서 다음달 29일 발매를 앞둔 DVD ‘북쪽 끝 지방의 해녀’도 출시가 보류됐다.

미소녀 해녀의 갑작스런 은퇴 소식에 일본 네티즌들의 실망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인터넷에서는 “얼굴도 예쁘고 마음씨 곱던 해녀가 석연찮은 이유로 일을 그만두다니 안타깝고 실망스럽다”거나 “미소녀 해녀가 유명해지니 주변에서 이를 질투하고 시기하는 사람들이 있었나. 마음고생 했을 미소녀 해녀에게 동정이 간다” “미소녀를 본답시고 각종 매체는 물론 일반인까지 호들갑을 떤 결과다. 모두 반성해야 한다”는 글이 이어졌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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