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 손놀림은 XX행위” 미야자키 하야오 극단적 혐오감 표출

기사승인 2010-07-13 17: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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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 손놀림은 XX행위” 미야자키 하야오 극단적 혐오감 표출

[쿠키 지구촌] ‘재패니메이션의 아이콘’인 미야자키 하야오(69) 감독이 첨단문명의 총아인 ‘아이패드’에 대한 극단적인 혐오감을 표출했다. 하야오 감독은 특히 공공장소에서 아이패드를 만지작거리는 것을 자위행위에 빗대는 파격적인 발언으로 눈길을 끌었다.

하야오 감독은 스튜디오 지브리가 발행하는 소책자 ‘열풍’ 7월호에 실린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당신이 손에 쥐고 있는, 그 게임기 같은 것을 이상한 손놀림으로 문지르는 행동은 나에게는 어색할 뿐이며 어떠한 감동도 주지 못합니다. 혐오감만 줄 뿐이죠. 전철 안에서 이상한 손놀림으로 자위행위를 하는 것처럼 (아이패드를) 문지르는 사람들이 늘겠죠.”

아이패드 특집으로 꾸려진 책자에서 하야오 감독은 기술 진보가 현대인에게 허상만 심어줄 뿐이라고 비판했다.

하야오 감독은 악보 읽어주는 앱을 예로 들었다. 현대인들은 악보에 아이패드를 갖다대면 곧바로 읽어주는 앱을 구입하며 ‘전능감’을 느끼지만 정작 직접 악보를 읽으려는 본질적인 노력은 하지 않는다는 지적이었다.

하야오 감독은 “초등학교 때 새 장난감을 학교에 가져가면 일시적으로 주위에 친구가 모이게 되는데, 이 때 자신도 모르게 사랑받고 있다는 착각에 빠지게 되고 결국 친구와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잘못된 방법만 알게 된다”며 “기계에 의존한다면 결과적으로 자신의 발전을 이루지 못하게 되는 위험이 있다”고 꼬집었다.

하야오 감독은 이어 아이패드를 옹호하는 기자에게 “당신은 최신제품을 손에 넣었다고 의의양양해 하는 단순한 소비자에 불과하다”며 “소비자에서 머물지 말고 생산하는 사람이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끝으로 “나에겐 연필과 종이만 있으면 된다”며 자연을 숭배하고 기계문명을 비판하는 자신의 세계관을 다시 한 번 드러냈다.

하야오 감독의 파격적인 발언에 네티즌들의 반응은 각양각색이었다. 네티즌들은 “변함 없이 거침 입담을 자랑하는군” “그동안 첨단기계에만 몰두해온 내 자신을 되돌아보게 한다” 등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창조적인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오만한 발언”이라거나 “새로운 세계를 거부하는 옛 사람 고집”이라는 비판도 이어졌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