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Z 인터뷰] 노라조 “싼 티 나면 어때요, 즐거우면 좋은거죠”

기사승인 2011-12-10 13: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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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Z 인터뷰] 노라조 “싼 티 나면 어때요, 즐거우면 좋은거죠”

[쿠키 연예] 외모를 봐서는 다소 상반된 이미지지만 무대에서는 묘한 어우러짐이 있다. 언밸런스하면서도 비주얼과 코믹함의 조화를 이루고 있어, 지나치게 진지하거나 가볍지 않은 균형감을 유지하는 비결이 됐다.

각종 재미있는 댄스와 퍼포먼스를 바탕으로 신나는 노래를 선보이는 남성듀오 노라조가 또 한번 신나는 한판을 벌인다. 정규 5집 ‘전국제패’를 발매, 타이틀곡 ‘판매왕’으로 활발히 활동 중인 노라조의 조빈과 이혁은 여전히 밝고 에너지가 넘친다.

“타이틀곡 ‘판매왕’은 영업 사원이 판매왕에 도전하는 내용으로, 당사자들이 들으면 큰 힘과 위안을 얻을 수 있는 곡이에요. 엽기적인 모습에도 큰 응원해주시는 분들에게 보답하고 싶은 마음으로 선보이게 됐습니다.”(조빈)

2005년 8월 ‘해피송’으로 데뷔한 노라조는 슈퍼맨과 고등어, 포장마차, 카레 등의 히트곡을 내며 노래로 사람들을 즐겁게 했고, 특유의 삼각김밥 머리는 전무후무한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엽기듀오로 통하지만 그들의 노래에는 웃음과 절절함이 공존한다.

“생활 속에서 잔잔한 감동을 찾으려고 해요. ‘뭔가 이상한 애들인데, 얘네 노래만 나면 기운이 나. 뭐지?’라고 하셨다면 저희들에게는 최고의 칭찬이고 평가예요. 큰 감동은 바라지도 않고 단 1명이 들어도 우울했던 인생에 잠시나마 힘이 된다면 바랄 것이 없죠. 앞으로도 이러한 마음은 변하지 않을 겁니다.”(이혁)

그러나 일각에서는 지나치게 가볍고 장난스럽다는 지적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들은 “재미있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우리에게 있을 수도 있다. 고급스럽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노래가 쉽게 귀에 들어오지 않나”라며 “산 티 나지만 즐거운 가수의 대명사가 되고 싶다. 앞으로는 재미와 감동이 담겨 있는 발라드곡도 선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음반은 여느 때보다 더 특별하다. 처음으로 직접 프로듀싱에 참여한 것. 노라조의 색깔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자신들이 직접 앨범을 만들어가는 것에 큰 의미를 뒀다. 타이틀 곡 ‘판매왕’은 조빈이 좋아하는 추억의 유로비트 하이에너지와 이혁이 좋아하는 메탈장르를 짬뽕한 메탈에너지가 만나 탄생한 곡이다. 과거 홍대에서 밴드 활동을 했던 이들의 음악적인 색채가 담긴 지금까지 앨범들과 다른 색깔과 장르의 노래로, 노라조만의 새로운 느낌을 담아내고 있다.

총 12곡으로 구성된 이번 앨범에는 디지털싱글로 발매되었던 ‘빨간 날’ ‘멍멍이’ ‘포장마차’ ‘송곳’이 포함되어 있으며 12번 트랙의 ‘가이아(Gaia)’는 무려 11분이 넘는 긴 곡으로 눈길을 끈다. “전작들과 비교했을 때 이번에도 많이 사랑해주실까 걱정 됐다”는 그들은 “‘슈퍼맨’ ‘카레’ ‘고등어’가 큰 사랑을 받아서, 이번 노래도 뭔가 흐름이 같으면서도 새로워야 한다는 고민이 컸다”고 털어놨다.

“다큐멘터리를 우연히 본 적이 있는데, 주인공인 전국 1위 자동차 판매원이었어요. 수요와 공급이 많은 이런 도시가 아니라 홍성의 작은 도시에 사는 분이셨죠. 1년에 400대 넘게 파신대요. 그 분이 홍성에서는 연예인 수준이더라고요. 고객이 차를 타다가 타이어가 펑크 나면 자기가 직접 나서서 교체해주거나 타이어 전문점으로 데려다주는 등 고객 관리가 남달랐어요. 서비스업으로서 그렇게 해나가는 모습과 포부에 감동 받았죠. 영업 사원은 우리 삶 어디에는 있잖아요. 가족이나 친구 혹은 내가 소비자로서 물건을 살 때도 마주치죠. 가까이 있는 그들에게 힘이 되면 좋겠습니다.”

이번 앨범에서는 특히 그들이 지향하는 음악을 대중적인 색깔에 맞추려고 애를 썼다. 그들은 “욕심을 부렸는데 많이 좋아해주셔서 역대 앨범 중 가장 반응 좋다고 하시더라”라며 “첫 앨범 같은 느낌이다. 왜 꼭 가요는 3분 대에서 끝나야 하고 후크성을 갖춰야 하는지, 실험적인 대중가수인 만큼 편견을 깨려고 노력했다. 특히 11분이 넘는 곡 ‘가이아(Gaia)’는 꼭 들어보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엽기적이라고 불릴 만큼 파격적인 퍼포먼스와 재미, 즐거움을 선사한다는 데에 있어서는 또 다른 남성듀오 UV와 비교되기도 한다.

“UV와 라이벌이라고 생각합니다.(웃음) 정말 우리가 놀랄 만한 상대라고 생각하죠. 다른 점은 표현하는 방식인데 우리는 락적인 느낌이라면 그쪽은 댄서너블해요. 음악적 표현 기법이 많이 다르죠. 하지만 음악적 정신은 닮았어요. 크게 의식이 되거나 하지는 않아요. 맛있는 고깃집은 다 몰려 있잖아요. 맛집 골목에. 우리 같은 팀들이 늘어나면 우리는 더 행복해질겁니다. 1인자가 되는 건 좋지만 우리 같은 팀이 더 많아져서 시상식에 ‘싼 티 부문’이 생겨 상 좀 줬으면 하는 바람이죠.”(조빈)


초등학생 팬이 많은 것도 노라조만의 특권이다. 특히 ‘아부지~’로 시작하는 노래 ‘슈퍼맨’은 초등학교 운동회에서 빠지지 않는다. 어린 학생들이 노라조의 ‘빨간 날’ 가사에 맞춰 직접 그린 그림이 UCC로 공개돼 화제가 된 바 있다. 유투브를 통해 공개된 이 영상 역시 70만 조회 수를 기록하며 국내에 이어 해외에서도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색깔있는 음악성과 퍼포먼스와 함께 노라조의 대표적인 특징으로 이혁의 이국적인 외모를 빼놓을 수 없다. 친근한 이미지의 조빈과 달리 훤칠한 키에 하얀 피부는 엽기 이미지와 다소 상반되는 것은 사실이다. 항간에는 실제로 둘 사이가 좋지 않다는 소문도 돌았다. 반대로 둘이 사귀는 사이라는 황당 루머도 떠돌았다.

“처음부터 팀 자체가 오래갈 수 있을까 우려하는 분들이 많았어요. 저희는 일이 끝나면 따로 놀아요. 나는 술과 담배를 안하니까 주로 집에만 있는 편이기도 하고요. 괜히 너무 붙어 있으면 트러블이 있기 마련이니까 거리를 두는 것도 있죠. 이혁이 워낙 이국적으로 생겨서 우리 둘이 사귄다는 말도 있는데, 이혁은 여자를 소름끼치게 좋아합니다.(웃음) 저는 연애하고 싶어도 무대 위의 캐릭터가 강해서인지 여자분들이 제 정신세계가 이상할 거라 생각해요. 저는 낯선 사람들과 눈을 맞추고 오래 이야기하는 것이 어려워 선글라스를 자주 착용할 만큼 소극적인 사람인데 말이죠.”(조빈)

“주변에서 ‘(조빈과) 친하지도 않은데 함께 활동하기 힘들지?’라고 물어보는 사람도 있어요. 불화설까지 있더라고요. 사이가 안좋으면 같이 계속 활동하지 않았겠죠. 조빈은 낯을 많이 가려요. 퍼포먼스는 다 계산된 거예요. 무대 올라가고 사람 많은 곳을 낯설어해 늘 선글라스를 끼고 다니죠. 이상한 사람 아니니 더 이상 오해 하지 마세요.”(이혁)

예능 프로그램에 자주 나가지 않은 이유는 주객이 전도될 것을 우려해서다. 지나치게 가벼워 보일 수 있는 요소들에 조심성을 갖는 것도 노라조만의 특별한 이미지 관리다. 조빈은 “
목적지향점을 놓치면 이도저도 안 된다”며 “퍼포먼스와 코믹한 모습은 오직 무대에서만 보여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데뷔 초반에는 무플에 실망했지만 어느 새 관심 사정권에 들어오면서 악플이 팝콘 튀겨지듯 퍼지더라고요. ‘니들이 가수냐’라는 소리도 듣지만, 많이 사랑해주신 만큼 앞으로도 무한한 즐거움과 재미를 보여드리겠습니다. 계속 성원해주신다면 앞으로 15집까지는 앨범을 내지 않을까요?”

국민일보 쿠키뉴스 두정아 기자 violin80@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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