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人터뷰] 카메룬 음악과 만난 세쌍둥이 국악그룹 아이에스(IS)

기사승인 2010-12-30 13: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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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문화] 한살 한살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과 느낌이 성숙해진다는 것은 반드시 비례하지 않는다. 나이가 들어도 더 철이 없어지는 사람이 있기도 하고, 어린 나이임에도 다양한 경험을 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3년 만에 만난 85년생 세 쌍둥이 국악그룹 ‘아이에스’ (IS, Infinity of Sound)의 김진아 (가야금), 김선아 (거문고), 김민아 (해금)는 깊고도 짙은 성숙함을 드러냈다. 데뷔 후 3년이라는 시간이 소스로 활용되기도 했겠지만, 수많은 무대와 음악에 대한 고민이 주재료로 적용됐다.

“3년 전에는 음악 활동 자체가 모험 같았어요. 걱정도 많이 되었고, 국악이 대중적으로 친해질 수 있을까라는 고민도 많았고요. 지금은 많은 무대에 서봐서인지, 자신감이 생겼고, 대중들도 국악과 조금은 친해진 것 같아서 편해진 감이 있어요” (진아)

“그때 당시에는 무대의 완성도를 따졌다면 지금은 목적을 달성하는 그런 것이 더 강한 것 같아요. 국악의 대중화, 세계화 등 약간은 그런 것들을 고민하죠. 전에는 무대에 올라가서 완벽하게 약속한대로 끝내는 것이 목적이었다면, 지금은 근본적인 목적을 달성해야 된다고 생각을 하죠” (선아)

성악을 전공하고 중학교 교사로 재직 중인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악기를 다루기 시작한 이들은 어린 나이부터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2000년 제27회 난계국악경연대회 우수상, 2002년 전통예술경연대회 2위(김진아), 2001년 동랑국악경연대회 금상, 국악신풍퓨전 2004대회 은상(김선아), 1998년 전국국악경연대회 우수상, 2002년 전국음악콩쿠르 2위(김민아) 등의 화려한 수상경력은 이를 증명한다. 함께 선화예고와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하고, 현재 같은 학교 대학원을 민아는 졸업했고, 진아와 선아는 졸업 예정에 있다. 대중들에게 보여주는 실력에 이론까지 갖춘 셈인데, 겸하기 어려운 과정이라 생각이 들었다.

“현재 모두 대학원을 마쳤고요. 저와 진아는 이번에 논문 심사를 통과해서 졸업을 하고 민아는 지난 8월에 대학원을 졸업했어요. 서로 한 학기씩 휴학을 했는데, 각자 공부하고 싶은 것이 더 있어서 쉬면서 경험을 했죠. 너무 지금까지 달려왔다고 생각을 해서요. 그리고 그것이 음악과 공부를 병행하는데 있어서 서로 상호작용이 된 것 같아요” (선아)

[쿠키人터뷰] 카메룬 음악과 만난 세쌍둥이 국악그룹 아이에스(IS)



이들이 이번에 발표한 세 번째 앨범 ‘인 드림스’ (In Dreams)는 우리 국악과 아프리카 민속 음악이 같이 어울려졌다는데서 눈길을 끈다. 2007년 일본의 ‘스키야키 월드뮤직 페스티벌’에서 우연히 만난 카메룬 뮤지션 에릭 알리아나와 함께 노래를 만들어보자고 했고, 이듬해 에릭이 난계국악축제에 초청이 되면서 작업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그렇게 해서 녹음한 곡이 ‘무안나’ (Mouana)다. ''아기''란 뜻을 갖고 있는 이 노래는 아기를 간절히 원하는 남자의 마음을 노래했다. 익숙하지 않은 아프리카 언어와 음악으로 인해 작업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듯 싶었다.

“그 분들은 악보를 쓰지도, 보지도 못하고 구음(口音)으로 녹음을 해서 전달을 해줘요. 그래서 녹음 작업이 그 자리에서 배우고, 그 느낌을 알려주면 다시 그것을 국악스럽게 바꿨어요. 언어도 그 자리에서 배우고요. 음악이 세계를 이어준다고 하는 것을 느꼈어요. 부담스럽기도 했는데, 한 마음으로 다 같이 하니까 재미었었죠. 2008년에 마무리가 된 것이니까, 2년 만에 발표가 된 것이죠” (진아, 민아)

‘인 드림스’는 지난 해 발표한 미니 앨범 ‘인 드림 볼륨 1’(In Dream Volum 1)에 이어진다.
변화로 본다면 2007년 첫번째 앨범 ‘스톱원’ (Stop One)은 전자음 하나도 섞이지 않고 어쿠스틱 악기와 세 자매의 목소리만으로 순수한 퓨전 국악 앨범의 진수를 선보였고, 두 번째 앨범에서는 일렉트로닉 음악과의 교류를 시도했으며, 세 번째 앨범에서는 아프리카 음악과의 접목시켰다. 자칫 전통 국악의 음악을 훼손시킬 수도 있지 않을까 싶었다.

“물론 그런 부분을 고민했죠. 그래서 항상 조심스러운 시도인 것 같아요. 대중성과 전통을 접목하는데 있어서, 비율을 어떻게 해야 될지 말이죠. 특히, 고지식한 분들이 계시기 때문에 조심스럽고, 걱정도 많이 되요. 그래서 최대한 전자음을 배제하고, 순수한 우리 소리를 많이 들려드리려 하죠” (진아)

“그룹을 처음 시작할 때부터 전통성은 절대 잃어버리지 말자고 다짐했고, 지금도 최대한 노력을 많이 하고 있쬬. 그래서 작곡을 공부해서 이런 부분을 더 살리려 하고요” (민아)

이번 앨범에는 노영심이 쓴 곡 ‘크리스마스 한정식’과 이상은의 노래를 리메이크한 ‘새’도 눈길을 끈다. 특히 ‘크리스마스 한정식’은 피아노와 기타, 국악기에 아이에스의 보컬이 스며들었다. 다소 안 어울릴 것 같은 ‘크리스마스’와 ‘한정식’이라는 단어가 멤버들의 통통 튀는 보컬 음색으로 인해 묘하게 아름답게 섞였다. 새롭게 음반을 발표하면서도 이들은 그룹과 자신들의 진로에 대해 항상 고민한다. 특히 이번에 진아와 선아가 대학원을 마치면서, 공부에 대한, 음악에 대한 고민은 더욱 짙어졌다.

“박사 과정을 가서 공부를 할지, 그냥 음악 활동에 전념할지 아직은 고민 중이에요. (진아) 전 작곡 능력도 키우고 싶고, 아이에스 음악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여러 음악을 배우고 싶어요. 막연하지만, 기타 등을 배워서 우리 음악에 접목시켜 보고 싶죠. (선아) 저도 박사 과정 생각이 없지는 않아요. 특히 이번에 논문이라는 것을 처음 쓰면서 공부가 진짜 재미있었어요. 그래서 졸업하고 박사 과정에 들어가야지 마음을 먹었었죠. 하지만 본격적으로 일단은 셋의 음악에 더 집중해야 될 것 같아요. 또 우리 앞날에 대해서 깊은 생각을 해봐야죠 (민아)”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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