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人터뷰] 디어클라우드 “우린 아직도 주류와 인디 경계선에 서있다”

기사승인 2010-08-05 15: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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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연예] 용린, 나인, 이랑, 광석, 정아로 구성된 디어클라우드 (Dear Cloud)와 1년 8개월만의 만남이다. 2008년 2집 ‘Gray''를 발표하고 홍대를 넘어 또다른 대중들과 소통을 시도했던 시점에서 굉장히 오랜 시간이 지난 셈이다. 그러나 이들이 가진 매력적인 몽롱함은 여전했다. 무대 위에서 이들은 여전히 ‘슈게이징’ (자신의 발끝만을 보고 연주하는 뮤지션)이었고, 관객들 역시 눈을 감고 이들이 만든 세계로 들어갔다. 연주자와 관객들이 눈을 마주치지 않지만, 같은 공간에서 같은 느낌을 공유하는 셈이다.

이번에 발표하는 EP앨범 ‘Take The Air’ 도 역시 팬들의 기대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1분이 조금 넘는 짧은 연주곡 ‘You''re never gonna know’는 기타리스트 용린 특유의 공간감 가득한 기타사운드와 리프로 듣는 이로 하여금 앨범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한다. 이어지는 앨범의 타이틀곡이자 두 번째 트랙 ‘그때와 같은 공간, 같은 노래가’는 경쾌한 피아노 라인과 시원한 후렴구와 더불어 디어클라우드의 ‘위로’에 대한 메시지를 가장 잘 표현해주는 가사를 통해, 그들이 전작에서 보여줬던 사운드와 송라이팅이 얼마나 진화했는지를 알 수 있게 해준다.

“처음 앨범 콘셉트를 구성할 때 풍부한 사운드로 넓은 공간을 채운다는 느낌의 음악을 하자고 생각했죠. 뜻대로 된 것 같지는 않아요. 콘셉트는 뭐랄까, 좀더 강한 사운드의 디어클라우드라고나 할까요” (용린)

“해보지 않았던 음악을 해보려 했죠. 여름에 발매되는 앨범인만큼 좀 더 희망적인 느낌을 원했어요. 음악을 들어본 분들은 다들 비슷하다고 느낄 수 있겠지만, 우리가 느끼기에는 분명 다르죠. 가사도 예전과 다르게 한층 밝아진 느낌이고요” (나인)

홍대 밴드와 다른 홍대 밴드

이들은 5명 전원이 작사 작곡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기 때문에 앨범에 모두 이름을 같이 올린다. 앨범이 중량감있게 다가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유명 작곡가 한명에 의지해 만든 것이 아니라, 서로의 음악적 교감을 통해 여러 가지 길을 수없이 제시한 후에 비로소 이들의 목소리와 악기를 통해 세상 밖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앨범이 늦어지거나 한 것은 아니에요. 도리어 만들어내는 곡 수가 더 많으니까, 작업 속도는 빨라요. 이번에 1년 8개월만에 앨범이 나온 이유는 뭐랄까 조금 쉬고 싶었어요. 매년 앨범이 나오니까 지치더라고요. 그리고 소속사 문제 등 앨범을 낼 상황이 아니었어요” (용린, 나인)

디어클라우드의 팬들과 이들을 아는 이들은 일련의 홍대 밴드와 사뭇 다른 느낌을 공연장에서 우선적으로 느낀다. 한마디로 홍대 밴드는 뭔가 방방 뜨던지 아니면 느린 곡에서도 몸을 충분히 흔들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디어클라우드는 조용하다. 그래서 ‘초짜’ 디어 팬들은 심심함을 느낄 정도다. 하지만 초반의 심심함을 지나 눈을 감고 듣고 있지만, 영롱한 하나의 보석 빛을 눈을 감고서도 보게 된다. 그리고 곡이 끝나기 전에 눈을 뜨기 힘들다. 그 빛을 놓치지 싫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울함을 느낀다. 타인과 함께 존재해야 흥이 나는 여타 홍대 음악과 달리, 자신의 깊은 내면으로 빠져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이 디어클라우드였다.

독립회사 차려…디어클라우드의 음악색은 그대로

새로 앨범을 내면서 환경적으로 이들의 가장 큰 변화는 디어클라우드 자체가 하나의 회사가 되었다는 것이다. 이들은 용린을 대표로 하는 기획사를 설립했고, 이를 기반으로 자신들 음악적의 변화를 추구하고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스스로는 음악적 변화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유명 기획사와 계약을 할 당시에도 이들의 음악은 변하지 않았다.

“회사를 옮기고 싶어서 옮겨 다녔던 것은 아니에요. 그리고 옮기고 나서 그 회사의 색깔에 따라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했는데, 그게 쉽지 않았죠. 우리가 자립한다는 그 느낌을 중요하게 생각했어요. 어딘가에 소속되어 의존하기보다는 이번 EP앨범은 우리까지 해야한다는 사명감을 스스로 부여했죠. 현재 뮤직커밸 (보드카레인, 아일랜드시티 소속사)와 전략적 제휴를 맺었는데, 이는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매니지먼트와 홍보쪽만 도움을 얻고 음악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전적으로 독립된 상태죠” (용린)

[쿠키人터뷰] 디어클라우드 “우린 아직도 주류와 인디 경계선에 서있다”


디어클라우드가 밝아진 것은 이들의 외모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1년 8개월전만 해도 정말 꾸밈없는 그대로였다. 무대 위와 사뭇 다른 수수한 모습에 놀라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 인터뷰를 위해 만난 디어클라우드는 ‘꽤’ 세련되게 변했다. 그런데 그 동기가 과거 인터뷰 사진 때문이라고 한다.

“그때 인터뷰 경험이 우리로 하여금 화장을 하도록 만들었죠. 기사에 나온 사진을 보고 화장을 하고 와야겠다고 다짐했어요. (웃음) 무대에 있는 사진은 악기도 들고, 읍악에 집중하다보니 그나마 낫죠. 사실 무대 위에서도 카메라 렌즈가 나를 향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자연스러움은 사라져요. 문제는 그런 무대 사진보다 인터뷰 사진이 인터넷에 더 많다는 것이죠” (이랑)

1년 8개월전 만난 이들은 자신들의 위치를 주류와 인디의 경계선에 있다고 말했다. 다소 애매한 위치이지만, 당시 이들의 위치를 그 이상으로 설명하기 어려웠다. 상황이 그랬고, 이들의 모습이 그랬으며, 이들의 음악이 그랬다. 시간이 지난 지금은 이들은 어느 위치일까.

“그대로인 것 같아요. 아직 주류에 포함되지 못했고, 그렇다고 클럽 공연으로 무엇인가를 지켜나가기에는 이미 주류 쪽에 발을 담갔죠. 사실 요즘에는 인디밴드도 비주류로 취급받지는 않는 것 같아요. ‘브로콜리 너마저’나 장기하를 보고 누가 비주류라 말하겠어요. 주류와 인디 그 경계 자체가 모호해진 셈이죠” (용린)

“사실 경계선에 서 있을 수 밖에 없는 것이 인디의 운명인 것 같아요. 아무리 주류를 향하고, 그 안에 있다고 하더라도 뿌리가 인디니까 벗어날 수가 없는 것이죠. 지금은 그 경계선을 지키고 싶어요. 한쪽으로 강하게 치우치고 싶지는 않아요” (나인)

이들의 EP앨범은 5일 온라인을 통해 공개되고, 11일 오프라인 발매된다. 또 오는 20일 앨범 발매 기념 콘서트를 홍대 브이홀에서 개최한다. 그리고 오는 가을 어쿠스틱 단독 공연을 계획하며 ‘디어클라우드’스러운 느낌의 가을 풍경을 소리낼 예정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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