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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人터뷰] ‘어느 별…’ 이민수 작곡가 “표절의 유혹은 달콤하지만…”
  • 입력:2009.03.12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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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人터뷰] ‘어느 별…’ 이민수 작곡가 “표절의 유혹은 달콤하지만…” 기사의 사진
[쿠키 연예] “어느 별에서 왔니. 내 맘 가지러 왔니. 나만 알아보게 살짝쿵, 니 맘 열 순 없니?”(브라운아이드걸스의 ‘마이 스타일’)

음악적 재능이 뛰어나다고 누구나 스타 가수가 될 수 없다. 다양한 곡을 소화해낼 수 있는 기량과 대중의 호감을 불러일으키는 외모, 대중의 취향을 반영한 곡, 노래를 돋보이게 만드는 안무 등 여러 조건이 동시에 조화를 이뤄야한다. 특히 ‘귀에 쏙쏙 들어오는’ ‘절로 흥얼거리게 되는’ 노래를 만나면 성공은 성큼 다가선다.

손담비, 브라운아이드걸스(이하 브아걸), 쥬얼리S 등 미녀 가수들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그들 뒤에서 제 일처럼 못 자고, 못 먹으며 도와준 이들의 공이 크다. 이민수 작곡가(33)는 바로 그들 중 한 명이다. 그와의 인터뷰를 통해 뼈를 깎는 창작의 고통, 표절의 유혹에 시달리면서도 음악에 대한 열정 하나로 살아가는 작곡가의 치열한 일상을 들여다봤다.

어둠이 짙게 깔린 밤 10시. 서울 대치동에 위치한 녹음 스튜디오에서 이민수 씨를 만났다. 그는 인기 작곡가답게 신화의 앤디, 손담비, 이정현, 브아걸, 김현정, 쥬얼리S 등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아 곡 작업에 한창이었다.

최근 브아걸의 ‘러브’를 비롯해 손담비 첫 번째 미니앨범 ‘그만하자’와 두 번째 미니앨범 ‘플레이’, 김은정과 하주연으로 구성된 쥬얼리 S의 타이틀 곡 ‘데이트’, 서지영 2집 수록곡 ‘어느 멋진 날’, 그룹 영턱스클럽의 8집 타이틀 곡 ‘마리아’, 길건 2.5집 후속곡 ‘샤워’ 등을 만들며 한창 주가를 높이고 있다.

그는 매년 70여개의 곡을 생산해낸다. 이 중 앨범에 실리는 곡은 10개 정도다.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보다 약간 쉽다”며 히트곡 제조 작업의 어려움을 비유적으로 표현했다.

이 씨는 1999년 박해운 작곡가의 어시스트로 활동하면서 작곡가계에 입문했다. 그의 첫 작품은 2002년 ‘컨츄리 꼬꼬’ 5집 앨범. 그 후 2004년 박해운 작곡가로부터 독립한 후 처음 맡게 된 가수가 브아걸이다.

“3년 정도 준비해서 1집 정규 앨범 타이틀 곡 ‘다가와서’를 내놓았는데 반응이 저조해서 속상했어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3인조 여성그룹 씨야의 인기에 밀려 더 힘들었죠. 하지만 빠른 시일 내에 결과를 내야겠다는 조급한 마음은 없었습니다.”

절치부심한 그는 지난해 초 브아걸 첫 번째 미니앨범 ‘러브’로 대박을 터뜨렸다. 이후 두 번째 미니앨범 후속곡 ‘유’ ‘넌 어느 별에서 왔니’까지 연속 히트시키며 인기 작곡가로 거듭났다.

브아걸의 대박 결과는 우연히 얻게 된 것이 아니다. 그는 매일 자신과 싸웠다. 독립한 후 5년 동안 4시간 이상 잠을 자지 않았으며, 매일 12시간 이상 음악 작업에 매달렸다. “주위에서 ‘교도소에 들어간 것 아니냐’고 놀릴 정도로 스튜디오에서 살다시피 했어요. 녹음이 있으면 3일 밤낮을 새면서 작업할 때도 많았습니다.”

그는 다른 작곡가의 장점을 인정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경쟁 작곡가가 좋은 곡을 내놓을 때, 시기보다는 박수를 보내는 유형이다. 그는 대중의 코드를 잘 읽어내는 작곡가로 ‘용감한 형제’(본명 강동철 30)를 꼽았다. 용감한 형제는 빅뱅의 ‘마지막 인사’ ‘바보’, 손담비의 ‘어쩌다’, 렉시의 ‘하늘 위로’, 브아걸의 ‘어쩌다’ 등을 만든 인기 작곡가다.

이민수 작곡가와 ‘용감한 형제’는 묘한 인연이 있었다. 이 씨가 만든 ‘유’는 브아걸 두 번째 미니앨범에서 용감한 형제의 ‘어쩌다’와 타이틀 곡 경쟁을 벌였다. 손담비 두 번째 미니앨범에서도 이 작곡가가 만든 ‘플레이’와 용감한 형제의 ‘미쳤어’가 엎치락뒤치락 했다. 이 씨는 두 곡 모두 용감한 형제에게 밀렸지만 자신의 부족한 점을 인정하며 훗날을 기약했다.

“손담비의 ‘미쳤어’를 듣는 순간 ‘이게 타이틀곡’이라는 감이 왔어요. 사운드나 구성 면에서 제 곡보다 훨씬 좋더라고요(웃음). 요즘 음악은 소비하는 문화이고 사운드가 좋아야하는데 용감한 형제는 무엇보다 사운드가 탁월한 것 같습니다.”

이민수 작곡가나 용감한 형제처럼 히트곡을 하나 만들면 월 500~700만 원 정도의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 하지만 기발한 곡이 샘솟듯 나올 수는 없다. 작업에 지치고 좌절을 맛볼 때, 대다수의 작곡가들은 표절의 유혹을 강하게 느낀다. 표절은 은밀하고 달콤해 쉽게 뿌리치기 어렵다.

“작곡가에게 가장 어려운 점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대부분 ‘양심과의 싸움’이라고 대답할 거예요. ‘이거 그대로 따라하면 표절이야’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손은 어느새 움직이고 있죠. 하지만 인터넷 문화가 발달해 표절 여부를 가려내기 쉬운 시대가 됐어요. 요즘 세상에 표절을 한다는 것은 자살 행위나 다름없습니다. 표절 논란은 가수에게도 치명타고요. 그래서 전 어디에선가 들어본 음악이 아닌 신선하고 참신한 멜로디를 만드는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도 브아걸의 ‘러브’를 만들고 나서 표절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한재호 작곡가가 농담조로 ‘내가 만든 서지영의 몸살과 브아걸 러브의 느낌이 비슷한 것 같다’고 말하더라고요. ‘브아걸의 넌 어느 별에서 왔니가 일본 애니메이션 주제곡을 연상시킨다’는 누리꾼의 반응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 힘으로 어렵게 완성시킨 곡이기에 떳떳합니다.”

한편 그는 대중음악 장르가 편중되어 있다는 점에 대해 공감하면서도 개선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아이돌 가수의 획일적 음악이 인기를 얻다 보니 뒤이어 나오는 음악도 비슷한 패턴을 띌 수밖에 없어요. 2001년 작곡가들이 모여 양질의 곡을 만들어내자고 했지만 의견을 모으기 힘들었어요. 작곡가 스스로 노력하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향후 음반 시장에 대해서는 “디지털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려 음원이 강세를 보일 것”이라며 “작곡가들의 멜로디 실력은 비슷하나 편곡에서 곡의 운명이 판가름 날 것 같다”고 전망했다. 끝으로 그는 ‘가수를 빛내줄 수 있는 작곡가’로 남고 싶다는 바람을 남겼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은주 기자 kim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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