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유아인-이정현이라 더 빛났다… 남녀주연상에 시선 쏠린 이유

기사승인 2015-11-28 09: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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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쿡기자] 유아인-이정현이라 더 빛났다… 남녀주연상에 시선 쏠린 이유

[쿠키뉴스=이준범 기자] 예상치 못한 결과였습니다. 그래서 더 빛났습니다. 제36회 청룡영화상에서 남녀주연상을 받은 배우 유아인과 이정현 얘깁니다.

제36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은 배우 김혜수와 유준상의 사회로 지난 26일 오후 9시 서울 회기동 경희대학교 평화의전당에서 열렸습니다.

청룡영화상 분위기는 지난 20일 열린 제52회 대종상 영화제와 사뭇 달랐습니다. 주연상 후보가 모두 불참을 선언해 대리수상을 남발한 대종상은 보는 사람도 민망하고 수상자마저 미안하다고 할 정도로 분위기가 좋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청룡영화상은 스케줄 문제로 불참한 일부 후보자 제외하고 대부분 참석해 영화인들의 축제를 즐기는 분위기였습니다. 상을 받지 못한 후보자들도 진심으로 수상자를 축하해주며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죠.

기억에 남을 만한 장면들이 많았지만 백미는 남녀주연상을 발표하는 순간이었습니다.

먼저 발표된 남우주연상의 후보는 쟁쟁했습니다. 지난해 청룡영화상에서 영화 ‘변호인’으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송강호가 ‘사도’로 다시 후보에 올랐고 지난주 대종상에서 ‘국제시장’으로 남우주연상을 손에 쥔 황정민이 이번엔 ‘베테랑’으로 후보에 올랐습니다. 지난 16일 제35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남우주연상을 받은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의 정재영과 지난달 2일 제24회 부일영화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암살’의 이정재도 후보에 이름을 올렸죠.

시상을 맡은 송강호의 입에서 유아인의 이름이 호명되자 환호성이 터졌습니다. 후보 중 가장 어린 나이에 경력도 짧지만 유아인의 수상에 의문부호는 달리지 않았습니다. ‘베테랑’을 본 1340만, ‘사도’를 본 620만명 관객들에게 이미 연기력을 충분히 검증받았기 때문이죠.

떨리는 손으로 상을 받아든 유아인은 “무대에 어울리는 성격이 아니라 긴장했다. 오늘도 청심환을 먹고 왔다”며 “제가 받은 상이라는 생각이 잘 안 든다. ‘사도’와 ‘베테랑’으로 올 한해 많은 사랑을 보내주신 덕분에 이 자리에 서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난 항상 부끄럽다. 행복하고 자랑스러운 순간보다 부끄럽고 민망하고 나서기 싫은 순간들이 더 많다”며 “항상 거울을 보고 다그치며 성장하는 인간, 그런 배우가 되도록 하겠다. 제가 마음속에 떠올리는 수많은 분들, 모두 제가 감사하고 사랑하는 분들이다.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여우주연상 후보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지난주 대종상에서 여우주연상을 차지한 ‘암살’의 전지현과 부일영화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무뢰한’의 전도연,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여우주연상을 받은 ‘차이나타운’의 김혜수가 후보로 올랐습니다. 2년 전 청룡영화상에서 여우주연상을 탔던 ‘뷰티 인사이드’의 한효주도 후보 중 하나였죠.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열연을 펼친 이정현은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놀란 표정으로 눈물을 보였습니다. 수상 소감을 말하면서도 울컥하며 울음을 참지 못하는 모습이었죠. 다른 영화들과 달리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는 제작비 2억 원에 관객수 4만 명을 겨우 넘긴 작은 영화였기 때문입니다. 이정현은 출연료를 받지 않고 재능기부 형식으로 출연한 것은 물론 사비까지 털어가며 영화에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수상 직후 이정현은 “너무 쟁쟁한 선배들이 계셔서 수상소감 생각을 전혀 못했다”며 “너무 작은 영화라…”라고 말한 후 눈물을 흘렸습니다. 이어 “지난 1996년 ‘꽃잎’ 이후 20년 만에 청룡영화상에 왔다. 재밌게 즐기다 가려고 했는데 이렇게 상까지 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며 “이 상을 계기로 다양성 영화들이 좀 더 많은 사랑을 받아서 한국영화도 더 발전하면 좋을 것 같다.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유아인은 남우주연상을 통해 인기 많고 가능성 있는 젊은 배우를 넘어 연기력이 뛰어난 배우로 공인 받게 됐습니다. 이정현의 여우주연상 수상 또한 가수에서 연기자로 재평가 받게 된 것을 넘어 다양성 영화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게 만들었죠.

주연상의 무게감이 유아인과 이정현에게 부담을 주기보다 더 멋진 배우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라며 다음 작품을 기대해봐야겠습니다. bluebell@kukimedia.co.kr 사진=박효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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