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人터뷰] 男心 모조리 포기했다는, 돌아온 포미닛 “우리가 대중성 척도 될 수도”

기사승인 2015-02-09 17: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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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人터뷰] 男心 모조리 포기했다는, 돌아온 포미닛 “우리가 대중성 척도 될 수도”

[쿠키뉴스=이은지 기자] 대중이 데뷔 7년차 걸그룹 포미닛에게 기대하는 색깔은 무엇일까. 섹시함과 사랑스러움, 여성스러움, 혹은 “이름이 뭐예요”라며 수줍게 물어오는 미소? 포미닛은 대중의 기대를 충족하는 대신 초심을 택했다. “이름이 뭐예요” “오늘 뭐해”라는 생활형 가사는 이제 지겨울 때도 됐다는 포미닛을 최근 청담동 큐브 카페에서 만났다.

포미닛 미니 6집 앨범 ‘미쳐’는 멤버 모두가 원했던 앨범이다. 멤버 지윤은 “‘포미닛은 이런 것 해야지’라는 감탄사가 나올 앨범”이라고 자신했다. 걸그룹이 넘쳐나는 가요시장에서 블루오션을 노렸다. 걸그룹이 본격 갱스터 힙합을 시도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아는 “이번 앨범을 준비하며 가요계에 없는 포지션을 노려보자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며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과 포미닛만의 색깔, 그리고 강렬함을 조합하니 ‘미쳐’가 나왔다”고 말했다.

생활형 걸그룹이라는 이미지도 좋은 호응을 받았지만 계속해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다. 현아는 “가볍고 친근한 이미지도 좋지만 이번에는 어둡고 강한 이미지를 굳히기 위해 로고도 새로 바꿨다”며 “귀엽게 이름을 묻는 포미닛의 이미지를 지우고 싶었다”고 말했다. 우여곡절도 많았다. 소현은 한 마디로 “수정이 많았던 앨범”이라고 정의했다. 음악부터 시작해 사진, 스타일링이 하루에도 몇 번씩 바뀌었다. 멤버들이 퀄리티를 욕심내는 만큼 수정사항이 생겼다. 수정 사항이 콘셉트에 맞지 않으면 기획사 수장인 홍승성 대표를 찾아가기까지 했다. 인터뷰 날까지도 서브 타이틀곡 ‘1절만 하시죠’가 SBS, KBS에서 심의부적격 판정을 받아 또 수정이 거듭됐다. 지윤은 “많은 사람들을 귀찮게 굴어서 죄송할 따름이지만 그 만큼 성취감은 클 것 같은 앨범이다”라고 말했다.

이미지를 바꾼 것에 대한 부담감은 오히려 없었다. 소현은 “예전 타이틀곡인 ‘뮤직(Muzik)’이나 ‘허’처럼 센 것들을 하고 싶었다”며 초반 포미닛이 보여줬던 강렬한 퍼포먼스에 대한 그리움을 고백했다. 가윤 또한 소현의 말에 동감하며 “대중들에게 다가가보기 위해 쉬운 노래를 했지만 우리에게 맞는 것은 강한 콘셉트더라”라고 대답했다. 여자아이들이 이렇게 강한 콘셉트로 나와도 되나, 하는 반감은 걱정하지 않았다. 현아는 “이번 활동에서는 예쁜 건 포기했다”며 “남성 팬들은 포기하고, 지금 있는 팬들이라도 유지하는 것이 목표다”라고 웃었다.

연차가 높아진 만큼 멤버들의 참여도도 높았다. 멤버 허가윤의 경우 케이블 채널 패션 프로그램에 출연해 두각을 나타냈던 멤버. 가윤은 이번 포미닛 앨범 재킷의 패션 스타일링을 도맡았다. 가윤은 “10년 뒤에도 촌스럽지 않은 사진을 찍고 싶었다”며 “의상 고르는 것부터 사진 톤, 세세한 컬러 지정까지 하나하나 내가 다 정했다”고 뿌듯함을 드러냈다. 덕분에 스트레스도 심했다. 대상포진에 장염까지 앓았다. 항상 신경이 곤두서 있었지만 완성된 스타일은 허가윤의 마음에 쏙 든다고 했다.

포미닛의 이번 활동 목표는 의외로 소박하다. 막내 소현은 ‘트리플 크라운’을 목표로 꼽았다. 숱하게 1위를 해온 그룹이지만 1주 동안 지상파 방송사의 1위를 모두 섭렵해 본 적은 없다는 것. 소현은 “1위를 3일동안 쭉 한번 해 보면 행복할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대중성이 없어도 자신 있나”라는 물음에 포미닛은 의외의 대답을 내놨다. 가윤은 “대중성이라는 것은 언제든지 흐름이 바뀔 수 있다”며 “예쁘고 좋은 것을 포기하고 격렬하게 춤추는 우리의 모습이 매력적으로 비친다면 또 그것이 대중성 있는 장르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몇 년 전까지는 힙합이 이렇게 가요계의 메인스트림이 될 줄 누가 알았겠나”라는 현아 또한 “센 음악이 대세가 되는 한 해를 우리가 열수도 있지 않겠냐”고 웃었다.

포미닛에게는 퍽 다행이게도 ‘미쳐’의 반응은 상당히 좋은 편이다. 9일 0시 공개된 포미닛의 ‘미쳐’ 뮤직비디오는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다. 얼굴의 반 이상을 가리는 모자를 쓰고 격렬하게 춤추는 포미닛의 모습에 남녀 할 것 없이 ‘기대 된다’는 반응이다. 포미닛은 오는 12일 Mnet ‘엠카운트다운’으로 활동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다. rickonbge@kmib.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