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人터뷰] ‘덕수리 5형제’ 윤상현 “전 드라마만 찍어야 될까요?”

기사승인 2014-12-04 11:2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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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효상 기자

"배우 윤상현(41)이 출연한 드라마는 대부분 중박 이상을 터트렸다. 하지만 2012년 고심 끝에 고른 첫 영화 ‘음치클리닉’(감독 김진영)은 기대에 못 미쳤다.

윤상현은 “역시 난 드라마만 찍어야 되나”라고 생각했단다. 드라마 ‘내조의 여왕’ ‘시크릿 가든’에 이어 ‘너의 목소리가 들려’까지 성공했으니 그럴 수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두 번째 영화로 ‘덕수리 5형제’(감독 전형준)를 선택한 그는 “느낌이 좋다”고 했다. 개봉 전 가수 메이비(본명 김은지·35)와 결혼 발표를 해서 기분이 좋은 것 아니냐고 물으니 “그럴지도 모른다”며 행복해했다.

“다들 기대 없이 보러 왔다가 의외로 재미있다는 말을 많이 했어요. 그 친구(메이비)도 그랬고요. 동네 친구들은 재미있다는 얘기를 잘 안 하는 편이에요. 그런데 영화 정말 재미있게 봤다고 사람을 들었다 놨다 한다고 하더라고요.”



영화는 만나기만 하면 물고 뜯고 싸우는 5형제가 부모님 실종사건을 파헤치기 위해 합동수사작전을 벌이는 이야기를 그렸다. 윤상현은 극 중 소심한 장남 수교 역을 맡았다. 융통성 제로에 앞뒤 꽉 막힌 바른생활 윤리 선생님이다.

이 작품을 선택하기까지 고민이 적지 않았다. 첫 영화 실패를 만회하고 싶었고 매번 비슷한 역할을 맡는 것에 관객들이 실망하지 않을까 걱정도 앞섰다. 그러나 그는 “제목부터 마음에 들었다”며 “시나리오를 보는데 술술 읽혔다”고 털어놨다. 영화를 본 뒤에는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보다 만족스러웠고 감독에 대한 믿음이 갔다고 덧붙였다.

“솔직히 제 캐릭터만 봤을 때는 재미없어요. 답답하고 꽉 막힌 역이거든요. 드라마로 많이 봤던 캐릭터잖아요. 관객 분들은 좀 더 변하된 모습을 보고 싶겠죠. 전체적으로 봤을 때 수교 역은 조화롭게 잘 버무려진 것 같아요. 영화에서 중심을 잡는 역할이죠.”

윤상현의 솔직함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는 “카메라 앞에서 연기 변신을 보여드린 적이 많이 없다”며 “(이런 역할은)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강조했다. 내심 둘째 동수를 연기한 송새벽(35) 역을 탐내기도 했다.

“평소 같이 연기해보고 싶었던 송새벽이 출연하는 것이 좋았다”면서도 “동수를 연기했다면 좀 더 할 말이 많지 않았을까요? 준비도 많이 했을 테고요. ‘1번가의 기적’(감독 윤제균) 임창정씨 같은 역할을 하고 싶었거든요”라고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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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수리 5형제는 코미디와 스릴러가 결합된 형태다. 영화는 아날로그적인 요소가 많아서 조금 촌스럽게 느껴질 수 있다. 오히려 윤상현은 이런 점이 좋았다고 했다. “나이 드신 분들한테 옛 감성을 끄집어 낼 수 있고, 저도 나이가 있어서 그런지 솔직히 좋았다”고 짚었다.

엔딩에 가수 윤도현이 부른 애니메이션 ‘독수리 5형제’ 노래를 넣는다고 했을 때는 스스로 “이게 어울려?”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노래 따로 그림 따로 놀면 어떡하냐”는 것이다. 그런데 “정말 끝까지 박수 치면서 봤어요. 코미디 코드를 끝가지 놓치지 않고 가는구나. 마치 소년으로 돌아간 느낌이 들었다”고 귀띔했다.

이번 영화가 뜻하지 않은 행운 같다는 윤상현. 결혼 전 마지막 작품이기에 가지는 의미도 남다르다.

흥행해서 결혼 후 제2의 전성기를 누릴 수 있을까. “음치클리닉 때와는 느낌이 많이 달라요.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는데 저는 굉장히 만족합니다. 100만만 넘어줘도 좋겠어요. 하하하.”

“다음 작품이요? 정말 양아치 역 하고 싶어요. 양아치에도 종류가 엄청 많아요. 관객 분들 거부감 없게 착한 양아치요. 영화에서도 언젠간 터트릴 겁니다!” 이건(덕수리 5형제) 아닌 것 같냐고 하자 윤상현은 “그건 생략해주세요”라며 웃었다.

최지윤 기자 jyc89@kmib.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