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人터뷰] 비스트 “5년, 10년이 지나도록 오래오래 해먹고 싶어요”

기사승인 2014-10-23 16: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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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人터뷰] 비스트 “5년, 10년이 지나도록 오래오래 해먹고 싶어요”

그룹 비스트가 4개월 만에 미니 7집 앨범 ‘타임(Time)’으로 돌아왔다. 멤버 양요섭이 콘서트에서 “가을에 돌아오겠다”고 팬들에게 폭탄 발언을 한 것이 계기가 됐다. “팬들에게 한 약속이니만큼 지켜야 한다”는 비스트 멤버들을 지난 16일 서울 청담동 큐브카페에서 만났다.

어느새 데뷔 5주년, 큰 사고 없었던 건 딴 생각할 틈도 없었기 때문

이날은 비스트가 데뷔한지 꼭 5년이 되는 날이기도 했다. 주르륵 앉은 멤버들의 얼굴에는 시종일관 웃음꽃이 피었다. 타이틀곡 ‘12시30분’에 맞춰 이날 자정 팬들을 만날 예정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흔히 아이돌 그룹의 고비는 데뷔 5년차라고 한다. 인기의 절정에 선 아이돌 그룹의 멤버들은 때로 다른 선택을 한다. 계약 종료부터 탈퇴, 이탈에 결혼과 소송까지. 다른 아이돌 그룹들이 진통을 겪고 있지만 비스트는 흔한 구설수 한 번 겪지 않고 데뷔 5주년을 맞이했다.

멤버 요섭은 5년을 유지한 비결에 대해 “우리나라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바쁘게 활동하다 보니 어느새 5년이 훌쩍 지났다”며 “그저 열심히 하다 보니 이렇게 됐다”며 겸손해 했다. “팀워크가 어떠냐”고 묻자 “팀워크라고 하면 뭔가 억지로 힘을 내서 단결해야 할 것 같은 부자연스러움이 있다”는 요섭은 “굳이 ‘팀’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같은 길을 걷는 친구 같다”고 밝혔다.

위기가 없다면 거짓말, 극복한 것은 팬들 덕분

그렇다고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비스트는 2011년 한국에서의 ‘픽션’ 활동 후 해외 활동에 주력해왔다. 자연스레 국내 팬덤이 약화됐다. 아이돌 그룹에게 팬덤은 생명과도 같다. 지난해 ‘쉐도우(Shadow)’로 컴백했지만 음악방송 1위 트로피는 비스트의 것이 되지 못했다. 멤버 요섭은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그 때가 위기 아닌 위기였다고 생각한다”며 “팬들이 참고 기다려 준 것이 위기 극복의 비결”이라고 털어놨다. 심기일전한 비스트는 기다려준 팬들과 함께 2014년 6월 다시 ‘굿 럭(Good Luck)’으로 입지를 다시 다질 수 있었다.

발라드만 꽉 채운 미니앨범? “자신감의 표현”

비스트는 새 앨범을 낼 때마다 타이틀곡보다는 선 공개된 발라드곡들이 더 많은 사랑을 받는 그룹이다. 이번 앨범의 프로듀싱을 맡은 멤버 용준형은 “세고 과격한 콘셉트는 몇 번 보여드렸고, 이번에는 방향을 한 번 살짝 틀었다”고 말했다. 타이틀곡 ‘12시30분’은 12시30분을 가리키는 시계침을 서로 등을 돌린 연인에 빗대 표현한 곡이다. “발라드곡이라기보다는 미디엄 템포곡이라고 생각해 달라”는 용준형의 말에 더해 요섭이 “서정적인 노래라고 생각했다간 무대를 보면 깜짝 놀라실 거다”라고 덧붙였다. 12시30분의 안무는 시침과 분침처럼 쪼개진 격렬한 댄스 퍼포먼스다.

댄스 그룹인데도 느린 음악으로 미니앨범을 가득 채운 이유에 대해 용준형은 “멤버들끼리 항상 노래를 부르며 우리가 다양한 장르를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을 느낀다”며 “비스트가 가장 멋있는 때는 감성적인 노래를 부를 때다”라고 말했다. 이어 “잔잔한 곡에서도 서로의 개성이 뚜렷이 드러나 곡의 구성이 재미있어진다”는 용준형은 “댄스보다 오히려 더 다이내믹한 느낌을 받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당장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모르겠지만 비스트의 미래도 건재할 것 같아요. 5년, 10년이 지나도 비스트로서 빛을 밝히고 싶어요. 오래오래 ‘해먹고’ 싶습니다.”

이은지 기자 rickonbge@kmib.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