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人터뷰] 늘 새롭고, 짜릿하고, 최고인 정우성? “그런 칭찬 고맙기도 하지만…”

기사승인 2014-09-25 17:3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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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人터뷰] 늘 새롭고, 짜릿하고, 최고인 정우성? “그런 칭찬 고맙기도 하지만…”

대한민국에서 정우성으로 산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많은 사람들이 정우성을 대한민국 최고의 남자 배우로 꼽는다. 멋진 얼굴, 훤칠한 키, 넓은 어깨에 깊은 연기력까지 가진 정우성은 데뷔 20년을 맞았고, 40대에 접어들었다.

얼마 전 인터넷에는 정우성이 나온 방송 동영상이 화제였다. 연예 프로그램 MC가 “잘생겼냐는 칭찬보다 더 좋은 것은”이라고 묻자 정우성이 “늘 새롭다. 짜릿하다. 잘생긴 게 최고다”라고 대답하는
모습이었다. 잘 생겼다는 것이 정우성 스스로에게 새삼스럽다는 게 놀랍고, 정우성이기에 납득이 된다는 반응이 줄을 이었다. 정우성의 말은 ‘방송용’ 농담이었을까? 아니면 진짜 그렇게 생각하는 걸까?

25일 서울 팔판동의 한 까페에서 정우성을 만났다. 과연 “잘생겼다”는 감탄부터 나왔다. 칭찬을 들은 소감부터 물었다. “역시 짜릿한가요?”

“우선 감사한 마음이 크죠. 저의 어떤 면이든 좋게 보고 칭찬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건 정말 기쁜 일이에요. 최근 대중의 관심에서 좀 멀어져 있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오랜만에 열심히 작품 하는데 좋게 봐주는구나 싶어요.”

대한민국 국민의 반은 호감을 가지고 있다고 할 정도로 정우성은 오랫동안 정상에 서 있던 배우다. 그러나 정작 그는 아직도 실감이 안 난단다. 가난했던 어릴 적부터 하루 벌어 하루 생활하기 바빴던 젊은 시절. 그는 세상에 자신의 자리가 생기길 바랐을 뿐이라고 했다. 누군가를 동경하는 감정을 가지기도 전에 영화배우가 됐기에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신기하고 한편으로는 부끄럽다고 했다.

“20대는 제 직업의 특성을 이해하다 다 갔어요. 세상이 저를 어떻게 바라보는지도 모른채 늘 부딪혔죠. 가끔 포장마차에 술이라도 한 잔 하러 가면 사람들이 와서 사인을 받아요. 그러면 ‘왜 이러지?’하고 몇 번 어리둥절하다가 포장마차에 가는 것을 포기하게 되는 식이죠. 30대는 제가 갖고 있는 것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기도 전에 피곤해했던 것 같아요. 요즘은 깊은 고마움을 느끼는 동시에 부담스럽죠. 나도 사람인데. 언젠가 실수를 해 호감이 부정적으로 변할까봐.”

빈털터리 20대 청년은 홀로 세상에 나와 영화배우가 됐다. 정우성은 “내가 존재하도록 한 것이 영화”라고 말했다. ‘마담 뺑덕’에서 그의 연기는 미친 것 같다는 평을 받았지만 막상 그는 “더 연기에 미치고 싶다”고 했다. 잘생겼다는 칭찬, 연기력, 커리어, 팬까지 모두 영화에게서 받은 거나 마찬가지다.

“20대에 왜 더 많은 것을 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들어요. 온전한 정우성을 좀 더 강하게 각인시키고 싶습니다.”

이은지 기자 rickonbge@kmib.co.kr / 사진=박효상 기자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