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人터뷰] 레드벨벳이라 행복한 네 소녀 “신인상도 중요하지만…”

기사승인 2014-09-12 13:5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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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人터뷰] 레드벨벳이라 행복한 네 소녀 “신인상도 중요하지만…”

세계 시장을 무대로 전략을 펼치는 아이돌 왕국 SM 엔터테인먼트의 아이돌 그룹에는 정해진 공식이 있다. 해외 국적 멤버, 홀수의 멤버, 형·언니들보다 배는 발랄한 막내. 그러나 이 아이돌 왕국에서 탄생한 신인그룹 레드벨벳은 그런 공식들을 모두 조금씩 비껴간다. 멤버 웬디가 미국에서 오기는 했지만 국적은 한국인이다. 멤버는 네 명이고, 막내인 조이는 말수가 없다. 초록색, 주황색, 파란색, 분홍색. 서로 다른 색으로 물들인 머리카락만큼 다채로운 매력을 가진 레드벨벳을 최근 여의도 국민일보 본사에서 마주했다.

Q. 데뷔 소감은 많이들 물어봤겠고. 벌써 데뷔 6주 차다. 가수라는 직업에 좀 익숙해졌나.

웬디 : 예전보다는 조금 여유로워졌다고 생각해요. 무대에서 가장 많이 느끼는데, 처음 데뷔했을 때는 정신없이 카메라 찾기에 바빴다면 요즘은 ‘아, 저 카메라가 나를 찍고 있구나’ 하는 건 좀 알 것 같아요.

슬기 : 그래도 아직 모르는 게 더 많아요. TV를 볼 때 저희가 나오면 “헉, 우리 나온다”하고 정말 신기한 마음이 들어요. TV에 나오는 저는 제가 아닌 것 같기도 하고요. 길 가다가 저희 노래가 나오기라도 하면 깜짝 놀라요.

Q. 쉴 틈도 없을 것 같다.

슬기 : 생각 외로 가끔 쉬는 날이 있어요. 아직 신인이다 보니 스케줄 가는 것만 해도 정말 재미있어요. 많이 쉬면 오히려 불안해요 아침에 나갈 때마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숙소를 나와요.

Q. SM 신인이라는 타이틀 때문일까, 주목도도 높고 팬들도 많다. 자신들의 매력은 뭐라고 생각하나.

조이 : 소소한 행복을 노래하는 게 신선해 보였을 거라고 생각해요. 발랄하고 머리카락 색도 독특하고….

Q. 조이는 오늘 약간 피곤해 보인다.

조이 : 저는 아직 고등학교 3학년이라서 어제 학교를 다녀왔어요. 모의고사를 봐야 했거든요.(웃음)

Q. 모의고사를 보러 가는 아이돌이라니. 신기하다. 친구들이 부러워하지는 않나.

조이 : 사실 다른 분들이 생각하시는 것처럼 “와, 연예인이다”하는 건 별로 없어요. 제가 예고를 다니기 때문에. 함께 공부하는 친구들도 전부 연예인 지망생인데, 그 중에서 제가 좀 더 빨리 데뷔한 것 뿐이에요. ‘쿨’한 분위기랄까?

Q. 타이틀곡 ‘행복’은 더없이 발랄한데 이 팀은 막상 보니 차분하다.

슬기 : 사실 아침이라 잠이 덜 깨서 그런 것도 있어요. (웃음) 그룹 내 ‘발랄 담당’이 따로 있기도 하고요. 앉은 자세만 봐도 달라요. 저와 웬디는 불쑥 튀어나와서 앞에서 열심히 이야기하고, 조이와 아이린 언니는 뒤에서 얌전히 앉아 있다가 뭔가 아니다 싶으면 “그거 아니야” 하고 코치해 주는 타입이죠.

웬디 : 맞아 맞아. 그리고 제가 한국말에 익숙하지 못해서 단어를 잘못 쓰거나 하면 아이린 언니가 조용히 가르쳐 줘요.


Q. 최근 음악방송에서 잘 보이지 않는다. 어떤 스케줄 소화하고 있나.

슬기 : 최근에는 언론사 인터뷰를 바쁘게 하고 있어요. 연습도 꾸준히 하고, 쉬는 날에는 쇼핑도 하고, 짬짬이 모니터링도 하고요. 팬들 눈에 안 보이는 곳에서도 계속 스케줄은 소화하고 있어요.

Q. 쇼핑도 자유롭게 하러 다니는 건가. 알아보는 사람들도 많을 것 같다. 사생 팬들도 따라다닐 것 같고.

슬기 : 에이. 머리를 가리면 다들 못 알아보세요. 네 명이 모두 한꺼번에 머리를 풀고 다니면 알아보실 수도 있을 것 같지만, 일명 ‘똥머리’로 올리고 다니기도 하고, 아니면 아예 모자 속에 집어넣어 버려요. 사생 팬은 아직 없어서 다행이기는 해요.

웬디 : 네 명이 한꺼번에 나가는 일도 잘 없어요. 숙소에서 쉬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밖에 나가서 노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요. 저는 한국 돈에 대한 개념이 부족해서 쇼핑을 다녀오면 꼭 가계부를 써요. 방 청소도 하고.

슬기 : 아이린 언니가 가장 특이해요. 집에서 할 일 하고 조용히 책을 보거든요. 활동적인 타입은 아니에요.

Q. 그러고 보니 아이린 목소리를 듣기가 힘들다. 낯을 좀 가리는 건가. 체력이 부족하다거나.

아이린 : 그렇지는 않아요. 활동적인 취미가 적기는 해요. 낯도 많이 가리고….

슬기 : 체력이 부족한 건 절대 아니에요. 어느 정도냐면, 저희가 데뷔전에 넷이 함께 동물원에 놀러 갔었거든요. 몇 시간이 지나니까 저희 셋은 정말 너무 힘들어서 집에 가고 싶은데, 아이린 언니만 활기차게 “이거 보자” “저것도 보자” 하면서 끝까지 즐겁게 놀더라고요. 정말 엄청난 체력이라고 생각했어요.

Q. 동물원 말고 최근 넷이 놀러간 기억이 있나.

슬기 : 넷이서 뚝섬에 도시락 싸서 자전거 타고 놀러갔다 왔어요. 참치 샌드위치, 햄치즈 샌드위치, 고구마 샐러드에 김밥, 과일까지 호화 도시락이었어요. 요리는 웬디와 아이린 언니가 주로 해요. 막내들은 맛보기 담당이에요. (웃음) 물론 언니들이 “뭐가 필요해”라고 말하면 심부름을 아주 열심히 해요.

Q. 최근에 열렸던 SM 콘서트 참석 소감은 어땠나.

슬기 : 저희는 사실 그 날 리허설 때부터 그야말로 연예인 구경 간 느낌이었어요. 그제야 저희가 이 회사 식구라는 게 실감도 났고. 한 자리에 모이기 힘든 아이돌 그룹들이 모두 모여서 의기투합하고 콘서트 할 수 있다는 게 신기했죠.

Q. ‘빛’을 처음 불렀겠다.

슬기 : 그러고 보니 조이가 엔딩 무대에 못 서서 울었어요. 밤 10시가 넘어서 진행된 무대라, 미성년자는 그 시간에 일 하면 안 되거든요. SM 콘서트 무대에 누구보다 서고 싶었던 게 조이여서, 엔딩 의상도 다 갈아입고 있었는데 혼자 대기실에 남아 있어야 했어요.

조이 : 정말 속상했어요. 다음에는 꼭 함께하고 싶어요.

Q. SM 콘서트 애프터 파티 상품이 팬들 사이에서 화제였다. 레드벨벳은 무엇을 탔나.

슬기 : 이수만 선생님이 직접 골라주신 제주감귤 한 박스요.(웃음) 조이가 타 왔어요. 그리고 회사 식구들 앞에서 개인기 영상 준비해서 선보이고 당당히 1등 해서 가방도 탔죠. 사실 저는 모든 상품이 탐났지만 슈퍼주니어 동해 선배님이 타신 1등 상품 하와이 여행권이 가장 탐났어요.

조이 : 나는 자전거!

웬디 : 나는 스파 이용권! 저 찜질방 같은 곳 정말 좋아해요. 넷이서 가본 적은 없지만 나중에 꼭 같이 가 보고 싶어요.

Q. 사실 외부에서 보기에 레드벨벳의 데뷔는 상당히 급한 느낌이 있었다. 본인들은 어땠나.

슬기 : 사실 저희는 몇 년 전부터 계속 연습해왔기 때문에 급한 느낌은 없었어요. 타이틀곡 ‘행복’을 받은 것은 데뷔 3개월 전이었고, 녹음을 마친 것은 한 달 전쯤이었던 것 같아요. 언제쯤 데뷔할 거라는 감은 있었지만 정확한 날짜는 저희도 잘 몰랐죠. “무조건 데뷔하게 될 거야”라는 자신감이나 확신은 없었지만, 저희의 목소리로 저희만의 곡을 녹음한다는 것 자체가 정말 즐거웠어요.

Q. 팬클럽 모집은 언제 할 계획인가.

슬기 : 올해도 다 끝났는데 내년에는 생기겠죠? (웃음)

Q. 유력한 신인상 후보 중 하나. 받고 싶나.

넷 모두 : 받고 싶어요!!

슬기 : 주시면 정말 감사할 것 같아요. 그래도 역시 가장 중요한 건 저희 이름을 먼저 알리는 게 급선무라고 생각해요. 상에 연연하지 않고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어요.

이은지 기자 rickonbge@kmib.co.kr 기사모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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