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우먼이 제일 만만? 유부남이 외간 여자와 뽀뽀?” 막나가는 1박2일

기사승인 2014-07-28 11:3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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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우먼이 제일 만만? 유부남이 외간 여자와 뽀뽀?” 막나가는 1박2일

주말 예능프로그램으로 큰 사랑받고 있는 KBS 2TV ‘1박2일’이 거센 비난 여론에 휩싸였다. 외모지상주의에 기반한 부적절한 장면을 연출했다는 지적이다.

논란은 27일 방송 중 일부 장면에서 비롯됐다. 방송은 ‘피서지에서 생긴 일’ 특집으로 꾸며져 강원도 강릉의 망상해수욕장에서 촬영이 이뤄졌다. 1박2일 촬영이라면 게임이 빠질 수 없었다. 더군다나 장소는 모래사장과 푸른 바다가 펼쳐진 해변. 더욱 재밌는 장면을 연출할 수 있을 터였다.

초반엔 별 문제가 없었다. 현장에서 일반인 여학생과 예비부부 등을 섭외해 부표 위에서 좌충우돌 레슬링 게임이나 닭다리 싸움 등을 펼쳤다. 여름철 예능에서 일반적으로 나올 법한 장면이었다. 그런데 게임 방향은 ‘비키니 미녀들’이 등장하면서 이상해졌다.

휴식 중 비키니 차림의 몸매 좋은 여성 세 명이 촬영현장 바로 옆에서 공놀이를 하고 있었다. 자연스럽게 이들과 이야기를 나누게 됐고, 앞서 진행된 게임의 승리팀은 이들과 짝을 지어 즐거운 한 때를 보내러 갔다. 화기애애하게 함께 공놀이를 하고 도시락을 나눠 먹었다.

한편 실망한 패배팀 앞에도 여성들이 등장했다. 개그우먼 오나미와 김혜선이었다. 비키니 미녀들 앞에선 얼굴이 상기된 채 좋아 어쩔 줄 모르던 멤버들의 표정은 확 굳었다. 오나미와 김혜선이 등장하자마자 크게 실망한 듯 이들을 구박했다.

그리고 패배팀은 거의 강제적인 상황 속에서 막대과자 게임을 진행했다. 멤버들은 원하지 않았지만 여성 개그우먼들의 요구 속에 게임이 이뤄지는 상황이 연출됐다. 오나미와 차태현이 막대과자를 양쪽에서 물고 서로 다가가자 자막에는 “유부남이 테러당할 즈음”이라고 적혔다. 거의 입이 맞닿을 정도까지 가까워지자 화면은 재빠르게 전환됐다.

이어 김혜선은 김준호와 게임을 했는데, 거침없이 다가가 입을 맞췄다. 두 명의 유부남들이 ‘외간 여자’와 거의 입맞춤을 하는 장면이 연출된 상황. 안방의 시청자들의 불만을 극에 달했다.

방송 후 공식 시청자 게시판은 물론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들에는 거센 비난의 목소리가 들끓었다. 시청자들은 “주말 예능에서 이게 무슨 짓이냐” “외모지상주의에 불륜조장에.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기가 막힐 정도다” “정말 보기 불편했다”는 의견을 냈다.

한 네티즌은 “여성들과의 데이트권을 두고 게임을 하다니. 여자가 무슨 상품이냐? 게다가 예쁘지 않은 개그우먼들이 나온 건 벌칙이라니. 어떻게 이런 여성관으로 방송을 만들 수 있나”라고 꼬집었다. 다른 네티즌은 “가족들 다 보는 방송에 유부남이 다른 여성과 어울려 그런 게임이라니. 내 눈을 의심했다”며 비판하기도 했다.

논란에 거세지자 유호진 PD는 28일 오전 “여성을 성상품화할 의도는 없었다”며 “게임의 결과에 따라 상처럼 비키니 미녀들과의 데이트를 즐긴 것이 다소 오해의 소지를 불러일으킨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휴가지에서 벌어질 수 있는 일을 가정한 콘셉트로 진행했는데 시청자들께서 불편하셨다니 죄송하다”며 “최종 편집 과정에서 가족 시청자들을 고려치 못하는 잘못을 저질렀다. 앞으로 좀 더 1박2일다운 순수한 방송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며 거듭 사과했다.

하지만 상처 받은 여론을 돌리긴 쉽지 않아 보인다. 인터넷에는 여전히 비난의 글들이 다수 오르고 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기사모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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