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지민 "아이돌만 팬덤이 있는 건 아니다...중장년 팬덤으로 공략한다""

기사승인 2013-10-10 15:4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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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연예] 많은 이들에게 가수 강지민은 낯선 존재일 거다. 이렇다 할 히트곡도 없고 얼굴이 알려진 것도 아니니까. 그에겐 그 흔한 소속사도 없다.

하지만 강지민이 만들어낸 팬덤은 톱스타들 못지않다. 2008년 6월 한 포털 사이트에 개설된 팬카페 ‘강지민을 사랑하는 모임’(약칭 ‘강사모’) 회원 수는 2만2000여명에 달한다. 회원 대다수가 중장년층이란 게 특징이다. 아이돌 팬덤과는 연령대가 다르니 이들의 활동 내용을 보면 유별난 구석이 많다.

가령 선물부터 남다르다. ‘아저씨’ 팬들은 집에서 키운 닭이 낳은 유정란이나 직접 재배한 감자 등을 선물한다. 강지민의 생일이면 미역이나 벌꿀을 보내는 이들도 있다. ‘강사모’ 활동이 유명해지면서 지난 3월엔 팬들의 모습을 담은 책 ‘꿈꾸는 통기타 가수 강지민과 팬클럽’이 발간되기도 했다.

최근 3집 음반을 발표한 강지민을 10일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서 만났다. 자작곡 9곡을 담은 3집엔 다양한 색깔의 노래가 담겨 있다. 강지민은 19일 서울 서교동 KT&G 상상마당에서 앨범 발매를 기념한 콘서트를 연다. 공연을 앞둔 소감을 묻는 질문에 그는 팬들 얘기부터 꺼냈다.

“3집이 지난 2일 발매됐는데 팬들 중엔 음반을 사서 아직 안 듣고 계시다는 분이 많아요. 신곡을 공연에서 라이브로 처음 듣고 싶다는 거죠(웃음). 저 역시도 이번 공연이 정말 기다려져요.”

강지민은 1996년 ‘간직해줘’라는 노래가 실린 1집을 발표하며 가요계에 데뷔했다. 하지만 이 음반은 대중의 호응을 이끌어내는 덴 실패했다. 결국 그는 경기도 분당과 산본 등지의 라이브 카페를 오가며 무명의 통기타 가수로 살았다. 그가 카페 무대에서 부른 노래는 다양했다. 통기타를 치며 이미자의 ‘동백아가씨’를 노래했고 아이돌 댄스곡을 재해석한 무대를 선보이기도 했다.

하나둘 팬들이 생겨났고 ‘강사모’가 만들어졌다. 강지민은 팬들 성화에 못 이겨 2011년 10월 2집을 발표했다. 당시 그는 서울 신당동 한 소극장에서 앨범 발매를 기념한 쇼케이스도 열었다.

“쇼케이스가 열린 날은 일요일이었어요. 편한 복장으로 오셔도 되는데 팬들 100여명이 특별한 날이라고 생각해서인지 전부 정장을 입고 오신 거예요. 마이크를 잡고 첫 곡을 부르는 데 많은 분들이 눈물을 흘리셨어요. 저 역시 울 수 밖에 없었고요. 정말 잊을 수 없는 날이었죠.”

강지민은 2집 발매를 즈음해 라이브 카페 활동을 접었다. 제대로 된 공연과 음반으로 팬들을 만나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지난해 그는 거의 매달 소극장 공연을 열었다. 10월엔 가요계 명곡 14곡을 리메이크한 2.5집을 발표했으며 올 1월부터는 3집 준비에 착수했다.

“카페에서 일할 땐 매일 볼 수 있는 가수였지만 지금은 아니죠. 하지만 팬들이 많이 섭섭해 하진 않아요. 사랑하는 사람도 매일 보면 소중한 걸 모르잖아요? 날짜를 정해서 한 달에 한 번씩 데이트하는 기분으로 공연을 열고 있어요. 팬들에게 ‘천일의 약속’을 한 적 있어요. 앞으로 공연을 1000번을 열겠다는 건데, 약속한 내용인 만큼 꾸준히 콘서트를 열어야겠죠(웃음).”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