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외국인으로 둔갑” TV조선 이번엔 출연자 조작 논란

기사승인 2013-05-29 17: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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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 외국인으로 둔갑” TV조선 이번엔 출연자 조작 논란


[쿠키 연예] 5·18 민주항쟁 북한군 개입설을 보도해 물의를 빚었던 종합편성채널 TV조선이 이번엔 출연자 조작 의혹에 휩싸였다. 한국에서 태어난 혼혈인을 한국에서 거주하는 외국인으로 둔갑시켜 출연시켰다는 주장인데, 일부 네티즌들은 시청자를 우롱했다며 비판하고 있다.

지난 22일 오후 11시 첫 방송된 TV조선 글로벌토크쇼 ‘헬로 헬로’에서는 빌리 조엘이라는 미국인이 패널로 등장해 한국생활에서 겪었던 각종 에피소드 등을 이야기했다.

빌리 조엘씨는 방송에서 자신이 미국 캘리포니아 출신이며 1971년 농사를 짓기 싫어 생명 수당이 지급되는 주한 미군에 자원했다고 밝혔다. 이어 “70년대 초반까지 한국이 전쟁 상황인줄 착각했다”며 한국의 상황을 잘 모르는 듯한 발언을 하는 등 자신이 외국인임을 강조했다.

42년간 한국에서 살았다고 주장한 그는 “한국말을 너무 오래 쓰다 보니 영어를 듣는 건 되는데 말하는 건 안된다”로 출연진의 웃음을 자아냈다.

빌리 조엘씨는 한국음식을 맛있게 먹는 비법이 있느냐는 MC의 질문에 “요즘 술안주로 돼지껍데기를 좋아한다”며 “바싹 구우면 맛이 없다. 마요네즈, 소금, 식초로 소스를 만들어 먹어야 한다”면서 외국인이 알 수 없는 한국인의 입맛을 보여줘 MC와 다른 출연진들을 놀라게 했다.

하지만 방송이 나간 뒤 시청자 게시판 등에는 빌리 조엘씨의 이 같은 발언이 모두 거짓이라는 주장이 올라왔다.

시청자 양모씨는 28일 홈페이지 시청소감 게시판에 ‘빌리 조엘씨 한국인 혼혈아 고재헌 씨네요’란 제목의 글을 올리고 “인터넷 검색을 통해 빌리 조엘이 한국인 혼혈아 고모씨라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적었다.

양씨는 빌리 조엘씨가 고씨라는 증거로 고씨가 예전에 출연했던 국내 방송과 인터뷰 기사 등의 링크를 첨부했다.

첨부한 자료를 보면 고씨는 2003년 6월 9일 한 스포츠신문 인터뷰에서 “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 한국에서 태어났다”고 말했다. 그는 30대에 혼혈인협회에서 일하기도 했다. 헬로 헬로에 출연한 빌리 조엘씨와 스포츠신문 인터뷰 사진의 고씨는 동일 인물로 추정된다.

고씨는 2004년 1월 14일 방영된 KBS 9시뉴스에서도 “혼혈이라 어릴 때부터 노랭이라고 따돌림 받으며 컸다”고 말했다. 얼굴색을 원망하는 그에게 어머니는 “어릴 때 열병을 앓아서 그렇다”고 말하기도 했다.

2006년 3월 11일 방영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고씨는 “80년도에 미국으로 이주했다가 영어로 의사소통이 어려워 3년 만에 한국으로 귀국했다”며 “미국에서 혼혈인이라고 솔직히 밝혔더니 다들 나를 무시했다”고도 말했다.

고씨는 심지어 국가인권위원회의 공익광고에도 등장한다. 47초 분량의 동영상에는 “나는 한국인입니다”라는 음성과 함께 고씨의 얼굴이 나타난다.

양씨가 올린 글은 곧바로 유명 커뮤니티로 퍼졌다. 네티즌들은 이 글을 보고 “5·18민주항쟁에 북한군이 개입됐다고 하더니, 이제는 방송 조작까지 하냐”며 비난글을 올리고 있다.

헬로 헬로 제작진은 28일 프로그램 홈페이지 시청소감 게시판을 통해 “사실여부를 확인 중에 있다”며 “29일 방영될 헬로헬로 2회분에서 해당 출연자의 내용을 삭제하겠다“고 밝혔다.

TV조선측은 국민일보 쿠키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외주로 제작된 프로그램이니 해당 제작사로 문의하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은애 박세환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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