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시 좌석이 왜 적나요?” 드림 콘서트 팬 자존심 싸움 ‘활활’

기사승인 2010-04-23 17:4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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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시 좌석이 왜 적나요?” 드림 콘서트 팬 자존심 싸움 ‘활활’

[쿠키 연예]
“소녀시대가 달랑 3구역? 우리가 인기 더 많은데…. 슈퍼주니어보다 왜이리 좌석이 적나요?”

내달 22일 열리는 드림 콘서트에 좌석 배정을 두고 가수를 지지하는 팬 간의 자존심 경쟁이 뜨겁다.

드림 콘서트는 국내 정상급 가수들이 총출동하는 몇 안 되는 가요 행사다. 그렇다 보니 팬들은 자신이 지지하는 가수에게 하나 된 모습을 보여주면서 스타의 기를 살려주는 장으로 여기고 있다. 22일 저녁 7시 온라인 티켓 판매가 시작된 이번 공연은 예매 1시간 만에 전석이 매진됐다. 자신을 지지하는 가수를 보러 가기 위한 팬 심의 결과다.

그러나 문제는 팬 좌석 규모다. 공연 주최 측에서 가수별 팬클럽 좌석을 따로 마련하지는 않았다.하지만 암묵적인 좌석 배치도가 있다. 공연 주최 측이 소속사별 구역을 정해 출연가수의 소속사에게 안내하고 있다. 소속사는 확보된 구역을 다시 소속 가수별로 나눠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알리고 있다.

여기서 팬클럽 구역을 적게 할당받은 팬들은 “내가 지지하는 가수의 인기가 이것 밖에 안 되냐” “팬클럽 규모에 합당하는 좌석이 배정되지 않았다”면 불만하고 있다.

SM 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인 소녀시대의 팬들은 소시 홈페이지를 통해 관리자로부터 A∼C까지 세 구역에 집중 예매해 달라는 공지를 전달받았다. 같은 소속사인 슈퍼쥬니어 공식 홈페이지에는 소녀시대의 3배에 달하는 좌석에서 예매가 가능하다는 공지가 올라와 있다.

‘어떤 석 위주로 예매해 달라’고 에둘러 적긴 했지만 명기한 구역이 해당 가수의 지정 좌석임을 의미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SS501은 공식 홈페이지에 “S~X 구역이 저희 팬클럽 쪽으로 확보된 좌석”이라고 명기하기도 했다.

예매가 끝나자 각종 온라인 게시판에는 팬 간의 감정 싸움이 격화되고 있다. 소녀시대를 응원하는 팬들은 온라인 카페 등에 “도대체 무슨 기준으로 좌석 배정을 한 건지 모르겠다” “팬클럽 규모에 따라 지정 구역을 다시 정해 달라”고 억울한 심경을 토로했다. 소녀시대 4개 팬사이트 연합은 “소녀시대에게 배정된 자리가 매진될 경우 슈퍼쥬니어의 일부 좌석을 예매 하자”는 공지를 올리고 있다.

이 같은 내용을 접한 슈퍼쥬니어 팬들은 “우리가 확보한 좌석도 좁다” “원래 정해진 구역대로 예매하는 게 맞다. 질서를 지켜 달라”고 반박하면서 언쟁을 벌였다.

이밖에 온라인에 퍼진 드림 콘서트 팬 좌석도에 따르면 이효리와 비는 1구역을 배정받았고 원더걸스도 2역에 불과해 팬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공연 주최인 한국연예제작협회(연제협)측은 “팬클럽과 소속사의 요청에 따라 소속사별로 구역을 임의로 안내한 것뿐”이라며 “특정 구역에 특정 가수를 지지하는 팬만 앉아야 한다는 법칙이 있는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연제협측은 “팬클럽이나 소속사의 요청이 있을 경우 참여 가수의 인원수 등을 고려해 구역을 임의로 정해 구역을 통보했지만 별다른 요청이 없는 소속사나 팬클럽에 대해서는 우리가 먼저 구역을 정해줄 필요는 없지 않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어 “16년째 열리는 행사이고 팬 문화도 안정화돼 있어 이번에도 자율적인 팬 응원을 기대한다”면서도 “현장에 혹시 있을지 모르는 팬 간의 다툼 등에 대해 항상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아이돌 그룹의 팬클럽 임원진은 “드림콘서트와 같은 대형 합동 공연은 지지하는 가수를 보러가는 것인 아니라 팬이 단체로 모여 응원하는 데 더 큰 의미가 있다”면서 “소속사와 팬클럽이 소속 가수의 팬 구역 규모를 내부적으로 조율하지 않는다면 현장에서 자리싸움이 감정싸움으로 번져 현장이 아수라장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