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기자의 호시탐탐-방송] 산업재해 숨기는 재벌 기업들편

기사승인 2015-05-24 11:5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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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조규봉 기자] <김민희 아나운서> 이번 코너는 날카로운 시선으로 우리 사회 곳곳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재조명해보는 시간이죠. 봉기자의 호시탐탐입니다. 기자님, 오늘의 주제부터 공개해 주세요.

<조규봉 기자> 오늘 이야기 할 주제는 바로 살인기업입니다. 바로 기업의 산업재해 사망사고에 대해 다뤄보려고 하는데요. 산업재해의 숨겨진 진실이 오늘 공개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살인기업. 단어만 들어도 무서운데요. 죄 없는 근로자들을 죽음으로 몰아가고 그 가족들을 슬픔과 어려움에 빠지게 한 기업들의 이야기, 오늘 호시탐탐에서 함께 하실 수 있습니다. 기자님, 제가 언뜻 기억하기로도 최근 여러 관련 사건들이 있었던 것 같아요.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알려주세요.

<조규봉 기자> 네. 먼저 얼마 전 아산에서 일어난 질소가스 용기 폭발사고가 있었죠. 이 사고로 직원 1명이 숨지고 1명은 치료 중인데요. 또 경기 이천 SK하이닉스 공장에서 근로자 3명이 가스에 질식해 숨지는 사고도 있었습니다. SK하이닉스 이천공장에서는 지난번에도 가스가 누출돼 13명이 경상을 입었고 현대제철 인천공장에서는 쇳물 분배기에 추락해 40대 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는 등 노동자가 사망하거나 다치는 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죠. 이천 사고의 경우 밀폐공간에서 작업하면서 마스크나 방독면 등 호흡기 안전장구 착용 수칙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결국 안전 불감증에 의한 사고인 것이죠.

<김민희 아나운서> 그렇군요. 우리는 일 년 전 세월호 참사로 국민적인 아픔을 겪었는데요. 그렇게 큰 사고를 겪고도 인재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게 너무 속상하네요. 가스 생산업체라면 평소에 유출 사고에 대비해서 안전 장구를 미리 미리 챙기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잖아요.

<조규봉 기자> 그렇죠. 안전 수칙을 지키지 않으면 어떤 일이 발생할 건지는 너무나 자명하고 또 사고는 사소한 데서 일어나기 때문에 귀찮다고 안전 장구를 외면할 경우 대형 사고로 이어질 개연성이 큽니다. 안전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막상 현장에서는 이를 등한시하기 일쑤죠.

<김민희 아나운서> 네. 이름만 대면 다 아는 대기업 사업장에서마저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 경우가 태반이니 중소 업체에서의 열악한 실상은 미뤄 짐작할 수 있는데요. 기자님, 현재 우리나라 산업재해자 수는 얼마나 되나요?

<조규봉 기자> 산업재해자는 연간 9만여 명에 달할 정도로 여전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14년 산업재해자 수는 9만909명으로 하루 평균 249명이 산업재해를 당했고 이 중 사고로 인한 재해자는 8만3231명이며, 질병 재해자는 7678명입니다. 사망자도 1850명이나 됐고요. 2014년 한 해 동안 산재로 인한 부상 등으로 치료가 종결된 사람은 8만2836명이지만 이 중 직업에 복귀한 사람은 52.5%로 4만3501명에 그쳤거든요. 그리고 문제는 우리나라의 경우 원청과 하청 관계 때문에 하청 업체가 산재를 당해도 불이익을 우려해 신고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신고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면 실제 산재는 더 많겠군요. 저도 그 관련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요. 위험한 작업들이 하청 업체로 넘어가는 경우도 많고 일단 기업들이 안전보다 이익을 더 중시한다고 하더라고요.

<조규봉 기자> 네. 그 풍토부터 바꿔야겠죠. 좀 전에 이야기 한 SK하이닉스 이천공장 질소가스 누출사고로 숨진 분들도 외부 하청노동자였는데요. 여기서 문제는 인명이 왔다 갔다 하는 큰 사고가 아니고서는 산재보험 적용조차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공상처리하는 기업 1위는 현대중공업, 2위는 현대미포조선, 3위는 대우조선해양 이렇게 거의 다 굴지의 대기업들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이쯤 되면 이유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어요. 대체 왜 이렇게 처리하는 건가요? 산업재해로 등록하면 기업들이 어떤 불이익을 당하는 건지 알려주세요.

<조규봉 기자> 우선 산재보험료가 많아집니다. 산재보험요율도 산재가 많이 나면 보험요율을 더 높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원청은 하청한테 요구하는 거죠. 산업재해가 높으면 재계약을 안 하겠다고. 그러니까 하청은 숨길 수밖에 없고요. 특히 대기업들은 해마다 수천 억 원에 이르는 산재보험료를 감면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13년도에는 산재보험료 6114억 원을 감면받았는데 그건 전년도 하반기와 그해 상반기의 재해발생 정도에 따라 업종별 산재보험료율을 최대 50%까지 인상 또는 인하하는 개별실적 요율제도에 따른 것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아무리 재해발생 정도에 따라 인상 또는 인하한다고 하지만 어떻게 이렇게 대기업들이 다 감면받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네요. 기자님, 어떤 기업들이 그렇게 해택을 받았나요?

<조규봉 기자> 대기업 사업장 620곳의 감면 금액이 전체의 50.2%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삼성전자가 284억 원, 현대중공업이 170억 원, 삼성물산은 163억 원, 대우건설이 146억 원, 포스코 건설도 129억 원 등이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위험 업무는 하청업체에 맡기고 노동자가 다치거나 죽으면 나 몰라라 하는 식으로 일관하고 있는 대기업들. 코너 시작에 이야기한 것처럼 살인기업이라 불릴 만 하네요.

<조규봉 기자> 네. 그렇죠. 대표적인 예로 SK하이닉스는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0.2% 증가한 1조5885억 원을 기록해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보였지만 계속된 사고로 인해 안전관리에 대한 회사의 인식 수준은 깨끗하고 최첨단이라는 선도적 기업과는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을 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산업재해 예방, 기업과 노동자 모두가 함께 지켜나가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하청업체의 힘없는 노동자들을 지켜 줄 보다 더 강화된 정부의 정책 마련이 시급할 것 같고요. 오늘 봉기자의 호시탐탐. 저는 만족스러운 시간이었는데요. 시청자 여러분들도 그러셨으리라 믿습니다. 기자님,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ckb@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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