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 기업 꼼수로, 중소기업 밥그릇 뺏은 26개사 적발

기사승인 2015-01-28 08:42:58
- + 인쇄
삼표·케이씨씨홀딩스·유진기업 등, 중기청 공공조달시장 즉각 퇴출 조치

[쿠키뉴스=송병기 기자] 삼표와 케이씨씨홀딩스, 유진기업, 쌍용양회공업, 한글과컴퓨터, 다우데이타 등 19개 기업이 중소기업만이 참여할 수 있는 공공 조달시장에서 사업을 수주하다 적발됐다.

중소기업청은 ‘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 시장에 참여중인 3만924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지난해 10월부터 3개월가 조사를 실시한 결과, 중견기업 및 대기업의 입찰 참여가 제한된 공공 조달시장에서 중소기업으로 위장해 사업을 따낸 26개 기업을 적발했다고 28일 밝혔다.

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은 중소기업청장이 지정한 가방, 책상, 의자 등 207개 품목으로, 중소기업간 경쟁에 의해 낙찰자를 선정하며, 입찰시 중견기업과 대기업의 참여가 금지된다.

이번 조사에서는 SW업종의 위장 중소기업이 35%(26개 중 9개)를 차지했는데, 이는 20억원 미만의 소프트웨어 관련 입찰에 중견기업 및 대기업의 참여가 금지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조사에 따르면 이들 위장 중소기업이 지난 2년간 공공 입찰시장에서 따낸 금액은 1014억원으로, 2013년 474억원, 201년 540억원이었다. 특히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시스원은 2년간 476억원을 공공 조달시장에 납품해 가장 많은 납품실적을 기록했으며, 남동레미콘㈜ 247억원, 남부산업㈜(레미콘) 88억원 순서로 많은 물량을 납품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견기업인 ㈜케이씨씨홀딩스는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에 따라 공공기관에서 발주하는 20억원 미만의 사업에 입찰 참여가 금지되자, 위장 중소기업인 시스원을 통해 입찰에 참여해 최근 2년간 476억원의 사업 물량을 수주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삼표가 252억원, 유진기업 89억원, 쌍용양회공업 60억원, 다우데이타 56억원, 고려노벨화약 50억원 등 중견기업들이 중소기업의 몫을 가로채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위장 중소기업들은 중견기업과 대기업들이 해당 회사 지분 30% 이상을 보유하면서 최대 출자자로 실질적으로 중소기업을 지배하는 사례가 많았다. 특히 ㈜삼표의 경우 그룹 회장의 친족이 위장 중소기업 지분의 최대 출자자가 되는 형태로 5개의 위장 중소기업을 통해 공공 조달시장에 참여했으며, 유진기업과 팅크웨어, 다우데이타는 각각 2개의 위장 중소기업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청은 이번에 적발된 위장 중소기업을 공공기관에 통보해 공공 조달시장에서 즉각 퇴출시키기로 하고, 중소기업 확인서를 허위나 거짓으로 발급받은 기업은 검찰에 고발 조치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매년 공공 조달시장에 진입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전면적인 실태조사에도 나설 계획이다. songbk@kukimedia.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