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숙사 '삼식이' 강요하는 대학들… 공정위 '시정명령'으로 고쳐질까?

기사승인 2014-04-24 01: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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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경제] 기숙사에 거주하는 일부 대학생들은 ‘식권 부자’로 불린다. 학교에서 기숙사에 입사시키는 조건으로 하루 세끼 식권을 의무적으로 구입하도록 하는 관행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3일 기숙사 입사 학생들에게 식권을 강매한 경북대에 시정명령을 내렸다. 공정위는 2012년에도 같은 사례에 대해 시정조치를 내렸지만 학생을 ‘봉’으로 아는 대학의 잘못된 관행이 고쳐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경북대는 2009년 9월부터 올해 초까지 기숙사 2개동(향토관·첨성관)에 입사한 학생 2076명에게 기숙사비와 식비를 통합 청구하는 방식으로 하루 세끼 식권을 의무적으로 구입하게 했다. 대학 측은 연간 약 130만원에 달하는 식비를 전액 납입하지 않으면 기숙사 입사를 불허했다.

그러나 2010∼2012년 기숙사 식당에서 사용된 식권은 학생들이 구매한 양의 40%에 불과했다. 미사용 식권은 환불조차 해주지 않았다. 공정위 관계자는 “기숙사생에게 선택의 여지없이 의무적으로 1일 세끼 식권을 구입하도록 한 것은 거래강제 행위로 공정거래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2012년에도 기숙사 입사생에게 한 달에 식권 60장을 의무적으로 구입하게 한 성균관대에 시정조치를 내렸다.

세종=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