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면의 ‘태국 굴욕’…홍수 사재기에 홀로 남아

기사승인 2011-10-24 16: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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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면의 ‘태국 굴욕’…홍수 사재기에 홀로 남아

[쿠키 경제] 지난 7월부터 쏟아지는 폭우로 역사상 최악의 물난리를 겪고 있는 태국에서 우리 신라면이 때 아닌 굴욕을 당하고 있다. 상점마다 거의 모든 인스턴트 식품이 사재기로 동이 나는 동안 신라면만 팔리지 않은 채 남아 있는 방송 화면이 인터넷에 올라왔기 때문이다.

문제의 방송 화면은 23일 저녁 일본 NHK가 태국 방콕 현지 일본인들도 홍수로 불안해하고 있다는 상황을 보도하던 도중에 나왔다. 화면을 보면 상점에는 생필품 사재기로 거의 모든 인스턴트 식료품이 팔려 나갔는데 유독 신라면만 덩그러니 선반 위에 남아 있다.

인터넷에 올라온 또 다른 방송 화면에는 신라면 외에 ‘우동’이라는 한글이 적힌 면제품이 남아 있다.

방송 화면을 본 일본 네티즌들은 거대 커뮤니티 ‘2CH(2채널)’ 등에 모여 고소해하며 희희덕대고 있다.

게시판에는 “신라면은 매운 맛이 특징이라 먹으면 괴로워. 그러니 홍수로 괴로운 사람들이 괴로운 라면을 먹고 싶겠어?”라거나 “신라면은 너무 매워서 먹으면 설사가 나지. 피난민들이 선택할 수 있겠어?” “왜 안 팔릴까? 단순하지. 맛이 없으니까” “태국 사람들도 우리처럼 인터넷 우익인가? (한국 상품을 멀리하다니) 갑자기 호감이 가는 걸?” “저렇게 팔리지도 않을 라면을 가득 선반에 채워놓은 담당자는 당장 사표를 써라”라는 식의 댓글 등이 쉴 새 없이 올랐다.

일부 네티즌들은 더 나아가 일본 현지에서 외면 받는 한국의 라면이나 식수 등을 찍은 사진을 올리며 “한국은 뭐든지 세계 최고라고 주장하지만 실상은 전 세계로부터 왕따를 당하고 있다”고 비아냥대기도 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그러나 “일본의 인스턴트 라면도 한국에서 인기가 없는데 왜 인터넷 우익들은 저런 방송 화면 하나에 즐거워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네요. 한류 때문인지 한국에 대한 컴플렉스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점차 많아지는 듯”이라며 혀를 차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