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대 폐암 표적치료제 ‘아파티닙’, 생존기간에서 좋은 치료 경과 보여

기사승인 2013-11-21 10:28:00
- + 인쇄
2세대 폐암 표적치료제 ‘아파티닙’, 생존기간에서 좋은 치료 경과 보여

[쿠키 건강] 최근 비흡연자 폐암 환자 유병률이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경향을 폐암의 병리학적 측면에서는 전체 폐암 중 비소세포폐암이 85%이고, 나머지 15%가 소세포폐암으로 구분해 설명할 수 있다.

소세포폐암 환자는 거의 100%가 오랫동안 흡연을 해왔다는 특징이 있는 반면에, 비소세포폐암은 특히 국내의 경우 25~30% 정도는 비흡연자에게서 발생하는 특징이 있으며 간접흡연, 라돈과 같은 방사성 물질에 노출 되거나, 가족력 등이 주요 발병 원인이다.

국내에서는 소세포폐암 환자는 감소하는 반면 비소세포폐암 환자, 특히 선암 발병율이 꾸준히 늘고 있다. 비소세포폐암은 연간 2만에서 2만5000명이 진단을 받는데, 이 중에서도 표적치료제의 대상이 되는 선암은 38% 정도에 해당한다.


또한, 비소세포폐암에서 동서양의 유병률 추세에도 확연한 차이가 있어 아시아 환자 중 특정 바이오마커인 EGFR 유전자변이가 확인 된 환자의 비율이 25~30% 정도로 서양에 비해 높게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최근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2013 세계폐암학회에 참석한 조병철 교수(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암센터 종양내과, 사진)를 만나 최신 폐암 치료에 대한 지견을 들어 봤다.

조기발견이 어려운 폐암, 어떻게 치료하나

-폐암은 증상이 거의 없기 때문에 대체로 아주 늦은 병기에 발견된다. 초기인 1~3기까지는 수술 치료를 원칙으로 하지만, 수술을 받을 수 있는 환자는 전체 폐암의 약 40%에 그친다. 아직까지 조기 발견이 어렵고 재발률도 높기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폐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가장 높은 것이다. 일반적으로 표적치료제 대상이 되는 환자들은 4기 폐암을 대상으로, 전이성암을 가지고 있어 평균 수명이 1년 미만으로 다른 암에서처럼 5년 생존율 자체를 언급하기 어려울 정도다.

표적치료제의 등장 이후 10년, 표적치료제 등장하기 이전에 EGFR유전자변이가 있는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의 평균 수명은 1년 미만이었다. 그런데, 표적치료제의 도입 이후 많은 연구 결과에서 일관되게 최소 생존기간이 2년 이상으로 나오고 있다.

임상현장에 도입 된지 10년 여 된 이레사, 타세바 등을 1세대 EGFR 표적치료제라 한다면, 최근 국내에서도 임상연구가 진행 중인 아파티닙은 한층 진화된 2세대의 차세대 표적치료제로 구분할 수 있다.

차세대 표적치료제 아파티닙

-현재까지 나와 있는 전임상연구를 통해 밝혀진 약제의 근본적인 치료 메커니즘상 효능면에서 2세대 치료제가 1세대에 비해 더 효과가 좋을 것이라는 믿음은 있다. 다만, 2015년에 일대일로 비교할 수 있는 임상 결과가 나와야 확실히 할 수 있을 듯 하다.

1세대 표적치료제들간에는 거의 동일한 효과를 보이는데, 문제는 이러한 약제들의 치료효과가 평균적으로 6~10개월밖에 유지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보통 이 기간이 지나면 거의 모든 환자들에게 표적치료제에 대한 내성이 생긴다. 반면에, 아파티닙과 같은 2세대 표적치료제는 비가역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고, EGFR 변이군을 더 넓게 차단하기 때문에 무진행 생존기간 등 더 좋은 치료 경과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향후 치료에 기대를 가질 수 있는 것 같다.

아파티닙의 대표 임상인LUX-Lung3와 6결과에서처럼 1세대 표적항암제에 비해 폐암 환자의 무진행 생존기간에서 좀 더 좋은 치료 경과를 보이는 데는, 2세대 EGFR 표적치료제가 1세대와 구분되는 두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 1세대 치료제가 EGFR만을 표적해 작용하는 반면에, 2세대 아파티닙은 암이 성장하고 전이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4가지 EGFR 변이군(EGFR, ErbB2, ErbB3 and ErbB4)을 동시에 공략할 수 있다.

둘째, 1세대 항암제는 약제가 표적이 되는 EGFR에 계속 붙어 있는 것이라 아니라 붙었다 떨어졌다 하는 가역적인 특성이 있어 어떻게 보면 암이 치료제에 적응해 활동하는 기회를 준다. 반면에 차세대 표적항암제인 아파티닙은 표적에 한 번 결합되면 쉽게 떨어지지 않는 비가역적이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는 EGFR 표적치료제에 대한 내성을 지연시키는 효과를 보여준다고 추측할 수 있다.

아파티닙 임상은 LUX-Lung 1번부터 8번까지 있는데, LUX-Lung2를 제외한 모든 임상에 국내에서도 꽤 많은 환자가 참여했다.

아파티닙의 임상연구 결과, EGFR 변이가 있는 환자들에게서 약 70%의 반응률을 보이며 굉장히 고무적인 결과를 확인했다. 일반적으로 기존의 항암제를 1차 치료제로 썼을 경우 항암제에 대한 반응률이 25~30%를 넘지 않는다.

종양이 커지지 않는 상태인 무진행 생존기간을 봤을 때, 일반적인 화학요법인 페메트렉시드(제품명 알림타)+시스플라틴 병용치료시 약 5~6개월 이다. 반면에, 아파티닙으로 치료한 경우에는 무진행 생존기간이 약 1년이다.

1세대 표적치료제들의 연구는 무진행 생존기간이 6~12개월로 편차가 있고, 선암에서 치료효과가 좀 더 떨어진다고 알려진 약제들과 치료효과를 비교했다. 그러나 아파티닙의 대규모 등록임상인 LUX-Lung3는 현재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최신 화학요법인 페메트렉시드+시스플라틴 병용치료와 그 효과를 비교했을 때 무진행 생존율이 거의 1년 이라는 결과를 확인한 바 있다.

항암치료를 받는 환자들의 삶의 질 측면에서도, EGFR 표적치료제는 기존의 세포독성제제인 항암제에 비해 환자들의 삶의 질에 개선효과가 뛰어나다.

기존 세포독성제제 항암치료는 주사를 맞고, 이로 인해 머리가 빠지는 등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여러 부작용이 발생한다.

특히, 치료 도중에 폐렴이나 패혈성 쇼크로 인한 사망 위험이 있어 문제가 됐다. 반면에, EGFR 표적치료제는 피부 발진이나 약간의 설사 등을 보일 뿐 생명에 위협을 줄만한 부작용은 거의 없다. 또한, EGFR 표적치료제로 넘어오면서 폐암으로 인한 기침, 통증, 호흡곤란 등의 증상 역시 확연히 개선됐다.

특히, 차세대 표적치료제인 아파티닙은 임상 설계단계에서부터 다각도에서 삶의 질 척도를 측정했다. 그 결과, 차세대 표적치료제인 아파티닙은 포괄적인 의미에서의 폐암 환자의 삶의 질이 나아진 것을 보여주었다.


한편, 아파티닙은 암 치료에 중요한 4가지 EGFR 변이군(EGFR, erbB2, erbB3 and erbB4)을 동시에 공략하기 때문에 두경부암 등에서 글로벌 임상을 진행 중에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미국, 유럽, 타이완 등에서는 EGFR변이가 확인 된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1차 치료제로 허가 된 바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juny@kmib.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