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에 유독 민감하다, 이유는?

기사승인 2013-10-01 09:3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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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건강] 최근 살인과 폭력을 부르는 ‘층간소음’이 사회 문제화 되면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층간소음은 말다툼은 물론 기물파손과 방화, 살인 등 이웃간에 상상할 수 없는 사건으로 번지기도 한다. 그만큼 층간소음으로 인해 입는 정신적 피해가 크다는 반증이다.

집주인들이 한 참 뛰어다니는 아이들이 있는 가정에 전셋집을 주지 않으려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실제 환경부가 최근 발표한 충간소음 분쟁 가운데 10건 중 7건은 ‘아이들이 뛰는 소리(발소리)’인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소음이 주는 스트레스가 모든 사람들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유독 체질적으로 소음에 취약하거나 신체 다른 문제로 인해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도 있다는 의견이다.

유종철 청이한의원 원장은 “태생적으로 소음에 약한 사람들이 있다. 한의학에서는 타고난 오장육부의 기능에도 저마다 차이가 존재한다고 봤다. 특히 이 중에서도 신장(콩팥)은 ‘귀’를 관장하는 장기이자 원기의 저장소로 생각했다. 이 때문에 신장이 약하면 주변소음에 남들보다 상대적으로 취약할 수밖에 없다. 또한 체질적으로 소음인들이 예민한 성격을 가지고 있어 민감하게 반응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유 원장은 “이명(귀울음), 청각과민증, 두통, 어지럼증, 불면증 같은 질환을 가지고 있다면 소음에 훨씬 더 민감할 수 있기 때문에 소음 자체의 문제로 선입견을 갖기 전에 자신의 몸 상태부터 살펴보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탈진증후군’이나 ‘조간증후군(아침에 느끼는 극심한 피로증후군)’이 많은 사무직직장인의 경우 뇌파의 각성이 계속 유지돼 있어 소음에 예민해지기 쉽다. 이밖에도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트라우마)’로 작용해 심리적 거부감을 야기할 수 있다.

소음에 취약한 몸 상태가 아니라면 자신만의 방법으로 소음을 회피하려는 시도를 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이롭다. 그렇지 않고 계속 이웃 간에 들려오는 소음에 신경을 쓰면 일종의 칵테일파티효과(cocktail party effect, 다수의 소리 중 특정음원에 주목하면 그 소리만 들리게 되는 현상)’로 인해 더 강한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게 된다.

하지만 층간소음을 피하려고 헤드폰을 쓰고 볼륨을 키워 듣는 행위는 지양해야 한다. 큰 소음에 계속해서 노출될 경우 회복되기 어려운 청각 손상뿐만 아니라 잠을 이루지 못하거나 충동조절을 하지 못하는 장애가 생길 수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