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人터뷰] “자연과 사람 이어주는 길라잡이 되고 싶어”

기사승인 2013-08-08 09:3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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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더스틱워킹’ 개발·보급하는 윤치술 한국트레킹학교장

[쿠키 생활] ‘트레킹 전도사’로 불리는 윤치술 한국트레킹학교장(사진)이 개발한 ‘마더스틱워킹’이 등산 동호인들과 대학 강의 수강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산악인 출신인 윤치술 교장은 오랫동안 안전하게 등산과 트레킹을 즐기는 방법을 교육해 왔다. 2009년부터는 문화체육관광부 지원으로 한국트레킹스쿨을 열어 국민들을 대상으로 트레킹 교육을 3년간 진행했다. 2011년부터 개인적으로 운영하는 마더스틱아카데미는 지난 달 100회를 넘겼다. 윤 교장에게 트레킹법을 배운 수강생만 1만 명이 넘는다.


‘마더스틱워킹(Mother-Stick Walking)’은 윤 교장이 직접 수년간 이론을 연구하고 실제로 교육생들에게 적용해 가며 고안한 스틱보행법이다. ‘스틱을 제대로 사용해 어머니 품속으로 들어가듯 편안하고 여유 있는 산행을 즐기자’는 의미로 이름을 붙였다.

“2010년에 에베레스트 트레킹을 가서 남체에서 쉬고 있는데 뉴욕에서 왔다는 한 부부를 만났습니다. 그런데 여자가 스틱을 너무나 불편하게 사용하고 있던 겁니다. 그래서 마더스틱워킹법을 10여분 정도 알려줬습니다. 그리고 헤어졌다 열흘 뒤에 칼라파트르 정상에서 다시 만났어요. 그 여자가 저를 와락 껴안으며 ‘마더스틱워킹이 최고’라더군요. 당신 덕분에 힘들지 않고 즐겁게 트레킹을 할 수 있었다는 겁니다. 하하.”

국내에서도 그 효과를 봤지만 히말라야 장기 트레킹에서도 사용자가 “굉장히 독창적인 보행법인데다 실제로 큰 도움을 봤다”고 하자 확신이 든 윤 교장은 ‘마더스틱’이라 이름을 짓고 본격적으로 트레킹 교육에 적용시켰다.

“스틱워킹법으로 유명한 것이 노르틱 워킹인데 평지나 구릉에서는 적합하지만 오르내림이 잦고 경사도 급한 우리나라 산에는 잘 맞지 않았습니다. 반면 마더스틱워킹은 걸을 때 물 흐르듯 움직임이 자연스럽죠. 그러니 관절에 부담이 없고 쉽게 트레킹을 즐길 수 있는 거지요.”

마더스틱워킹은 노성규 강원대학교 스포츠과학 연구소 박사가 발표한 임상실험 결과에서 그 효과가 입증됐다. 실험에 따르면 트레킹 시 균형을 잡아줘 에너지 소모를 줄여주고 체중의 부담을 낮춰 관절에 가해지는 부하를 경감해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윤 교장은 “스틱을 사용하지 않는 비교군과 노트딕스틱워킹군과 마더스틱워킹군을 비교했을 때 마더스틱워킹이 혈당, 근 손상 수치나 백혈구수 변화, 활성산소 감소 등에서 가장 긍정적인 결과를 나타냈다”고 말했다.

[쿠키人터뷰] “자연과 사람 이어주는 길라잡이 되고 싶어”


윤 교장은 지난해 가을학기부터 경희대학교와 강원대학교에서 트레킹 전문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경희대에서는 인문교양강좌 후마니타스 칼리지에 ‘마더스틱워킹’ 강좌를, 강원대 평생교육원에서는 ‘윤치술의 해피트레킹’ 강좌를 개설했다. 대학교에서 트레킹만을 주제로 강좌가 개설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매 학기 수강신청이 조기 마감될 정도로 반응이 뜨겁고 학기말 강의 평가에서도 만족도가 높다고 윤 교장은 자랑했다.

“강원대 평생교육원은 수강생들 대부분이 노교수들입니다. 그래서 트레킹의 역사나 이론 같은 것보다 재밌고 실제 생활에 도움이 되도록 커리큘럼을 짰습니다. 종강 후 1박 2일 졸업여행도 다녀올 정도로 만족도가 높았습니다. 한 교수님은 암수술도 받고 교통사고도 겪어 몸이 좋지 않았는데 마더스틱워킹을 배우고 나서 일주일에 3~4번이나 등산을 다니게 됐어요. ‘마음대로 다닐 수 있게 돼서 삶에 대해 자신감을 얻었다’며 고마워하는데 참 보람 있었습니다.”

한국트레킹학교의 교훈은 ‘배우는 산, 느끼는 산’이다. 마더스틱워킹을 만든 것도 누구나 트레킹을 통해 자연을 폭넓게 접하고 교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윤 교장은 “관절이 안 좋아 걷기 힘든 노년층도 스틱을 올바르게 사용해 부담 없이 트레킹을 한다면 장수시대 이보다 더 큰 건강유지법과 즐거운 취미생활이 없다”고 강조했다.

“걷기가 건강에 좋은 운동이라고 하죠. 하지만 헬스장에서 러닝머신을 걷거나 도심 인도를 걷는 것은 산에서 트레킹을 하는 것만은 못합니다. 감동은 자연에 있습니다. 산에서 트레킹을 하면 자연 속에서 감동을 얻을 수 있죠. 또 오르고 내리고를 반복하면서 끊임없이 몸과 뇌를 움직일 수 있습니다. 저절로 건강해지는 거죠. 마더스틱워킹은 사람과 자연을 이어주는 길라잡이입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 난 기자 nan@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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