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환자에 마약성 진통제 처방 시, 항암제 등 약물상호작용 고려해야

기사승인 2013-07-03 15: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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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환자에 마약성 진통제 처방 시, 항암제 등 약물상호작용 고려해야

[쿠키 건강] 암 환자들에게 마약성 진통제를 처방하는 경우 항암제 등 다른 약제와 약물상호작용 여부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또한 통증 치료가 잘 되지 않을 때는 진통제의 용량만 올릴 것이 아니라, 다학제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29일부터 이틀간 경우 힐튼호텔에서 열린 ‘암성통증관리(Designing cancer pain managemen)’ 주제의 심피조엄에서 이같은 주장들이 제기됐다.

이번 심포지엄에는 약 70여명의 종양내과, 호흡기내과, 소화기내과, 가정의학과 전문의들이 참석해 암성통증 치료의 최근 치료 경향와 새로운 접근 방법, 약제의 대사 경로를 고려한 마약성 진통제의 올바른 선택 등에 대한 발표와 토론이 진행됐다.

이번 심포지엄 좌장을 맡은 강진형 가톨릭의대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현재 종양내과 의사들이 항암 치료에만 관심이 높고, 통증 치료를 간과 하는 경우가 많다. 종양내과 의사들도 항암치료뿐 아니라 통증조절에 있어서도 다른 파트에 있는 의료진 못지 않게 능력이 높다고 생각 될 수 있도록 많은 지식을 가지고 다양한 경험을 해봐야 한다”며 “마약성진통제는 교육을 바탕으로 잘 숙련 된 의사에 의해서 처방이 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암성통증은 다각도 접근 필요

이날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선 조상희 전남의대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암성 통증의 이해’ 발표를 통해 “통증은 다각도로 생각해 접근해야 한다. 예를 들어 1차 종양, 전이와 조직학적 유형 등을 함께 고려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조상희 교수에 따르면 급성 통증은 다행스럽게도 초기에 약물로 치료가 가능하나, 문제가 되는 것은 만성통증이며 이는 심리적, 정신적인 지원 및 치료가 함께 어우러져야 한다. 또 암성통증은 뼈 전이를 동반하는 경우들이 있어, 이 또한 통증의 조절이나 치료가 어려운 이유 중에 하나이다.

조 교수는 “암성통증은 종양 자체에 의한 영향, 신경병적인 요소, 수술 후통증, 항암치료에 의한 통증 등 여러 가지 원인에 인해서 발생 된다. 이 통증을 유발하는 요소들에 대해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통증치료 전략이 수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증을 포괄적으로 생각해서 통각적(nociceptive)인 요소, 신경세포의 흥분, 척수에서의 감각증폭, 교차성 흥분 등에 의한 것인지 등 통증의 기전을 잘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는 다각적인 접근을 통한 통증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며, 마약성진통제 만으로 모든 통증이 조절 되지 않는 다는 것 유념해야 한다 점이 조상희 교수의 설명이다.

◇환자를 알아야 치료가 가능하다

이어 이수현 연세의대 교수는 ‘암성 통증의 효과적인 치료(Effective management for chronic cancer pain)’ 발표에서 초반에 통증 치료의 중요성과, 장기적인 치료계획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보조 통증치료제(adjuvant)를 적절하게 사용해야 하는 점과 마약성 진통제에 대한 반응성이 좋지 않은 환자에게 있어서 고용량의 마약성진통제 사용을 피하고 통증을 조절할 수 있는 사례도 제시했다. 이 교수는 간 전이가 된 자궁경부암 환자에게 여러 약제를 사용해도 통증조절이 잘 되지 않았으나, 경막외 신경 차단술(epidural block)을 시행한 결과, 통증정도가 낮아지고 증상이 호전됐다고 설명했다.

이수현 교수는 “흔히 보는 경우가 마약성진통제를 사용하고 통증이 잘 조절되지 않으면 급하게 용량을 올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 때 제대로 통증을 재평가 하지 않고 용량증량을 시도하면 과도하게 고용량을 사용하게 될 수도 있다”며 “이때 적절하게 마약성진통제의 용량을 올려 사용해도 통증이 조절되지 않으면 마약성진통제에 의한 통각과민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이러한 경우 어떻게 통증을 조절해 나가야 하는지 자세하게 문헌에 소개 되어 있지는 않지만, 오히려 마약성진통제 사용량을 줄여보는 것도 그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진형 교수도 강의를 통해 “암성통증을 호소하는 암환자에서의 다약제 사용빈도는 매우 높다. 이렇게 항암제 및 다른 동반질환에 의해 여러약제를 복용하는 환자에서는 통증조절이 잘 되지 않는다고 해서 무조건 약제를 늘리는 것보다는 되도록이면 최소한의 약제로, 또한 기존의 다른 동반 질환에 사용하고 있는 약제와 처방하는 마약성진통제와의 약물 상호작용을 먼저 확인하고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환자의 말을 제대로 들어 주려는 노력 필요

암 환자들의 말을 잘 들어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30일 진행된 윤세창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교실 교수는 ‘암환자를 위한 정신종양학 지원’ 주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와 관련 한 조사에 따르면 보통 암환자의 자살률은 일반인구의 1.3~3배로 일반인보다 높다. 한국 암 환자들 중 9.4~62% 에서 우울증상이 보고되고 있고, 20% 정도는 주요우울장애에 해당한다. 이러한 우울한 환자의 경우 의학적 권고 지침을 따르지 않을 위험이 일반 환자에 비해 3배 이상 높다.

윤 교수에 따르면 암환자들이 호소하는 주요 정신질환으로는 적응장애(Adjustment disorder), 수면장애(Sleep disorder), 불안장애(Anxiety disorder), 우울장애(Depressive disorder), 조울증(Bipolar disorder), 정신병적 장애(Psychotic disorder), 섬망(Delirium), 암 연관 피로(Cancer-related fatigue) 등이다. 특히 윤세창 교수는 “암 환자들이 겪는 총체적인 고통을 Distress라고 정의한다. 암을 원인으로 한 여러 가지 위험요인들로 인해 자살로 이어지기도 하는데, 제대로 조절 되지 않는 통증 또한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윤 교수는 “마약성 진통제의 남용이나 중독에 대해서는 큰 걱정은 필요 없다. 오히려 적극적인 통증 치료가 더욱 중요하다”며 “실제 마약 중독환자라고 의심되어 의뢰 받은 환자 중, 실제 중독 환자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마약성 진통제로 인한 부작용 등으로 심리적인 치료를 요하거나 우려되는 환자들은 정신과로 의뢰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 기사모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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