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심부 자극술, 약물보다 파킨슨병 운동장애 치료효과 우수

기사승인 2013-03-11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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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건강] ‘뇌심부 자극술(DBS, Deep Brain Stimulation)’이 파킨슨병 환자의 초기 운동장애와 삶의 질 향상 효과와 관련 최적화된 약물치료보다 우수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1일 메드트로닉에 따르면 자사 제품을 통한 ‘뇌심부 자극술(DBS)’이 파킨슨병으로 인한 초기 운동장애를 겪는 환자에 있어 최적화된 약물치료보다도 우수하다는 연구결과가 세계적인 의학저널 뉴잉글랜드 저널오브 메디슨(NEJM,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최근호에 게재됐다.

‘얼리스팀(EARLYSTIM)’로 이름 붙여진 연구는 독일과 프랑스의 17개 센터 251명의 파킨슨병 환자를 대상으로 2년간 추적조사로 시행됐다. 특히 초기 운동장애를 가진 파킨슨병 환자에 대한 뇌심부 자극술과 약물치료를 평가하기 위해 진행된 최초의 대규모 다기관 무작위 비교임상이다.

연구에 따르면 뇌심부 자극술을 받은 환자군에서 수술 후 2년 시점의 질병 관련 삶의 질이 약물치료만 한 환자군보다 평균 26% 개선(p=0.002)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약물치료만 받은 환자군에서는 삶의 질이 1% 악하됐다.

이번 연구의 2년 추적조사에 의하면 메드트로닉의 뇌심부 자극술을 받은 환자 즉 실험군의 경우 환자의 운동 기능이 53% 개선됐지만, 약물 치료만을 받은 환자 즉 대조군에서는 4%가 개선됐다. 또 말하기, 쓰기, 옷입기, 걷기 등 일상적인 활동에서도 실험군의 30%에서 개선효과가 나타났지만, 대조군은 12% 감소했다.

운동장애나 기복 등 레보도파(도파민 전구물질)로 인한 부작용의 경우 수술 후 2년 시점의 실험군에서 61% 개선을 보였지만, 대조군에서는 13% 가량 부작용이 악화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실험군에서 레보도파나 이에 상응하는 약물의 투여량이 39% 감소한 반면, 약물 치료만을 받은 대조군에서는 같은 기간 약물 투여량이 21% 증가했다.

얼리스팀의 선임 연구자인 귄터 도이슐(G?nther Deuschl) 박사(독일 크리스찬 알브레히츠대학 신경과 교수)는 “이 연구 결과는 파킨슨병 환자의 치료에 있어 접근방법의 변화가 필요함을 시사한다”며 “뇌심부 자극술이 운동 기복과 장애가 발생하기 시작한 초기 파킨슨병 환자의 삶의 질 개선에도 기여한다는 사실이 증명됐다”고 말했다.

EARLYSTIM 연구에 참여한 환자들은 평균 7.5년간 파킨슨병으로 인한 증상을 경험하고 있었던 반면, 기존 연구에서는 보통 이보다 5년 정도 유병기간이 긴 환자를 대상으로 해 왔다.

이번 연구에 대해 김재우 동아대병원 신경과 교수(대한파킨슨병 및 이상운동질환학회 회장) “파킨슨병 환자는 발병 후 초기 3~4년간은 적절한 약물 치료만으로 정상인에 가까운 생활이 가능하지만, 그 이후에는 약물로 인한 증상 동요와 레보도파 유발성 이상운동증 등 부작용이 동반될 수 있다”며 “초기 파킨슨병 환자에 대해서도 뇌심부 자극술이 유효한 치료옵션이 될 수 있음을 보여 주는 이 연구는 그래서 의미가 있다”가 평가했다.

‘뇌심부 자극술’은 약물 치료로 레보도파 유발성 이상 운동증이나 증상 동요 등을 동반하는 파킨슨병 환자에 대해 일차적으로 시행하는 수술요법이다. 이 수술은 인공심장박동기의 경우처럼 외과적으로 이식하는 의료기기를 통해 전기자극을 정교하게 뇌의 특정부위에 전달하는 치료법이다. 숙련된 전문의의 프로그램과 비침습적인 조절을 통해 전달되는 자극이 최대한 증상을 조절하고 부작용을 최소화한다. 전세계적으로 10만명 이상의 환자들이 이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이 치료법은 우리나라를 비롯 미국, 유럽 등 많은 국가에서 본태성 진전, 파킨슨병, 만성근육긴장이상증(디tm토니아) 등의 증상 치료에 대한 허가를 받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