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완대체요법 말기암환자 생존율 향상과 무관, 오히려 악영향

기사승인 2013-02-14 14:4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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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완대체요법 말기암환자 생존율 향상과 무관, 오히려 악영향

말기암환자 10명중 4명꼴 보완대체요법 받아, 체계적 임상연구 실시해야

[쿠키 건강] 보완대체요법이 말기암 환자의 생존율 향상과는 관계가 없고, 일부 보완대체요법은 말기암 환자의 삶의 질에 나쁜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말기암 환자 10명중 4명꼴로 보완대체요법을 받고 있어, 보다 체계적인 임상연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서울대학교암병원 암통합케어센터 윤영호 교수(사진) 연구팀은 지난 2005년 7월부터 2006년 10월까지 국립암센터와 서울대병원 등 전구 12개 병원에서 말기암 판정을 받은 481명을 대상으로 보완대체요법 시행 여부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암 분야에서 권위 있는 학술지인 ‘Annals of Oncology’ 2월 호에 게재됐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42%인 202명의 환자가 보완대체요법을 받고 있다고 응답했다. 보완대체요법을 받는다는 환자들의 84.2%는 생물학적 요법이라는 답이 가장 많았고, 심신요법(18.3%), 대체요법(12.9%) 등이 뒤를 이었다.

윤영호 교수 연구팀은 보완대체요법을 받는 환자군(202명)과 받지 않는 군(279명)으로 구분한 후 이들의 생존율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보완대체요법을 받은 군은 평균 76일, 받지 않는 군은 평균 67일 생존한 것으로 나타나 양 군 사이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

또 연구팀은 한 달 동안 암환자 삶의 질을 조사했으며, 응답자의 전반적인 삶의 질이 가장 낮은 경우를 0점, 가장 높은 경우를 100점으로 변환해 비교했다. 비교 결과 보완대체요법을 받은 군이 받지 않는 환자에 비해 삶의 질의 대부분에서 임상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하지만 보완대체요법을 받지 않는 환자에서는 한 달 동안 인지기능은 1.3점 악화, 피로도는 1.0점 개선된 반면 보완대체요법을 받은 환자에서는 인지기능은 11.6점, 피로도는 9.9점 각각 악화됐다. 또 보완대체요법 중 하나인 대체요법을 받지 않은 환자에서는 불면증이 4.8점 개선된 반면 받은 환자에서는 오히려 16.1점 악화됐다.

심신요법을 받은 환자도 받지 않는 환자에 비해 전반적인 삶의 질이 감소되었는데 받지 않은 환자는 3점 개선된 반면, 받은 환자는 17.9점 악화됐다. 특히 기도 요법은 전반적 삶의 질과 정서적 기능의 감소와 관련 있었다.

연구팀은 이런 결과들은 보완의료를 이용하는 환자들이 더 심한 수준의 심리적 고통을 겪는다는 단서가 될 뿐 아니라 그로 인해 이들의 삶의 질이 감소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윤영호 교수는 “보완대체요법이 말기암환자에서는 기대처럼 생존율에 긍정적 영향을 주지 못했고 삶의 질에서 오히려 해가 되는 일부 보완대체요법은 피해야 한다. 말기암환자에게는 보완대체요법보다는 가능한 빠른 시기에 완화의료를 통해 전인적인 돌봄을 우선 제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윤 교수는 “임상시험을 통해 암환자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되는 것이 입증된 침이나 인삼은 말기암환자에서의 효과에 대한 근거가 여전히 명확하지 않아 체계적인 임상연구를 신속하게 진행해서 환자와 가족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