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Z 人터뷰] 김준형 “미혼모에 탈북자에…TV에선 늘 파란만장하대요”

기사승인 2012-11-18 17: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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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결혼도 안한 딸이 덜컥 임신을 해 가족들의 가슴에 비수를 꽂더니, 이제는 북에 있는 가족을 그리워하며 힘겨운 서울에서의 적응을 하는 중이다.

지난 해 MBC 일일드라마 ‘불굴의 며느리’에서 미혼모인 막내딸 순정 역을 맡아 안정된 연기력과 청순한 외모로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받은 신예 김준형(24)은 최근 SBS 주말드라마 ‘내 사랑 나비부인’에서 새터민 생활 4년째인 탈북자 여고 2년생 리국희 역을 맡아 열연 중이다.

인터뷰를 위해 만난 김준형은 “어쩌다보니 사연 많은 캐릭터만 맡게 됐다”라며 “배우는 어느 캐릭터나 어울리는 도화지 같아야 한다는데, 고정된 이미지에 국한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하며 웃었다.

드라마 ‘내사랑 나비부인’은 안하무인 톱 탤런트 출신 남나비(염정아 분)가 개성강한 시댁 식구들과의 좌충우돌 속에서 가족의 소중함과 인생의 의미를 깨닫고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그린 작품.

김준형이 맡은 리국희는 씩씩하고 부지런하고 돈에 대한 집착이 남다른 캐릭터다. 엄마와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 국경을 넘다 홀로 탈북에 성공, 북송된 두 사람을 탈북 시키기 위해 온갖 고생을 하면서도 자신의 꿈을 잃지 않는 밝고 긍정적 마인드를 가진 인물. 하지만 남나비(염정아)를 통해 인생의 큰 변화를 맞게 된다.

“‘불굴의 며느리’ 때는 철없이 보시는 분들이 많았어요. 감정의 기복도 많고 눈물도 참아야 해서 쉽지 않았는데, 지금은 비록 아픔은 갖고 있지만 겉으로는 씩씩하고 밝은 캐릭터라 많이 응원을 해주시는 것 같아요.”

유독 파란만장한 인물을 맡아온 김준형은 “나이에 맞는 역이 있다고 하는데, 발랄하고 예쁜 옷 입고 트렌드 적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긴 하지만 이러한 역경이 있는 인물 또한 연기자이 욕심 부리게 되는 캐릭터인 것 같다”라며 “평범한 캐릭터보다는 오히려 많이 연기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탈북자의 모습을 어떻게 그려내느냐가 과제였다. 그는 “너무 촌스럽게 가지는 말자, 입체적으로 가자 싶었다”라며 “화장도 거의 안하고 수수한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는 것이 근접할 수 있겠다 싶어 거의 생얼로 출연하고 있다”고 했다.

드라마 촬영 전 직접 새터민을 만나보기도 했다. 그 때 만났던 인연으로 지금도 그들과 문자를 주고받는다. ‘연기 너무 잘 보고 있다’는 새터민들의 말 한마디가 여느 호평보다도 고맙고 의미가 있다.

“리국희는 억척스러운 캔디에 가까워요. 외로움도 많고, 묘사되는 것보다 고민도 많은 인물이죠. 실제 탈북 다큐멘터리를 많이 참고했는데 정말 한국까지 오기 결코 쉽지 않아요. 못할 일이 없겠구나 싶었죠. 그 인물에 대한 감정을 이해하려고 노력했어요.”

최근에는 최민과 알콩달콩한 러브라인을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그는 “드라마에서는 유쾌하게 출연하지만 실제 최민 씨의 성격은 과묵하다”라며 “촬영을 하며 많이 얘기를 나누면서 최근에 많이 친해졌다. 편하게 연기 있게 도와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안양예고과 중앙대 연극영화과 출신의 김준형은 단편영화와 연극에 출연하며 연기력을 다졌지만, 생각처럼 쉽게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대학에서는 이미 연기자로 활동 중인 연예인들이 꽤 있었고, 평범한 학생이었던 그는 그야말로 ‘넘사벽’을 느낄 수밖에 없었단다.



“사실 예고를 나오고 대학을 갔을 때, 탄탄대로라고 생각을 했었어요. 성적도 괜찮았고 교수님들의 평도 좋았죠. 스스로 ‘나는 굉장히 잘 되겠다’ 자신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열정만 컸지 생각보다 배우의 길은 쉽지 않았어요. 너무나 많은 신인들이 있고, 연습생들이 있어요. 연습생과의 싸움 그리고 신인과의 싸움 그리고 좋은 소속사를 만나기 위한 싸움, 오디션의 경쟁…. 끝도 없었죠. 상처받은 적도 많고 자신감을 잃기도 했었고요. 오디션 가는 게 공포스럽다고 생각할 때도 있었으니까요.”

그래서 수많은 신인들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남다른 뭔가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번쩍 들었다. 그래서 택한 것이 대회 출전이었다. 김준형은 지난해 ‘전국춘향선발대회’에서 춘향 진으로 당선된 바 있다.

“연령제한이 있는데 제 나이가 당시 마지노선이었어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도전했죠. 저보다 어리고 예쁜 친구들도 많았는데, 춘향선발대회 만의 매력을 저에게 발견해주신 것 같아요. 좋은 기회였고, 이렇게 제가 활동할 수 있게 된 원동력이에요.”

‘불굴의 며느리’는 100부작이었고, 이번 ‘내 사랑 나비부인’은 50부작이다. 두 작품 모두 신인치고는 쉽지 않은 긴 호흡이다. 그는 “집중을 하니 기대가 되고 설레는 마음이 커서 길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라며 “오히려 인지도도 올릴 수 있고 감사하다”고 했다.

“‘내 사랑 나비부인’의 매력은 작가의 힘인 것 같아요. 캐릭터가 하나하나 다 살아 있어요. 제가 맡은 국희 또한 하나의 모습이 아니라 다재다능한 매력이 듬뿍 담겨 있어요. 악기 연주도 잘하고 요리도 잘하는 다양한 입체적인 모습을 보여드릴 거예요. 드라마가 더 풍성해질 것을 기대해주세요.”

국민일보 쿠키뉴스 두정아 기자 violin80@kukimedia.co.kr 사진 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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