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진 교수의 고도비만수술 바로알기-끝]고도비만수술, 이제 더 이상 인식의 전환을 늦춰서는 안된다

기사승인 2012-07-10 09: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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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진 교수의 고도비만수술 바로알기-끝]고도비만수술, 이제 더 이상 인식의 전환을 늦춰서는 안된다

김용진 교수·순천향대병원 고도비만수술센터 소장(외과)

[쿠키 건강칼럼] 지난 반 세기 동안 고도비만 수술은 질적 양적인 측면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 이러한 발전 배경에는 장기적인 효과와 안정성, 고도비만 수술을 통한 삶의 질 향상과 사망률 감소와 복강경 수술의 발달 등이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이런 가시적인 배경 외에 또 다른 실질적인 가치 중의 하나가 바로 전체적인 의료 비용의 감소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이미 여러 연구를 통해 입증됐으며, 단순히 의료비용의 감소를 넘어 비만을 치료하기 위한 간접비용까지 포함시킨다면 그 규모는 우리의 예상치를 훨씬 더 뛰어넘을 것이다.

2년 전으로 돌아가 보자. 유일한 비만치료 약물이었던 리덕틸이 시장에서 퇴출 되자 마자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고도비만수술(위밴드술)의 시행 기준을 완화(체질량 지수 35kg/m2에서 30kg/m2으로) 할 것을 권고했다.

비만이라는 질병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당장은 고가의 비용이 들어가는 고도비만 수술이지만 장기적으로는 훨씬 더 경제적이라는 판단에서이다.

‘고도비만 수술이 그렇게 많은 수술이야’ 필자와 같은 병원에 근무하는 소화기내과 선생 한 분이 얼마 전 미국의 학회를 다녀와서 한 말이다. 외과 관련 학회가 아닌 소화기내과 학회에서 하루 온 종일 고도비만수술과 관련된 주제가 다뤄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당뇨병학회, 고혈압학회, 심지어 소아청소년학회에서도 고도비만 수술은 이제 낯선 주제가 아닌 꼭 다뤄져야 할 만큼 흔하고 중요한 주제인 것이다.

‘아직 우리나라는 시기상조 아닌가’ 고도비만수술이 당장 절실한 절대적인 수치만을 놓고 보면 감히 그렇게 말할 수 없다.

인구의 60%이상이 중등도 비만인 미국의 경우 고도비만 수술이 당장 절실한 경우는 전체 인구의 6%내외다. 우리나라의 경우 고도비만 인구가 4%내외이지만 체질량 지수가 40kg/m2을 넘어 심각한 상태에 있는 인구가 1%에 다다른다. 산술적인 수치이기는 하나 성인만 기준으로 적게 잡아도 족히 3백만 내외의 국민이 심각한 고도비만 상태인 것이다.

이제는 더 이상 고도비만수술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의 전환을 늦추어서는 안 된다. 이미 그 가치와 안정성은 충분히 입증되었다. 개개인의 건강, 삶의 질, 생존의 문제를 넘어 사회경제적인 면에서 뚜렷한 비용대비 효과를 지닌 수술이다.

필자 역시 책임을 다할 것이다. 조속한 시일 내에 올바를 평가와 사회적 합의가 있기를 기대해 본다.

<순천향대병원 김용진 교수>

-충남대의과대학 졸업

-서울아산병원 외과 위암분과 전임의

-순천향대서울병원 외과 부교수 및 고도비만수술센터 소장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