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진 교수의 고도비만수술 바로알기]머리가 배고파요, 불충분한 체중감소의 원인

기사승인 2012-06-05 15:52:01
- + 인쇄
[김용진 교수의 고도비만수술 바로알기]머리가 배고파요, 불충분한 체중감소의 원인

김용진 교수·순천향대병원 고도비만수술센터 소장(외과)

[쿠키 건강칼럼] ‘수술 하면 절대 요요는 없는거죠’ 수술전 상담 시 거의 모든 환자와 가족이 하는 질문이다. ‘네’라고 자신 있게 답하고 싶지만, 안타깝게도 모든 환자가 원하는 체중감량을 이루고 요요 없이 체중관리가 가능한 것은 아니다.

환자 개개인의 특성, 동반질환, 및 수술 방법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약 20%는 다양한 이유로 만족스런 결과를 얻을 수 없다. 가장 큰 이유는 환자가 원하는 목표 체중이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점이다.

그러나 그 중 일부는 수술 후 반드시 지켜야 할 기본적인 규칙들을 따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수술 후 오히려 일종의 보상심리로 비정상적인 식이습관이 몸에 베어 버린 것이다. 하루 종일 넘기기 쉬운 단 음료를 달고 산다거나, 책상에 앉아 일하는 동안에는 반드시 과자가 옆에 있거나, 저녁이면 술자리를 찾아 식사 시간을 늘린다거나 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고도비만 수술 후 대부분의 환자에게 발생하는 ‘머리가 배고파요, mind hunger 또는 head hunger’이다.

실질적인 식욕감소, 즉 육체적 식욕감소는 수술 후 거의 모든 환자가 느끼게 되며, 이는 고도비만 수술의 큰 장점이기도 하다. 특히 수술 후 6개월에서 9개월까지는 대부분의 환자가 수술 전과는 뚜렷이 다른 식욕감소를 보인다. 이런 육체적인 식욕감소와는 달리 정신적인 식욕은 어쩌면 정상적인 과정일지 모른다.

가장 어려운 점은 이를 구분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즉 내가 정말로 배가 고픈 것인지 아니면 머리만 배가 고픈 것인지를 감별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다행이 대부분의 환자는 작아진 위 크기혹은 위장관 환경 변화로 이를 이해하고 구분하게 되지만 일부의 환자는 이를 구분하지 못하고 계속 음식을 찾게 되는 것이다.

이 때 가장 중요한 것이자신에 대한 격려와 수술을 왜 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동기부여다. 일부의 환자는 그런 자신의 모습에 다시 한 번 실망하고 자포자기하게 된다.

이런 현상은 고도비만 수술을 받은 모든 환자에게 나타나는 지극히 정상적인 과정이라는 사실, 그리고 충분히 극복될 수 있고 시간과 인내심이 좀 필요할 뿐이라는 사실을 인지했으면 한다.

비만은 결국 ‘삶의 질’에 관한 문제다. 동시에 질병이며 치료될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잊지 않길 바란다.

<순천향대병원 김용진 교수>

-충남대의과대학 졸업

-서울아산병원 외과 위암분과 전임의

-순천향대서울병원 외과 부교수 및 고도비만수술센터 소장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