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진 교수의 고도비만수술 바로알기]고도비만수술과 지방흡입술

기사승인 2012-05-22 11: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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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진 교수의 고도비만수술 바로알기]고도비만수술과 지방흡입술

김용진 교수·순천향대병원 고도비만수술센터 소장(외과)

[쿠키 건강칼럼] ‘살 빼려고 해보지 않은 것 없어요. 지방흡입까지 했는데 소용 없었어요’, ‘지방흡입과 고도비만 수술 중 어떤 것이 살 빼는 데 더 좋은가요?’

종종 외래에서 듣는 질문이다. 처음에는 지방흡입과 고도비만수술을 혼돈한다는 사실에 적지 않게 당황했다.

그러나 지난 해 비만대사수술학회 주관 하에 일차 진료를 담당하는 의사들을 대상으로 ‘비만에 대한 의사의 태도와 인식’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를 접한 후 조금은 이해가 됐다.

설문에 응한 100명의 의사 중 지방흡입술이 고도비만 치료의 한 방법이라고 응답한 경우가 55%였으며, 반대로 위절제술이나 위우회술이 고도비만 수술의 한 방법이라고 응답한 경우는 30%이하였다.

미리 정리하면 이렇다. 지방흡입술은 원칙적으로 체중감량을 위한 목적이 아닌 몸매를 교정하기 위해 시행되는 수술이다. 물론 전신지방흡입을 통해 일시적으로는 수 킬로의 체중감량 효과를 얻을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근본적인 해결 즉 섭취하는 칼로리의 조절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기에 일정한 시간이 경과하면 체중은 결국 원래대로 돌아가게 되는 것이다. ‘카복시’, ‘지방융해술’ 등으로 알려진 일명 ‘메조테라피’ 역시 마찬가지이다. 즉 출발 자체가 다른 것으로 이런 치료의 목적은 미용에 있는 것이지 결코 체중감량에 있는 것이 아니다.

고도비만수술은 다른 말로 ‘베리아트릭수술’ 또는 ‘체중감량수술’과 함께 쓰이고 있다. 실제 2003년 국내에 고도비만수술이 소개될 당시에는 ‘베리아트릭수술’로 먼저 알려졌다. ‘베리아트릭’이라는 말은 고대 그리스어에 그 뿌리를 두고 있는 말로 현대적으로 해석하면 체중을 치료한다는 뜻이다.

즉 ‘베리아트릭’이라는 말 속에는 인류발생과 더불어 체중이 중요한 문제였고, 또 치료를 논한다는 자체는 체중관련 문제가 질병이었음을 반증한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었다. 그러나 용어가 주는 생소함, 다른 치료와의 혼선, 및 올바른 홍보를 위해 ‘체중감량수술, weight loss surgery’로 개선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물론 지방흡입을 포함한 다양한 형태의 ‘메조테라피’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이 역시 비만치료의 중요한 하나의 축이며, 다양한 환자요구를 해결하는 데 있어 꼭 필요한 치료 방법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치료 목적과 치료 결과에 대해서는 올바른 이해가 우선되었으면 한다. 고도비만 환자의 일차 치료 목적은 체중감량에 있다. 당연히 체중감량 수술, 즉 고도비만 수술 혹은 베리아트릭 수술이 필요한 것이다.

<순천향대병원 김용진 교수>

-충남대의과대학 졸업

-서울아산병원 외과 위암분과 전임의

-순천향대서울병원 외과 부교수 및 고도비만수술센터 소장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