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소개하며 중화사상’ 무자격 조선족 가이드 넘친다

기사승인 2011-11-01 22: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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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문화] 국내 관광업계에 무자격 관광통역안내사(가이드)들이 넘쳐나면서 관광코리아 이미지에 먹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일 지난 9월부터 한 달간 외래관광객 방문이 많은 서울·경주·제주를 중심으로 무자격 가이드에 대한 합동점검을 실시해 33개 인바운드여행사에서 고용한 38명의 무자격 관광가이드를 단속, 해당 여행업체에 시정명령을 내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적발된 무자격 가이드는 중국어 가이드가 31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일본어 가이드 3명, 베트남어 가이드 2명, 독일어 1명, 마인어 1명 순으로 밝혀졌다.

무자격 가이드가 늘고 있는 현실에 대해 한국관광통역안내사협회 강영만 사무국장은 “여행사들이 무자격 가이드를 채용하는 이유는 인건비를 안줘도 될 뿐 아니라 쇼핑 수수료 30% 중 가이드에게 10%를 주고 나머지 20%를 여행사 몫으로 챙겨 일거양득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10월 현재 가이드로 활동하는 4000여 명 중 25%에 해당하는 1000여 명이 무자격 가이드인 것으로 보고 있다.

무자격 가이드로 인한 폐해도 심각한 수준이다. 강 사무국장은 “여행사들이 조선족 등을 가이드로 채용하면서 경복궁 등을 소개할 때 중국에 대한 지나친 의존관계를 강조하는 나머지 중화주의 편중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조선족 가이드가 중국 관광객들에게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할 때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다 창문의 틀을 보고 ‘ㅁ’자를 만들었다’고 설명한 것이 대표적 사례. 이밖에도 중국인이 듣기에 기분 좋으라고 ‘중국이 경제적으로 한국을 잡아먹는다’고 말하는 등 그릇된 역사인식을 심어주는가 하면 성산일출봉을 외돌개라고 소개하는 등 관광지에 대한 설명 부족과 무성의한 안내, 쇼핑 강요 등으로 한국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심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문화부 관계자는 “조선족 등을 대상으로 중화권 가이드 수급을 위한 임시자격증 제도 실시, 현장에서 일하는 무자격자 대상으로 정규자격증 취득을 위한 양성교육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며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무자격 가이드를 근절하는 등 한국 관광의 만족도를 제고하고 관광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해 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강섭 관광전문기자 kspark@kmib.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