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시크릿가든’이 웹툰 표절? 여류만화가 황미나 의혹 제기

기사승인 2010-12-14 22: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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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시크릿가든’이 웹툰 표절? 여류만화가 황미나 의혹 제기


[쿠키 연예] 순정만화계의 대모 황미나 작가가 인기리에 방영되는 한 드라마에 대해 자신의 만화를 일부 표절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표절한 드라마를 특정하진 않았다.

하지만 네티즌들은 여러 정황에 비춰 "황미나가 표절 의혹을 제기한 드라마는 현빈과 하지원 주연의 시크릿가든(SBS·사진)"이라고 주장했다.

인기 만화가와 인기 드라마의 표절 시비에 네티즌들은 두 갈래로 나뉘어 공방을 벌이고 있다.

황미나 작가는 13일 자정 매주 화요일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연재하는 웹툰 '보톡스'를 올리지 않았다. 대신 '표절'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하며 짧은 글을 올렸다.

여기저기서 보톡스를 보고 슬그머니 고쳐서 만든 것 같은 것들이 자꾸 보여서 무서워서 원고를 못 하겠습니다. 만화가는 언제까지나 이렇게 소재 제공자로만 존재해야 하는지 속이 터집니다. 이제는 정말 소재 제공을 그만두고 싶습니다. 너무나 속이 터지고 그들이 이걸 또 보는 것이 너무 싫어서 원고 못했습니다. 독자분들께는 죄송합니다."

비슷한 시각 황 작가는 자신의 마이크로 블로그 '미투데이'에도 "가져갈 거면 정직하게 말하고 가져가라. 이제 더 이상 소스제공자로 살기 싫다…" 라는 글을 남겼다.

갑작스러운 휴재(만화 게재를 쉬는 것) 공지에 독자들은 2000건에 달하는 댓글을 달며 온갖 추측을 쏟아냈다. 이런 와중에 황 작가의 친동생이 황미나 작가의 팬카페에 '시크릿가든'이 보톡스를 표절했다는 단서를 담은 글을 남겼다. 황선나 씨는 "언니가 언제까지나 아이디어 무료제공자로 살 수 없지 않냐" 며 격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표절 대상을 구체적으로 적진 않았지만 글을 읽는 사람은 누구나 시크릿가든을 떠올렸다. 황 씨는 "최근에 방송해서 인기를 끌고 있는 어느 드라마에 저의 언니이자 만화가 황미나의 네이버 웹툰 보톡스의 이것저것이 마구 나오고 있는걸 알고 계시나요"라며 등장인물의 특징과 개연성, 에피소드 등이 비슷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등장인물의 발영어(영어를 엉터리로 하는 것)나 패션 테러(옷에 신경을 쓰지 않는 것), 좋아하는 여자를 직장에 가서 괴롭히는 것, 시(詩)가 갑자기 나오는 연출 등을 근거로 들었다. 이 같은 설정과 내용은 극중에서 화제가 됐던 부분들이다.


황 씨는 "완전 똑같지도 않은데 뭐가 큰일이냐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실 수 있지만 이런 식의 아이디어 또는 에피소드 차용은 작가가 갖는 박탈감과 정신적 피해에 있어서는 완전한 표절보다 오히려 더 클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돌그룹 씨엔블루가 한 인디밴드의 노래를 표절했다는 의혹을 언급하며 힘 없는 자가 결국 손해보는 세상 논리에 대해 한탄했다. "표절을 한 사람들은 건당 수억씩 벌고 우리는 가계부 적으면서 적금도 들지 못하고 사는 걸 당연하게 생각해야 하냐"며 현실적인 어려움도 토로했다.

이를 접한 황미나 작가의 팬들은 분노했다. 이들은 "시크릿가든을 보면서도 어디서 본 듯 장면이 많았다", "딱 표절이라고 하기에 애매할 정도만으로 여기저기서 야금야금 도용했다"며 의혹을 부추겼다.

황미나 작가는 온라인 상의 논쟁을 감안한 듯 인터뷰를 고사했다. 황미나의 웹툰을 제공하는 NHN측은 "황미나씨가 언론과 인터뷰를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하지만 표절이 아니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시크릿가든을 집필하는 김은숙 작가도 '파리의 연인' '온에어' 등의 작품으로 두꺼운 팬층을 자랑한다. 때문인지 시크릿가든 팬카페 등에는 "황미나가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면서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네티즌은 "(황미나의) 동생이 쓴 글은 누가 봐도 시크릿가든을 두고 한 말"이라며 "하지만 표절이라는 데 근거가 부족하다. 좋아하는 여자에게 심술부리고 괴롭히는 것은 로맨틱 코미디의 전형적인 소재"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네티즌도 "전체적인 줄거리나 설정이 똑같다면 표절이라고 할 만하지만 소소한 것이 비슷하다고 표절이라고 주장한다면 한도 끝도 없다"고 주장했다.

‘시크릿 가든'의 김은숙 작가도 표절 논란에 즉각 응수했다. 그는 이날 오후 자신의 트위터에 여러 개의 글을 남기면서 “아니면 말고 식의 무책임한 행동에 정말 화가 난다"고 반박했다.

그는
정말 화나는 일이 생겼습니다. 만화가 황미나씨께서 제 드라마가 본인의 웹툰을 '이것저것' 가져다 표절을 했다고 주장하셨어요"라며 “모든 로맨틱 드라마의 널리고 깔린 설정을 두고 상투적이다 욕 먹을 순 있어도 표절이란 말은 어불성설입니다. 빵을 만드는데 설탕과 우유가 들어갔다고 '내 레시피를 표절했어'라고 하는 것과 무엇이 다릅니까”라고 되물었다.

이어 “황 작가님은 조목조목 이 대목 이 대목이 표절이라고 밝히셔야 했습니다”라며 “두루뭉실 '이것저것'이라고 한 부분은 정말 무책임하고 실망스럽습니다. 본인 작품에 자존심이 있는 것처럼 저도 제 작품에 자존심이 있습니다. 매우 유감입니다”라고 덧붙였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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