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질환 주치의 진료실 엿보기(18)] 코에 생긴 ‘덩어리’, 어떻게 해야 하나요?

기사승인 2015-08-31 08:3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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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질환 주치의 진료실 엿보기(18)] 코에 생긴 ‘덩어리’, 어떻게 해야 하나요?

"글·김영효 인하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쿠키 건강칼럼] 안녕하십니까? 코질환 주치의 인사드립니다. 어느덧 더운 여름이 지나가고 아침 저녁으로는 제법 선선한 날씨입니다. 환절기에 건강 유의하시는 독자 여러분이 되시길 바랍니다.

앞서 예고해 드린 대로, 코에 생기는 각종 종양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아마 코 안에 종양이 생긴다는 사실조차 생소하신 독자분들도 많을 텐데요. 주치의가 경험했던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풀어 보겠습니다. 오늘도 주치의와 함께 진료실로 들어가 보시죠.

건강해 보이는 19살 남학생이 외래 진료실로 어색해하며 들어옵니다.
주치의: 안녕하세요? 어떻게 오셨어요?

자: 이상하게 왼쪽 코만 막히고, 왼쪽에서만 코피가 나요.
주치의: 어디 한 번 볼까요?

주치의가 환자의 왼쪽 코를 내시경으로 들여다보니 콧구멍을 가득 채우고 있는 덩어리(종양)가 보입니다. 흡입기로 살짝 건드려 보니 종양으로부터 출혈이 일어납니다. 출혈성 경향을 가지고 있는 종양이 발견된 것이지요.

주치의: 아마도 ‘혈관섬유종’이라는 양성 종양인 듯합니다.
보호자: 종양이요? (눈을 크게 뜨며) 암이라는 건가요?
주치의: 아닙니다. 우리가 흔히 ‘종양’이라고 하는 것은 일종의 ‘덩어리’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종양 중에 양성 종양은 암이 아닌 것이고, 악성 종양의 경우에만 암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지요.
보호자: 아 네. 다행이네요…. 그런데 혈관…섬유종이라고 하는 것이 뭐지요?
주치의: 이름이 좀 어렵지요? 말 그대로 혈관 조직과 섬유 조직이 한데뭉쳐 생기는 양성 종양을 의미합니다. 종양에 혈관이 풍부하게 분포하고 있고, 이 종양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있는 것이 특징이지요. 그래서 아까 보신 것처럼 종양을 살짝만 건드려도 쉽게 출혈이 일어나는 것이구요 .지금 환자분처럼 10대 남자 환자에서 흔하게 생긴답니다.
보호자: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요?

주치의: (물 한 모금 마시고)당연히 수술적으로 제거를 해야 합니다.

자: 그런데 수술 중에 피가 많이 나거나 해서 위험하지는 않은가요?

아마도 공부를 잘 하는 학생인가 봅니다. 아주 중요한 내용을 물어보네요.

주치의: 맞습니다. 그냥 무턱대고 수술을 하려 하다가는 혈관이 풍부한 조직이기 때문에 심한 출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보호자: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요?
주치의: 우선 혈관조영술이라고 하는 시술을 시행합니다. 이 시술을 통해 종양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을 찾아내고 그 혈관을 일시적으로 막아 주는 것이지요. 그리고 나서 수술을 하면 심한 출혈 없이 수술을 할 수 있답니다.
보호자: 잘 부탁드립니다 선생님.
주치의: (웃음)걱정 마세요.

주치의는 환자를 신경외과에 의뢰했습니다. 신경외과 교수님은 혈관조영술을 통해 종양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을 찾고 그 혈관을 성공적으로 차단해 주셨습니다. 다음날 주치의는 환자에 대한 내시경 수술을 시행합니다. 별다른 합병증 없이, 코 안에 있는 종양을 깨끗이 적출했습니다.
학생은 이제 더 이상 코피 걱정 없이 열심히 공부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 다른 환자분이 주치의의 진료실을 찾아오셨습니다. 50대 남자 환자분이시네요.


자: 몇 년 전부터 오른쪽만 코가 막혀서 동네 병원을 갔더니 큰 병원에 가보라네요.
주치의: 어디 한번 볼까요?

내시경으로 코 안을 들여다보니 역시 오른쪽 코를 꽉 막고 있는 종양이 관찰됩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건드렸을 때 심하게 출혈이 되지는 않는군요. 남학생 환자와는 다른 종양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주치의는 환자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위해 전산화 단층촬영(CT)을 시행하고, 종양 일부를 떼어내 조직검사를 의뢰했습니다. 일주일의 시간이 흐른 후…

자: 검사 결과는 어떻게 나왔나요?
주치의: 일단 앉으세요(웃음). CT와 조직검사 결과를 종합해 볼 때, ‘반전성유두종’이라고 하는 일종의 양성 종양입니다.

자: 조… 종양이요? 암은 아닌 거지요?
주치의: 암은 아니니 걱정하지 마세요(웃음)

이제 제 글을 읽은 독자 여러분은 종양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암으로 오해하시는 일이 없으시길 바라면서…이야기를 이어나가겠습니다.


자: 그런데 반전성 유두종이라고 하는 것이 무엇인가요? 이름도 어렵네요.
주치의: 여러 가지 양성 종양중에 코에 흔하게 생기는 종양의 일종이에요. 말씀드린 것처럼 암은 아닙니다만 방치하면 암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수술을 하셔야 해요. 그리고 재발도 비교적 잘 하는 종양이기 때문에 꾸준히 관리해 주셔야 하구요.

자: 아 네…
주치의: 담배는 꼭 끊으셔야 합니다.
보호자: (밝은 얼굴)교수님 감사합니다!

남자 환자분께 금연이 필요하다고 말씀드리면 보호자로 오신 여자분께서 참 좋아하십니다. 아마도 남편분이 금연하시기를 바랬는데 남편 분께서 담배를 계속 피워 오셨겠지요?

이 환자분 역시 주치의와 함께 수술실로 들어가셨습니다. 내시경을 통해 코 안의 종양을 완벽하게 떼어내어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히 수술합니다. 하지만 이후에도 재발하는지 여부를 꾸준히 관찰해야 하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병원에 오실 것을 교육합니다. 이제 3년째 되셨는데 아직 재발 소견은 관찰되지 않는군요. 금연을 철저히 하셔서인지 건강도 많이 좋아지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이번 주에는 코에 생기는 양성 종양에 대해 다루어 보았습니다. 이제 다음 주에는 정말 말 그대로 ‘암덩어리’인 악성 종양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2주 후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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