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안이 화끈, 우울증으로도 이어지는 ‘구강작열감증후군’

기사승인 2015-03-01 10:4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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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안이 화끈, 우울증으로도 이어지는 ‘구강작열감증후군’

[쿠키뉴스=송병기 기자] 40대 이상 중년 여성들에게 1년 중 가장 힘든 때를 꼽으라면 바로 이맘때일 것이다. 얼마 전 민족대명절 설날을 맞아 음식장만, 손님맞이 등에 온갖 스트레스가 쌓였고, 온 몸은 욱씬욱씬 아프다. 더불어 자녀들의 입학과 졸업, 취업 시즌 등이 다가오니 신경 써야 할 것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얼마 전 내원한 환자 A(51·여)씨는 2년 전부터 혀 표면이 갈라지고 화끈거리듯 아프다고 호소했다. 매운 음식이나 뜨거운 국물을 먹을 때면 더욱 통증을 느꼈고, 1년 전 부터는 입이 마른 느낌도 자주 들고 신맛이 느껴진다고 했다. 근처 병원을 찾아 종합검진을 해도 특별한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고, 치과에서 항진균제 및 항진경제를 이용해 치료하기도 했지만 큰 차도는 없었다.

◇입안이 화끈·얼얼·시큼…방치하면 불면, 우울증으로

‘구강작열감증후군’은 혀나 구강 점막에 지속적인 통증이 느껴지는 만성 질환이다. 주목할 점은 폐경기를 맞고 스트레스에 취약한 40-60세의 여자 환자에서 발병률이 높다는 것이다.

통증은 주로 혀 부위에 나타나지만 잇몸, 입술, 뺨 안쪽 및 입천장에도 나타난다. 화끈, 따끔, 얼얼한 느낌이 지속되고 오전보다 오후에 통증이 심해지기도 한다. 금속이 접촉되었을 때처럼 신맛이 강하게 느껴지고, 입마름이 자주 느껴지기도 한다.

형태적으로 혀 표면이 갈라지거나, 혀 표면이 지도처럼 군데군데 무늬가 생기지만 이러한 변화가 통증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지는 않는다. 심한 경우 통증으로 잠이 들기가 어려운 경우도 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한 스트레스가 동반되는 경우가 많고 불안이나 우울 등의 심리적인 불안정 상태가 이어진다.

◇가슴 한 가운데 위치한 ‘전중혈’, 입안 통증과 관련 있어

구강작열감증후군의 원인은 현재까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대체적으로 신경병증성 통증으로 알려져 있다. 주로 혀의 말초신경의 변화, 내분비 호르몬대사의 변화 및 만성적인 심리적 스트레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김진성 경희대한방병원 한방3내과 교수는 ‘구강작열감증후군에 대한 임상연구’ 논문을 통해 전중혈(?中穴)이라는 부위가 혀 통증의 정도와 관계가 있음을 확인했다. 전중혈은 양쪽 가슴사이의 특정 부위로 스트레스와 같은 정서적 울결상태에서 민감성이 높아진다.

연구 결과 구강작열감증후군 환자 중 스트레스와 관련이 높은 기울증을 진단 받은 비율이 높게 나타났고, 특히 전중혈 부위를 가볍게 눌렀을 때 통증이 민감하게 발생하는 경우가 60명 중 50명으로(83%) 높게 나타났다.

김진성 교수는 “한의학에서는 이러한 민감 부위의 형성은 감정의 억울이나 과도한 스트레스 등에 의한 변화가 인체 내 기의 순행을 방해해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통증의 치료를 위해서는 정체된 순행을 풀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침치료 및 한약치료 병행, 스트레스 관리는 예방 1순위

구강작열감증후군 환자들은 한의학적으로 몸을 윤택하게 유지해주는 성분의 부족 및 이와 관련된 화의 상승과 관련된 경우가 많다. 치료방법으로는 혀를 비롯한 구강 내 미세 순환을 촉진해주기 위한 구강 침요법과 전신적으로 부족해진 음액을 보충하는 한약 치료가 효과적이다.

정체된 기운을 풀어주기 위해 대영, 협거, 예풍 등의 혈자리를 주로 활용하고, 또한 심신에 쌓인 스트레스를 풀어주기 위한 목적으로 귀비탕, 청심연자탕 등의 한약을 복용한다. 치료기간은 6주간 12회의 침치료 및 한약 복용을 기본으로 병의 경과를 살펴 예후를 판단하게 된다.

김진성 교수는 “이러한 방법의 치료는 임상연구에서 70% 정도의 유효율을 보였는데, 이는 양방치료에도 호전되지 않은 고질적인 환자들을 대상으로 해 비교적 높은 유효율을 보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강작열감증후군 예방을 위해서는 생활 속 적절한 스트레스 관리가 필수적이다. 더불어 녹황색 채소나 과일의 섭취량을 늘리고, 입이 마르지 않도록 물을 자주 마시며, 구기자차와 같이 몸의 음액을 보충해주는 차를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 songbk@kukimedia.co.kr 기사모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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