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기자의 건강톡톡] 도박 시작 후 병원 찾기까지 10년 걸린다… 도박중독 치료가 필요한 질병

기사승인 2014-10-23 09: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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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쿡기자의 건강톡톡] 도박 시작 후 병원 찾기까지 10년 걸린다… 도박중독 치료가 필요한 질병

을지대학교 강남을지병원 도박클리닉 최삼욱 교수가 2013년 치료를 받기위해 클리닉을 방문한 110명의 도박중독 환자를 분석한 결과, 도박을 시작한 후 치료를 받기까지의 기간이 평균 10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특히 30대 이하 젊은 환자가 전체 환자 수의 6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나 치료 및 예방 시스템의 필요성이 절실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최삼욱 교수가 이번 도박중독 환자 분석한 결과 환자의 연령대가 20대는 27명(24.8%), 30대가 39명(34.7%)이었으며 이밖에도 40대가 24명(21.5%) 50대 이상이 20명(19%)으로 30대 이하 젊은 연령층이 60%로 가장 높은 비율을 나타냈다.

특히 이번 결과에서 주목할 점은 도박을 시작한 연령은 평균 28세였지만 치료를 받기 위해 병원을 방문한 시기는 평균 10년이 지난 38세로 나타났습니다. 이것은 조기 치료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아 치료 시작율이 매우 떨어지는 것을 보여준다. 게다가 도박중독의 심각성 수준을 보면 진단 기준(DSM-5) 9개 중에 평균 8개에 해당되어 거의 모든 환자들이 매우 심각한 수준에서 클리닉을 방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죠.

이와 같이 도박 문제가 발생한 후 치료를 시작하기까지 평균 10년이라는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리고, 심각한 상황이 되어서야 치료를 시작하는 이유에 대해 최삼욱 교수는 얘기했습니다.

첫 번째는 도박중독을 질병으로 인식하지 못한다는 것. 두 번째는 도박중독자의 심리적인 특성 그리고 마지막으로 전문 클리닉과 지역사회의 도박 관련 센터 부족 등이 원인이라고 합니다. 청소년 및 조기 성인기 예방도 중요하지만 최삼욱 교수는 “도박중독은 치료가 필요한 질병임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며 “관련 부처에서는 이미 발생한 도박 문제를 조기에 선별하며 도박중독을 치료에 의뢰할 수 있는 구체적인 시스템을 마련해야하고 심각한 중독자 치료가 시급하다”고 강조합니다.

이외에 도박 중독 환자를 분석한 결과 중 도박의 종류를 살펴보면 인터넷 불법 도박이 24.8%로 가장 높았으며 스포츠 토토가 22.9%, 카지노 20.9% 그리고 경마가 4.7%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인터넷 도박이 가장 높은 이유는 전체 환자의 약 60%가 30대 이하인 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과거와 달리 인터넷 사용이 가능한 곳이면 언제 어디서나 도박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환경에서 과거에 비해 보다 어린 나이에 도박에 노출되고, 더 빨리 심각한 중독 수준까지 이르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었다는 것이죠.

또한 도박으로 손해 본 금액을 살펴보면 1억원에서 5억원 미만이 48.5%로 가장 많았고 1000만원에서 1억원 미만이 26.7%이었으나 5억원 이상의 손해를 본 사람이 23.8%로 나타나 금전적 피해가 상당한 수준임을 알 수 있습니다.

1. 도박과 관련되어 자신이나 주위 사람들에게 거짓말을 한 적이 있습니까?

2. 점점 더 많은 금액이나 시간을 베팅에 사용한 적이 있습니까?


마지막으로 최삼욱 교수는 도박 중독에 관한 조기 선별을 위해 두 가지 문항을 얘기합니다. 두 문항 중 한 가지라도 해당이 된다면 도박 중독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관련 기관이나 클리닉에 꼭 상담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도박, 절대 다시는 안하겠다는 마음만으로 해결이 안 된다고 합니다. 도박 중독도 질병이라고 하니 숨기지 말고 치료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 같습니다.

이영수 기자 juny@kmib.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