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기자의 건강톡톡] 사람 살리는 ‘진료권’ VS 나쁜 사람 잡는 ‘수사권’…무엇이 우선일까

기사승인 2014-09-30 15:08:55
- + 인쇄
[쿡기자의 건강톡톡] 사람 살리는 ‘진료권’ VS 나쁜 사람 잡는 ‘수사권’…무엇이 우선일까

최근 의료계 단체들이 잇달아 한 사건에 대해 강력 대응을 선포했습니다. 의료민영화도 아니고 원격의료도 아닙니다. 바로 한 이비인후과병원에 대해 허위처방전 발행 혐의로 경찰이 압수수색을 한데 대한 것인데 아무 문제도 없을 것 같은 이번 압수수색이 논란이 된 이유는 환자를 치료하는 진료실과 수술실에서 이뤄졌기 때문입니다.

처음 방송을 통해 알려진 뒤 쿠키뉴스에서 취재를 들어갔는데 취재를 하면 할수록 이상한점이 한둘이 아니었습니다. ‘경찰조사인데 왜 보험회사직원들이 더 나서지? 진료·수술을 앞둔 의사를 현장에서 조사할 만큼 중요한 사안인가? 의료계는 왜 이 사건에 대해 즉각 대응을 하지 않을 까?’하는 여러 의문점이 들었지만 일단 사건의 당사자를 취재하고, 이어 압수수색에 참여한 보험사들, 금융감독원, 서초경찰서, 의사협회 등 이번 사건과 관련된 곳에 취재를 들어갔습니다.

그러다 문뜩 ‘내가 진료 받는데 해당병원에 경찰이 들어온다면 어떨까’ 생각이 들었는데 사람을 치료하기 위한 의사의 ‘진료권’이 우선이냐 나쁜 사람을 잡기위한 ‘수사권’이 우선이냐의 두 가지 권위중 무엇이 우선일까 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물론 사람의 생명이 우선입니다. 때문에 의사협회를 비롯한 의료계가 반발하고 있는 것입니다. 대한의사협회는 29일 ‘수술중인 환자의 생명까지 위협한 무리한 수사를 강력 규탄한다’는 성명서를 통해 국민의 건강권과 생명권을 수호하는 전문가단체로서 수면마취 상태의 환자가 수술이 중단되고 지연되는 경우 매우 심각한 뇌손상을 불러올 수 있을 뿐 아니라 수술실에 외부인이 들어와 각종 감염으로 인한 합병증 발생의 위험이 높아져 환자에게는 치명적인 위험이 발생할 수 있어 환자의 생명권까지 위협한 이번 사태에 대해 매우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시의사회도 30일 성명서를 통해 ‘도를 극히 지나친 이번 사태의 책임자와 관계자들에 대해 모든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고, 또 의사들의 모임인 전국의사총연합은 이와 관련해 환자와 의료인에 부당한 피해를 가한 경찰과 보험사를 대상으로 고발장을 오는 10월1일 접수하겠다며 강경 대응할 뜻을 밝혔습니다.

이번 압수수색은 병원의 불법행위를 조사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보험회사직원이 압수수색을 주도하는 듯한 분위기를 조성했고, 경찰이 아님에도 경찰을 사칭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을 뿐 아니라 환자들이 있는 병원의 특수성을 전혀 생각하지 못한 수사였기에 합법적이었으나 과정이 매끄럽지 못한 설사 병원의 불법행위를 찾더라도 합리화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내가 진료 받고 있는데, 수술을 받고 있는데 이런 식의 수사가 들어온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조민규 기자 kioo@kukimedia.co.kr 기사모아보기
친절한 쿡기자 타이틀
모아타운 갈등을 바라보며
오세훈 서울시장이 역점을 둔 도시 정비 사업 중 하나인 ‘모아타운’을 두고, 서울 곳곳이 찬반 문제로 떠들썩합니다. 모아타운 선정지는 물론 일부 예상지는 주민 간, 원주민·외지인 간 갈등으로 동네가 두 쪽이 난 상황입니다. 지난 13일 찾은 모아타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