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나침반] 유방암검진에서 의사의 촉진이 필요할까?

기사승인 2014-07-28 10: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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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나침반] 유방암검진에서 의사의 촉진이 필요할까?

필자는 아주 가끔 진료실에서 이런 말을 듣는다. 유방암 검사하러 왔는데 초음파만 하면 안 되나요? 또는 꼭 진찰을 해야 하나요?

이런 종류의 질문을 받았을 때 사실 좀 난감하다. 이 환자가 의사를 의사로 보지 않고 남자로 보나? 더 나아가서는 무슨 성추행범 비슷하게 생각하나? 의사도 사람인 이상 이런 생각을 할 만하지 않은가? 요즘 세상이 좀 요지경이다 보니 이제는 진료실에서도 이런 난감한 상황이 종종 발생하기도 한다. 물론 아주 가끔이긴 하지만 말이다.

최근 한 방송사에서 국가 암 검진의 유방암 검진에서 오진율이 너무 높다고 발표했다. 지난 5년간 국가 유방암 검진에서 양성판정을 받은 사람들 가운데 암 확진자는 3200명인데 반해, 음성 판정을 받은 사람들 가운데 암 확진자는 6000여명으로 양성보다 음성에서 암 환자 수가 2배나 더 많았다고 한다.

이렇게 국가 유방암 검진 정확도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은 정부가 검진기관의 검진 품질 관리를 제대로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그러나 실제로 유방촬영술만 검사하는 경우 진단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유방촬영술의 품질관리만의 문제가 아니다. 특히 우리나라 여성은 유선조직이 치밀해서 유방촬영을 하면 유방조직이 하얗게 나오는데 이러한 경우를 치밀유방, 또는 고밀도 유방이라고 한다. 이 경우 진단자체가 어렵다.

많은 국가유방암검진에서는 유방촬영술만 한다. 일반의사가 말로 물어보는 문진만을 하고, 진찰을 안 하는 경우가 많다. 여러 경우에 다양한 검진방법을 추가해야 우리가 바라는 유방암의 조기 발견이 가능하다. 그러면 이제 임상유방진찰의 필요성을 알아보자.

임상유방진찰은 무엇인가? 주기적인 신체 검사의 한 부분으로 검진자에 의해 시행되는 진찰이다. 검진자는 검진수신자의 유방, 팔 아래의 변화 및 어떤 이상 소견이라도 감지해야 한다.

임상유방진찰은 교육을 잘 받은 사람에 의해 시행돼야 하며, 의사, 간호사, 다른 메디컬스태프가 포함된다.

기관에 따라서, 유방암 위험인자 여부에 따라서 임상유방진찰을 시행하는 나이가 달라진다. 예를 들어 미국암학회에서는 임상유방진찰을 주기적인 검진의 하나로 생각하며, 20대, 30대에서는 적어도 3년에 한 번을, 증상이 없는 40대는 1년에 한번을 권장한다. 한국유방암학회의 지침은 30세 이상은 매월 유방자기검진, 35세 이상은 2년 간격으로 의사에 의한 임상유방진찰을, 40세 이상은 1~2년 간격으로 임상유방진찰을 권장하고 있다.

그럼 임상유방진찰은 왜 필요할까? 실제 유방암에 의해 생긴 몽우리가 있어도 일반 여성들은 그것이 암인지 정상으로 만져지는 몽우리인지 구별하기 힘들 때가 많으므로 교육을 받은 전문의에 의한 유방진찰은 매우 중요하다. 유방암의 약 10% 미만 가량은 유방촬영술이나 초음파 등 다른 검사에서는 발견되지 않고 전문의 진찰을 통해서만 발견되는 경우도 있다.

유방암은 조기 발견할수록 완치율을 높일 수가 있기 때문에 조기발견은 아주 중요하다. 하지만 한 가지 방법으로 유방암을 조기 발견하는 데는 한계가 있음을 인식하고 좀 더 다양한 방법으로 유방암의 조기발견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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