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비 환자 10명 4명, 변비 증상 겪어도 증상인지 몰라

기사승인 2014-07-28 09:4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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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소화기기능성질환 운동학회 변비연구회가 국내 변비 환자의 증상 인식 정도와 치료 실태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일반 검진을 받기 위해 병원을 찾은 환자 중 변비로 진단받은 환자 625명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조사 결과 변비에 해당하는 6가지 증상(▲과도한 힘주기 ▲잔변감 ▲적은 배변횟수 ▲딱딱한 변 ▲직장항문 폐쇄감 ▲배변을 위한 추가 손동작)을 경험한 사람은 많았으나 이와 같은 증상을 변비의 증상이 아니라고 오해하는 사람이 다수인 것으로 드러났다.

응답자 중 ▲400명이 과도한 힘주기(64.6%) ▲392명이 잔변감(64.2%) ▲363명이 적은 배변 횟수(58.9%) ▲359명이 딱딱한 변 (58.9%)의 증상을 경험했다고 답했지만 이를 변비 증상이라 생각하는 비율은 훨씬 낮았다.

설문에 참여한 응답자 중 159명(25.4%)만이 과도한 힘주기가 변비 증상이라고 답했으며, 딱딱한 변을 변비 증상으로 꼽은 환자도 170명(27.2%)에 불과했다. 적은 배변 횟수를 꼽은 사람도 216명으로 3명 중 1명꼴에 불과해 흔히 겪는 변비의 징후를 일시적 증상 정도로 여기는 환자가 대부분이었다.

변비의 주요 6가지 증상 중 절반이 넘는 3개 이상을 변비 증상이 아니라고 꼽은 환자가 37%에 달했다. 6가지 증상 모두 변비가 아니라고 응답한 환자도 6.7%나 되었다. 이 외에 의학적으로 변비로 정의할 수 없는 상태를 스스로 변비라고 오해하고 있는 환자도 많아 제대로 된 질환 치료의 걸림돌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조사에 참여한 환자 62.3%가 6개월 이상 변비 증상을 겪었지만, 아무런 치료도 하지 않았다고 답한 사람은 320명으로 절반을 넘었다. 치료를 받는 환자 중 207명(33.1%)은 민간요법이나 약국에서 판매하는 변비약에 의존하고 있었다. 병원을 방문해 치료를 받았다고 답한 사람도 단 98명(15.1%)에 불과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이태희 순천향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변비 치료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들이 변비에 대해 정확히 인지하는 것이지만, 대부분 환자가 변비의 증상을 오해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한소화기기능성질환 운동학회 변비연구회 최석채 위원장(원광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은 “변비는 환자에 따라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고 방치하면 심각한 2차 질환 등을 유발할 수 있어 병원을 방문해 올바른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사는 전국 9개의 대학병원에 일반 검진을 위해 내원한 20세 이상 성인 625명을 대상으로 2012년 1월부터 6월까지 진행됐다.

이영수 기자 juny@kmib.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