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호스피스완화의료’ 선호하면 이용률 2.67배 높아

기사승인 2014-07-24 14:4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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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 ‘호스피스완화의료’ 선호하면 이용률 2.67배 높아

서울대병원 윤영호 교수팀, 환자와 가족 호스피스완화의료 의견 불일치 심각

말기 암환자의 호스피스완화의료 이용에 가족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특히 가족이 암환자의 호스피스완화의료 이용을 선호하면 환자의 호스피스완화의료 이용률이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학교병원 윤영호·안아름 교수·이준구 전문의 연구팀은 국립암센터와 공동으로 지난 2005년부 7월부터 2006년 9월까지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11개 대학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18세 이상 말기 암환자와 가족 359쌍을 대상으로 ‘호스피스완화의료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고 24일 밝혔다.

조사 결과 호스피스완화의료를 선호하는 비율이 환자는 38.2%, 가족은 51.5%에 불과했다. 호스피스완화의료를 원치 않는 가장 큰 원인으로 ‘정보 부족(환자 46.6%, 가족 40.8%)’이라는 답이 많았다. 이어 환자가 원치 않는다(환자 27.9%, 가족 17.8%), 비용 부담(환자 7.7%, 가족 11.5%), 가족이 원치 않는다(환자 5.9%, 가족 10.9%), 호스피스완화의료 제공 기관의 부족(환자 1.8%, 가족 2.3%)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또한 호스피스완화의료 선호에 대한 환자와 가족의 의견 일치는 48.2%였다. 이는 환자와 가족 2명 중 한 명은 서로 의견이 다르다는 것을 보여준 것으로, 연구팀은 의견 불일치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해석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359쌍의 암환자와 가족 중, 환자가 사망한 후 257명의 가족에게 호스피스완화의료이용 경험을 추가로 물었다.

그 결과 40.5%의 가족이 호스피스완화의료기관을 이용했다고 응답했다. 호스피스의료기관을 이용하지 않는 가장 큰 원인으로는 ‘정보 부족(27.1%)’이 꼽혔고, 뒤를 이어 적극적 항암 치료를 위해(14.3%), 가족과 떨어지는 것을 원치 않아(12%) 등이었다.

하지만 이번 조사 결과 가족이 호스피스완화의료를 원하는 가정은 그렇지 않는 가정 보다 호스피스완화의료 서비스를 받는 비율이 2.67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윤영호 교수는 “이번 연구에 의하면 호스피스완화의료 이용에 가족이 결정적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현재 가족이 환자의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거나, 환자와 가족 간 의견 불일치가 심각하다”고 지적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정확한 정보와 환자와 가족 간 원활한 의사소통이다. 대화를 통해 환자와 가족 간 의견 불일치를 줄이고, 환자의 완화의료 이용률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논문은 완화의학(Palliative Medicine) 7월호에 게재됐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