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문기 장관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 시행되면 3년 내 휴대전화 유통구조 바뀐다""

기사승인 2014-03-20 22: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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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경제]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이 시행되면 3년 내로 유통구조가 바뀔 겁니다.”

미래창조과학부 최문기 장관은 19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단통법이 중고단말기, 자급제폰(의무사용 약정없이 기기만 따로 판매되는 휴대전화) 활성화, 요금 할인 등의 효과를 불러올 것”이라며 단통법 통과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또 이동통신사들이 남의 고객을 뺏어오는 ‘제로섬’ 게임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사물인터넷(IoT) 등을 통해 새로운 영역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인식의 전환을 요구했다.

창조경제와 관련해선, 커다란 패러다임의 변화이기 때문에 시간이 걸리지만 올해는 가시적인 성과가 하나둘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부 출범 1주년을 기념해 이뤄진 인터뷰는 정부과천청사 최 장관 집무실에서 한 시간 가량 진행됐다. 23일로 미래부는 출범 1년이 되며 최 장관은 다음달 17일 취임 1년을 맞는다.

-스마트폰 보조금 문제가 최대 현안이다. 처벌과 재발이 반복되고 영업정지는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무엇인가.

“단통법이 통과되면 상당 부분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 단말기 판매와 서비스 가입을 분리하면 문제는 완전히 사라질 수 있지만 전 세계 어디도 완벽하게 분리된 경우는 없다. 단통법이 시행되면 2~3년 안에 50% 이상 분리되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중고단말기나 자급제폰이 활성화될 것이고 단말기 보조금 대신 요금 할인을 더 받을 수 있게 된다. 4월 임시국회에서는 단통법이 꼭 통과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통사들의 고객 뺏어오기 경쟁이 있는 한 보조금 문제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최근 이통사 최고경영자(CEO)들을 만났는데 포화된 시장에서 경쟁하지 말고 파이를 키우자는데 다들 동감했다. IoT 분야에서 새롭게 할 수 있는 게 많다. 정부에서 앞장설테니 함께 협력해서 우리 시장뿐만 아니라 세계로 나가자고 의견을 나눴다.”

-방송통신위원회와 업무가 나뉘어 있어서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는데.

“정부에서는 미래부에서 다 하는 걸로 했는데 국회가 정부조직법을 만들면서 규제 관련 사안은 방통위에서 맡도록 했다. 차근차근 풀어야 할 문제다. 개인정보보호 등 현안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생기고, 뭔가 도움을 줘야겠다는 얘기가 나오면 방통위든 미래부든 한쪽으로 몰아줘야 한다는 논의가 있을 수 있다고 본다.”

-방송과 통신업계 모두가 요구하는 700㎒ 배정 문제도 관심사다.

“올해 안에는 결정해야 한다. 700㎒는 주파수 효율성이 좋아 수요가 많다. 이통사, 지상파 방송사뿐만 아니라 국가재난망, 철도통신망 등 정부 수요도 많다. 주파수를 가장 효율적으로 쓰는 방안을 연구반이 고민해서 국무총리실 산하 주파수심의위원회에서 결정할 것이다. 최근 지상 방송사에 시험방송용으로 700㎒를 임시로 사용토록 했는데 그렇다고 방송용으로 배정한 것은 절대 아니다.”

-미래부가 출범한 지 1년이 됐다. 창조경제의 최전선에서 뛴 미래부의 한 해를 평가해 달라.

“나나 미래부 직원들 모두 열심히 했다. 적어도 80점 이상은 줄 수 있는데 밖에서 보는 시선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창조경제를 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건 부처간 개방·협력이다. 개인적으로 융합연구를 일찍부터 했다. 다른 부처와 일을 할 때 상대 부처 마음을 편하게 해주려고 우리가 맞춰주고 지원하도록 했다. 그런데 그렇게 하니 존재감이 없다는 소리를 하더라(웃음).”

-여전히 창조경제가 모호하고 가시적인 성과가 없다는 비판도 있다.

“우리 경제는 추격형 모델이었는데 추격형으로는 더 이상 일자리가 늘어나지 않는다. 선도형 경제 모델로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동안 남이 한 걸 보고 따라가는 형태였는데 우리가 앞에 서서 가려니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고 모호하다는 얘기가 많았다. 이런 솔루션에 정답을 만든 나라는 전 세계에 없다. 여전히 정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하지만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전국에 둬서 보여주려고 한다. 지난해 했던 택시안심귀가 서비스도 가시적인 성과 중 하나다. 서울에 3만대를 비롯해 전국 택시에서 이 서비스를 하고 있다. 10월쯤 되면 창조경제가 어떤 것이고, 무엇이 달라지는 지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부처간 칸막이는 사라졌나

“완전히 없어졌다고 할 순 없다. 다른 부처들이 ‘태클을 걸면 안 되겠구나’하는 정도로 인식을 바꾼 거 같다. 미래부가 고생을 한다는 생각을 해주는 거 같다. 시간이 지나면 서로 적극적으로 칸막이를 없앨 것으로 기대한다.”

-우리나라 IT 산업이 하드웨어에 비해 소프트웨어 분야가 취약하다는 시각이 많다.

“세상 모든 일이 소프트웨어 없이 안 된다. 그런데 우리 소프트웨어 생태계는 완전히 깨졌다. 일부 게임업계에서 성공한 경우를 제외하면 다른 부분은 다 죽었다. 이걸 키우기 위해 인력, 시장, 생태계를 아우르는 소프트웨어 혁신전략을 내놨다. 처음엔 반응이 미온적이었지만 점차 달라지고 있다. 한때 전산학과는 대학원에 진학하려는 사람이 없어서 교수가 학생들을 설득했는데 요즘은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

만난사람=한민수 산업부장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