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님 공과금 밀려 죄송합니다” 생활고 비관해 모녀 셋 동반자살 ‘참극’

기사승인 2014-02-27 15:5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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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사회] 생활고를 비관한 모녀 셋이 동반으로 목숨을 끊었다.

27일 서울 송파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6일 오후 9시20분쯤 송파구 석촌동의 한 단독주택 지하 1층에서 박모(60·여)씨와 그의 두 딸 A(35)씨, B(32)씨가 숨진 채 발견돼 집주인 임모(73)씨가 경찰에 신고했다.

임씨는 경찰 조사에서 “일주일 전부터 방 안에서 텔레비전 소리는 나지만 인기척이 없어 의심스러운 생각에 경찰에 신고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모녀가 살고 있던 지하 1층 방 창문은 청테이프로 막혀 있었다. 번개탄을 피운 흔적도 발견됐다. 모녀는 방문을 침대로 막아 놓아 외부인의 출입도 차단했다.

현장에서는 ‘주인님 공과금 밀려서 죄송합니다’라고 쓰인 메모와 현금 70만원이 든 봉투가 발견됐다.

박씨 모녀는 이 집에 세들어 산 지 8년 정도 된 것으로 전해졌다.

몇년 전 아버지 김씨가 세상을 떠나면서 모녀의 생계는 어머니 박씨가 식당일을 하며 책임졌다.

박씨 두 딸은 고혈압·당뇨 등으로 건강이 좋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한 달 전쯤 몸을 다쳐 식당일도 그만 둬야만 했다.

경찰은 외부인 출입이나 타살 흔적이 없고 번개탄을 피운 점 등을 미루어 모녀가 동반 자살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현우 기자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