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독증 괴로움 그만…원인 규명 성공

기사승인 2012-08-08 14:4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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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독증 괴로움 그만…원인 규명 성공

[쿠키 과학] 수많은 아동과 성인들을 좌절하게 만들었던 난독증의 원인이 규명됐다. 치료법 개발에 물꼬가 트일 전망이다. 난독증은 듣고 말하는 데는 지장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 단어를 정확하고 유창하게 읽지 못하거나 글씨를 잘 인지하지 못하는 증세다.

8일 사이언스데일리 등 외신보도에 따르면 독일 라이프치히의 막스 플랑크 인지 뇌과학연구소 베고냐 디아즈 박사 연구팀은 지난 6일 뇌 시상 내측 슬상체의 이상으로 난독증이 발생하는 것이라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내측 슬상체란 뇌의 일부인 시상의 뒤쪽을 이루는 간뇌의 솟아나온 두 부분 중 안쪽 부위로, 청각신호의 이동통로 역할을 한다.

연구진은 난독증을 가진 성인들은 귀로 들어온 청각신호가 대뇌 피질로 전달되는 과정이 원활하지 않다는 게 가장 큰 문제점이라는 것을 밝혀냈다. 내측 슬상체가 말 소리를 제대로 중계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디아즈 박사는 “언어 작용의 조그만 부분을 차지하는 이 기능 장애가 전체 시스템으로 스며들수 있다”며 “이 때문에 난독증의 증상이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게 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2가지 실험을 수행했다. 난독증 환자와 일반인(대조군) 등 다수의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대화 이해능력을 다양하게 평가한 것. 먼저 대화 내용을 알아듣는 시험 도중 촬영한 자기공명촬영 영상에서 난독증 환자들은 내측 슬상체 부위에 이상 신호가 감지됐다. 반면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단순히 말을 듣고만 있으라고 했을 때는 난독증 환자와 대조군 사이에 아무런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다.

디아즈 박사는 “감각을 받아들이는 자체는 난독증과 별 상관이 없지만 대화를 인식하는 것으로 나아가면 문제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실제 청각신호 전달 경로에서 이상한 점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향후 난독증 치료법 개발에 중요한 기초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난독증 환자들은 말을 알아듣는데도 어려움을 겪는다. 예를 들면, 대부분의 어린이들은 두 단어로 된 운율을 학교에 들어가기 전에 인식하는 반면, 난독증 어린이들은 초등학교 고학년이 될 때까지 이를 지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난독증 증세는 평생을 따라다니며 괴롭힌다. 하지만 난독증을 이겨내는 사례도 있다.

디아즈 박사는 “난독증은 치유될 수 있다는 걸 암시한다. 우리는 난독증을 치유할 수 있는 발전된 방법의 기초를 만들기 위해 신경적 원인을 찾고 있었다”고 말했다.

학계에 따르면 세계 어린이 중 5~10%가 난독증으로 고생하고 있으며 지금껏 무엇이 원인인지는 거의 규명되지 않았다. 난독증 환자들은 지능이 낮지 않고 학교 교육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알아듣거나 말하지 못하고, 글씨를 제대로 읽지 못한다.

외신들은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난독증의 원인에 대한 다양한 이론적 접근과 조합을 가능하게 했다고 평가했다. 사상 처음으로 난독증에 관한 이론들을 모아 큰 그림을 그릴 수 있게 했다는 것이다.

디아즈 박사는 “문제의 원인을 알아내는 것은 언제나 성공적인 치료를 위한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연구진의 다음 과제는 현재의 치료법이 내측 슬상체 부위에 영향을 미쳐 모든 환자에게 난독증 개선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지 장기적으로 추적하는 것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팀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