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 돌려서 충전’하는 휴대전화 나올까…한국 디자이너 아이디어 관심

기사승인 2010-01-12 15: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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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 돌려서 충전’하는 휴대전화 나올까…한국 디자이너 아이디어 관심

장면. 자동차 영업사원 최모씨는 계약을 앞둔 고객과 중요한 통화를 하고 있었다. 오늘 유난히 통화할 일이 많았던 최씨. 하필 고객을 응대하던 도중 휴대전화 배터리가 다 돼 통화가 끊기고 말았다. 아뿔싸, 가방을 뒤져보니 여분의 배터리마저 사무실에 놓고 나왔다. 최씨는 휴대전화에서 배터리를 빼 휴대폰 가운데 구멍에 손가락을 집어넣고 1~2분간 빠르게 돌렸다. 그리고 배터리를 다시 휴대전화에 끼운 후 무사히 통화를 마쳤다.



일명 ‘손가락 휴대전화 배터리’가 상용화될 수 있을까.



지난 10월 열렸던 2009서울디자인올림픽에서 특별상을 수상한 이 컨셉의 휴대폰은 구멍이 뚫린 휴대폰에 손가락을 끼워서 돌리면 충전이 되는 방식이다. 한국 디자이너인 송태호·이혜진씨가 디자인했다.


이 아이디어가 지난 4일 미국 디자인 전문 웹진 얀코디자인에 처음으로 소개된 후 인가젯, 그린뮤즈, 폰아레나 등 해외 IT매체 및 전문블로그 등이 잇달아 분석했다. 또 해외 검색 사이트에서 ‘finger power battery’ 로 검색하면 다수의 관련 웹페이지가 발견되고 있다.

이 배터리는 전기자원없이 130번을 돌리기만 하면 2분간 통화, 대기상태로 25분을 사용 할 수 있다. 링 형태로 돼 있어 돌리기만 하면 운동에너지가 전기에너지로 변환돼 충전되는 원리다.

송태호씨는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친환경적 활동을 위해 개인이 할 수 있는 노력은 플러그를 뽑고 사용하는 정도”라며 “정부나 기업차원의 대규모 노력도 중요하지만 지구 인구의 반이상이 사용하는 휴대전화와 같이 일상 용품에서부터 노력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디자인하게 됐다”고 말했다.

상용화 가능성과 기업의 러브콜이 있었는지에 대해 “아직 기업의 연락은 없었지만 현재 사용되고 있는 자가발전 손전등이 모티브이기 때문에 상용화도 가능할 것이라고 본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다른 형태이긴 하지만 전기자원이 필요없는 휴대전화 충전은 이미 상용화된 사례가 있다. 삼성전자는 별도의 충전기없이 충전이 가능한 휴대전화 ‘블루어스’를 지난해 10월 중순 유럽시장에 출시했다. 휴대전화 뒷면에 부착된 태양전지가 햇빛을 받아 전기를 생산해내는 구조로 1시간 동안 햇빛에 노출되면 태양 밝기에 따라 5~10분간 통화할 수 있는 전력이 만들어진다. 이 제품은 이르면 이달안에 국내에도 출시될 예정이다.


LG전자도 태양광전지판이 부착된 휴대전화 ‘에코 프렌들리’를 출시했는데 일조량이 풍부한 중동지역에 적합한 제품이라는 평가다. 제품 케이스의 겉면에 비닐 코팅을 하지 않아 재활용이 용이하며 포장 박스 크기를 줄여 낭비요소도 최소화했다. 또 별도의 태양광 충전 배터리를 장착할 경우 태양 아래서 10분 충전시 2분15초간 통화가 가능한 풀터치폰인 ‘팝’을 영국 등 유럽 내 15개 국가에 선보이기도 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인턴 김태기 기자 afero@kmib.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