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외국인 팬들에게 미안하다!…공사장 한복판 K팝 콘서트 유감

기사승인 2014-09-23 20: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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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쿡기자] 외국인 팬들에게 미안하다!…공사장 한복판 K팝 콘서트 유감

공사장 한복판에서 콘서트가 열리고 있다면 믿으시겠어요? 지난 19일부터 경인아라뱃길 북인천복합단지 인근에서는 ‘K팝 엑스포 인 아시아’(KPOP EXPO IN ASIA) 콘서트가 열리고 있습니다.

이 콘서트는 인천아시안게임과 연계된 중요한 행사입니다. 경기를 보러 온 외국인에게 한류를 소개하고 한국 문화의 저력을 알리겠다는 취지죠. 조직위원회는 “인천아시안게임과 연계된 세계적 행사”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곳곳에서 허술한 준비가 드러나고 있습니다.

A씨는 지난 20일 콘서트를 보러 갔습니다. 그런데 서울시내 5곳에서 출발하는 셔틀버스에서 내리니 허허벌판이었습니다. 온통 공사 중인데다 콘서트장은 눈을 씻고 봐도 찾을 수 없었죠. 무대까지는 한참 걸어가야 했습니다. 굴삭기, 덤프트럭 등 공사차량이 뒤섞여 있고 모래바람이 휘날렸습니다. 콘서트를 안내하는 사람도 없었고, 안내실에 물어도 듣는 둥 마는 둥이었답니다.

다음날 A씨는 자신의 블로그에 사진과 글을 올렸습니다. 그는 “최악의 콘서트였다”며 “19일부터 시작했다는데 왜 아직도 공사 중인가? 누가 기획했는지 모르겠지만 준비가 전혀 안 됐다. 사람도 너무 없다. 맨 앞 두 줄에만 관객이 있었다”고 적었습니다. 이어 “벌판을 걸어 나오는데 외국인이 티켓을 어디서 사냐고 물어보더라. 얼마나 욕을 했을까?”라고 했습니다.

셔틀버스 운행에도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지자 이용자들의 불만이 폭발한 겁니다. K팝 엑스포 주최 측은 뒤늦게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했습니다. “셔틀버스 증설 중이니 조금만 기다려 주시기 바랍니다. 사전공지가 늦어 죄송합니다”라고요. 답답한 노릇입니다.

사진을 본 네티즌들은 부끄럽다는 반응 일색입니다. “준비 좀 제대로 해라. 답이 안 나온다” “무슨 사막 한복판 같다” “외국인들이 뭐라고 생각하겠나” “예산은 다 어디에 쓰는지 한숨만 나온다” “인천아시안게임 수준하고는…” 등의 댓글이 달렸습니다.

주최 측은 23일 전화통화에서 “우선 불편을 느끼신 분들께 사과드린다”며 “자금부족 등 여러 문제가 겹쳤다. 공사는 거의 마무리 중이고 불편사항도 개선하고 있다. 콘서트 안내 부스를 추가 설치했고 안내원 교육, 셔틀버스 운행 불편 등도 조치를 취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콘서트는 다음달 5일까지 계속됩니다. 아시안게임 기간 중 열리기에 외국인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습니다. K팝 엑스포의 기획 의도는 전 세계인이 기억하는 한국음악의 축제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외국인이 기억하는 K팝의 이미지가 이래서는 안 되겠죠.

최지윤 기자 jyc89@kmib.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