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인 심리학] 명절증후군, ‘간단한’ 예방법이 있습니다

기사승인 2016-02-08 09:3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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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인 심리학] 명절증후군, ‘간단한’ 예방법이 있습니다

"오늘은 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말이다.

명절이 되면 기분이 좋다. 달력에 빨간 색으로 된 숫자는 ‘몸이 쉴 수 있는 날’이다. 더구나 명절의 빨간 색은 주말의 빨간 색보다 훨씬 길다. 달력에 빨간 색으로 수놓은 3일 혹은 4일 연속된 명절은 일에 지친 근로자들을 들뜨게 만든다.

하지만 이런 흥분도 잠시, 심장이 빠르게 뛰는 원인은 순식간에 뒤바뀐다. ‘명절’ 뒤에 숨어 있던 좋지 않은 기억이 살아난다. 여성에겐 ‘명절음식 노예’, 남성에겐 ‘자존심 노예’. 명절 연휴도 주말과 마찬가지로 빨간 색이지만, 주말과 다르게 ‘노예생활’의 기간이 돼 버릴수 있는 것이다.

하루종일 전을 부치다 명절 끝나고 손목터널증후군에 걸려 손목에 깁스를 하는 주부들이 늘고, 남자들은 형제들과 친구들을 만나 경제적인 자존심, 지위 자존심, 자녀 자존심 싸움을 벌이다 마음에 깁스를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물론 손목터널증후군과 자존심 싸움을 동시에 하는 주부들과 남편도 많다. 그러다 보니 ‘명절 스트레스’를 부부 서로에게 쏟아놓게 된다.

1971년에 UCLA 심리학과 알버트 메라비언(Albert Mehrabian) 명예교수는 ‘무언의 메시지(Silent Message)’라는 책에서 의사소통의 이론으로 ‘메라비언의 법칙(The Law of Mehrabian)’을 발표했다.

이 법칙은 대화나 의사소통을 한 때 ‘말’ 보다 ‘이미지’가 훨씬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때 이미지라는 것은 시각적 이미지가 55%이고, 청각적 이미지는 38%에 이른다. 언어 자체는 고작 7% 밖에 안된다.

즉, 상대방과 대화를 주고받을 때는 언어의 영향력보다 비언어적 요소가 훨씬 중요하다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 때 시각적 이미지는 외적으로 보이는 태도와 겉모습 등을 말한다. 청각적 이미지는 목소리의 음색(音色)을 말한다. 7%에 불과한 언어는 말이 가지고 있는 ‘내용’을 의미한다.

여기에 따르면 명절에 고향에 도착하는 순간 서로에게 가장 중요한 건 말의 내용보다 시각적으로는 정성을 다하는 태도와 진심이 느껴지는 제스처, 상대방에게 한 마디를 하더라도 부드럽고 안정감 있는 톤으로 대화를 나눠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명절은 과거와 현재의 충돌이다.

부모세대와 자녀세대의 만남이며, 옛날 방식과 현대 방식의 충돌인 것이다. 즉, 고향에 도착하는 순간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가는 것과 마찬가지다. 아내 입장에서는 남편이 시댁에 도착하는 순간 ‘남편’에서 ‘아들’로 ‘변신’한다는 것을 미리 인지해야 하는 것이다. 또한 남편의 입장에서도 처갓집에 도착하는 순간 ‘아내’에서 ‘딸’로 변신하는 것을 받아들이고 인정해야 한다. 이렇게 아들과 딸로서 충분하게 ‘자아’를 보듬어주는 것에 넉넉해 져야 한다.

심리학 용어 중에 무드셀라 증후군(Methuselah syndrome)이라고 있다.

성경에 등장하는 인물인 무드셀라는 969세까지 살아서 ‘장수의 대명사’로 사용되는데, 그의 이름을 딴 이 증후군은 지나간 과거를 생각할 때 좋은 것과 나쁜 것 중에 좋은 것만 기억하려는 심리를 말한다. 일종의 기억왜곡현상(distortion in memory)인 것이다. 이것은 정신적으로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본능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이다. 몸의 상처도 아물면서 회복되듯이 정신적 상처도 ‘망각’의 기능을 통해 선별적으로 좋은 기억만 남겨서 ‘추억’으로 왜곡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런 기능이 상실된 사람들은 부정적인 기억이 끊임없이 자신을 괴롭히고 아물지 않은 상처로 인해 몸의 경직과 이상적 행동까지 이끌어내게 된다.

명절은 고향이라는 ‘추억’으로의 여행으로 잘 마무리 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또 하나의 부정적 기억으로서 언제든 정신적 상처를 안겨주는 화살이 될 뿐이다. 다가오는 이번 명절에는 작년처럼 가족살인과 같은 슬픈 소식 없이, 부부가 서로의 자아를 지켜주고, 부모와의 즐거운 추억을 더하는 기간이 되길 간절히 바란다.


이재연 국제문화대학원대학교 상담사회교육전공 교수

정리=김현섭 기자 afero@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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