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코리아’ 환자 1명 소홀로 시작된 190일…38명 생명 잃었다

기사승인 2015-11-25 11: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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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BBNews = News1

‘메르스 코리아’ 환자 1명 소홀로 시작된 190일…38명 생명 잃었다

"[쿠키뉴스=김현섭 기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80번 환자(35)가 25일 숨졌다. 환자 수 ‘0명’이 되기까지, 2015년에 대한민국에 휘몰아친 메르스가 종식되기까지는 반 년이 넘는 190일이라는 시간이 소요됐다.

지난 5월 20일에 첫 환자가 나오면서 시작된 ‘메르스 코리아’는 방역체계, 이른바 ‘대형 병원’의 관리 시스템, 병문안 문화 등 대한민국의 불안하고 허술하고 후진적인 ‘민낯’의 일부를 드러내고 말았다.

물론 극복 과정에서 보여준 ‘사투’에 가까운 의료진의 헌신적인 노력, 시민들의 협조 등은 칭찬을 아끼지 말아야 할 장면이다.

메르스 사태로 감염된 사람은 총 186명이며, 이 중 안타깝게도 생명을 잃은 환자는 무려 38명이나 된다.

‘1번 환자’에 대한 소홀함이 이런 참담한 결과를 불러왔다는 건 두고 두고 곱씹어야 할 부분이다.

사우디아라비아 담맘에서 메르스에 감염된 1번 환자는 사태 초반에 사우디 방문 사실을 밝히지 않으며 여러 병원을 오갔고, 의료진도 중동 방문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다. 이렇게 해서 환자 수는 빠르게 늘었고, 이 환자가 입원한 평택성모병원은 메르스의 첫 번째 숙주가 됐다.

두 번째 확산지 역시 씁쓸하기 이를 데 없다. ‘국내 최고’를 자부하는 삼성서울병원이었기 때문이다.

여기서는 1번 환자와 접촉한 14번 환자가 환자, 환자 가족, 의료진으로 북적이는 응급실을 사흘 간 방문했고, 병원 측의 관리 소홀까지 겹치며 무려 91명의 환자를 양산하고 말았다. 전체 환자의 절반에 육박하는 규모다.

결국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7)이 ‘대국민 사과’를 하기에 이르렀고, 이 병원을 비롯한 14개 병원이 임시로 문을 닫아야 했다.

메르스는 첫 환자가 출현한 지 약 1개월이 지난 6월 하순 이후 증가세가 둔해졌고, 7월5일 이후에는 추가 환자가 나오지 않았다. 같은 달 27일 마지막 자가격리자가 해제되자 정부는 이튿날 ‘사실상의’ 메르스 종식을 선언했다.

비공식적이지만 메르스 종식 선언이 이뤄진 후 사람들의 우려는 줄었지만, 이후에도 일부 환자들의 메르스 혹은 메르스 후유증과의 싸움은 계속됐다.

80번 환자의 경우 6월7일 메르스에 감염된 뒤 이날까지 172일 동안 병마와 싸워왔지만 결국 극복하지 못했다.

기저질환으로 악성 림프종을 가지고 있던 이 환자는 지난달 1일 완치 판정을 받고 이튿날 퇴원했지만 열흘 뒤 다시 재감염 상태가 됐다. 치료할수록 면역력은 약해지는 기저질환의 특성 때문에 메르스 감염에서 벗어나기 힘들었고, 격리병상 생활이 오래 이어지면서 기저질환을 극복하지도 못한 것이다. afero@kukimedia.co.kr 페이스북 fb.com/hyeonseob.kim.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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