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부 폭행, 성추행 사건의 피해자 엄마입니다

기사승인 2015-03-28 01: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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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이영수 기자] 서울의 한 유명 고교 야구부 동계 전지 훈련 기간 중 성추행과 가혹 행위가 있었다는 KBS 보도와 관련해 철저한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피해 학생 김모 군의 어머니는 27일 한 포털 사이트에 올린 글을 통해 아들의 피해 내용을 구체적으로 밝히고, 학교가 이번 사건을 덮으려 한다며 철저한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이 글은 10만 건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할 정도로 폭발적인 관심을 끌고 있는데 누리꾼들은 이 같은 일이 재발해선 안 된다며, 교육 당국과 경찰의 철저한 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누리꾼들은 “야구선수가 아니라 짐승을 키웠네” “ 부모님 심정이 어떨까” “어른들이 성범죄를 저지르니 아이들도…” 등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해당 학교 총동문회도 이번 사건에 대한 학교측의 대응이 적절치 않았다고 보고 서울시 교육청에 감사를 청구했습니다.


<피해자 어머니 글 전문>

안녕하세요.

저는 얼마 전 뉴스에도 나온 명문고 야구부 폭행, 성추행 사건의 피해자 엄마입니다.

너무 억울하고 분한 마음에 이렇게 글을 씁니다.

올 3월 고등학교 입학(야구부)을 앞둔 제 아들은 지난 1월 6일 대만으로 40일간 동계훈련을 떠났습니다.

그로부터 정확히 일주일 후부터 같은 방을 쓰는 3학년 선배(한 명)의 구타가 시작됐습니다.

처음에는 주먹으로 얼굴따귀, 엉덩이, 가슴 등을 5대에서 20대 정도를 매일같이 구타하였고, 운동 중에도 개인적으로 불러서 가슴과 명치 등을 주먹으로 때리고, 점심도시락으로 나온 쌈밥을 먹지 못하게 하고, 대신 나뭇잎에 고기를 싸서 강제로 먹이고 그걸 먹은 제 아들은 너무 써서 뱉었더니 주워서 다시 먹으라고 강요하고, 운동장으로 불러서 나무에 매달리게 했습니다.

운동이 끝난 후, 밤에 숙소로 들어오면 쉬는 시간도 없이 카드게임을 억지로 시켜서 판돈을 두 배로 올려서 돈을 거의 뺏다 싶이 하고, 돈이 다 없어지자, 3분 내로 돈을 구해오라고 시키기까지 했습니다.

그 뒤로 점점 강도가 세져서, 가해학생이 사용하고 버린 일회용 렌즈를 다시 주워서 끼라고 하여 그것을 다시 제 아들의 눈에 넣었고, 그 다음날부터 며칠간 눈이 아프고 많이 부어서 훈련하는데 많이 힘들었다고 합니다. 잘못된 렌즈 사용법이 눈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는 다들 알고 계시겠죠.

그리고 가해학생이 화장실에서 흡연을 하고 난 후 , 연기를 없애기 위해 제 아들에게 뜨거운 물로 3시간 동안 샤워를 시켰으며, 새벽 1시부터 6시까지 매 시간마다 각각 다른 표정으로 시계를 들고 사진을 찍어서 보내라는 명령에 너무 수치스러운 마음에 사진을 찍지 않았더니, 명령을 어겼다는 이유로 또다시 엉덩이며 얼굴 명치 등을 구타를 당해야 했습니다.

또 다른 날은 제 아들의 친구가 제 아들을 보기 위해 방으로 들어왔는데, 가해학생이 그 친구와 제 아들의 옷을 강제로 벗게 하고 음란물을 보여주며 똑같이 따라하라 시키고, 심지어는 자위행위까지 시켰으며, 그것도 모자라 엉덩이에 가해학생의 이름과, ‘넌 내꺼야’ 라는 말을 쓰는 등 아주 변태적인 행동을 했습니다.

취침시간에는 속옷까지 다 탈의하게 한 후, 맨바닥에서 자라고 시켰으며, 제 아들은 너무 추워서 새벽 3시까지 잠을 못 자고 가해학생이 잠든 것을 확인 한 후, 그제서야 옷을 입고 잠이 들었는데, 그 다음날 아침 7시쯤 가해학생이 일어나서 왜 옷을 입고 잤냐며 또다시 심한 구타를 하고, 옷을 벗게 한 후 머리박기를 3시간 가량을 시키고, 그것도 모자라 침대 위에 올라가 알몸으로 엎으려 져 있는 제 아들의 엉덩이를 야구할 때 쓰는 배팅 장갑을 끼고 야구방망이로 마구 때렸습니다.

10분만 거꾸로 있어도 피가 쏠리고 장기가 다 뒤틀리는 느낌에 현기증이 나는데, 머리박기를 3시간 동안 시키면서 넘어지면 때리고 넘어지면 때리고를 반복하며 괴롭혔습니다.

야구선수가 공을 더 잘 치기 위해 훈련이나 시합 때 끼는 배팅 장갑을 끼고 엉덩이를 때렸다는 것은 작정하고 제 아들을 죽일 생각으로 그랬다고 밖에는 생각이 되질 않습니다.

‘이대로 맞다간 죽겠구나’ 라는 생각이 든 제 아들은 가해학생이 잠깐 한눈 파는 순간 옷가지를 챙겨 들고 그대로 코치님 방으로 가서 이 모든 얘기를 털어놓게 되었습니다.

이 모든 이야기도 제 아들은 맨 정신에는 도저히 말 할 수 없어, 수면치료 도중 울면서 말을 해 알게 된 것입니다.

아들이 울면서 수면치료를 받는 모습을 보는 내내 저 어린 것이 타국에서 얼마나 힘들고 괴롭고 고통스러웠을지 생각하면 억장이 무너지고 마음이 찢어진다는 말로는 다 표현이 안될 만큼 저도 괴로웠습니다.

17살이나 된 남자아이가 왜 저항을 하지 못했냐 하는 분들이 계시겠지만, 자기 뒷바라지 하느라 고생한 저와 제 남편을 생각하면서 꾹 참았다고 합니다. 참으면 되겟지. 조금 괴롭히다 말겠지. 생각했답니다.

하지만 더더욱 이해 할 수 없는 건, 이 일을 전해 들은 코치들은 가해학생을 1주일 먼저 한국으로 입국 시켰고, 피해를 당한 제 아들은 대만 땅에 1주일 더 남겨지게 된 것입니다.

학교측에선 저희 집에 먼저 연락도 하지 않았고, 저는 이 얘기를 다른 학부모를 통해 전해 들어야 했습니다.

이 얘기를 듣고도 1주일 후에나 아들을 볼 수 있다는 생각에 잠도 못 자고 하루하루 정말 피가 말라갔습니다.

가해 학생의 부모에겐 그 다음날 연락이 왔는데, 제 아들의 피해 사실은 얘기도 하지 않고, 변명만 늘어놓을 뿐이었습니다. 저는 제 아들을 보고 직접 듣기 전까진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일주일 뒤에 제 아들이 집에 와 이 모든 얘기를 전해 듣고, 형사고발까지 생각 하고 있던 저는 아들에게 “넌 가해학생을 어떻게 했으면 좋겠냐” 물었더니, 일을 크게 만들지 말자고 내가 더 열심히 하면 된다고 오히려 저를 다독여 주는 모습에 저는 마음 같아선 똑같이 해주고 괴롭힌 만큼 벌 주고 싶었지만, 가해학생이 진심으로 사과하고 뉘우친다면 용서해 주려 했습니다.

하지만 가해학생은 진심어린 용서는커녕 팔짱을 끼고 거만한 자세로 미안하다는 말뿐이었습니다.

그 모습에 도저히 용서가 안되는 저는 가해학생의 퇴학과 야구자격박탈을 학교측에 요구하였습니다.

이 얘기를 전해 들은 가해학생의 부모는 술을 먹고 저희집 앞에 찾아와 내가 누군줄 아냐며, 우리 아들 건드리면 너희 아들들도 가만두지 않겠다며 협박까지 하고 돌아갔습니다.

심지어는 그 아버지가 ‘아파트 50평대 살면서 누구 앞에서 무릎 꿇어보긴 처음이다’ 라는 말까지 했습니다. 넉넉치 못힌 저희 집 형편을 알고 그랬는지, 그 다음날부터 저희 부부에게 밤낮 새벽 가리지 않고 전화로 협박을 일삼았습니다.

연년생인 둘째 아들도 현재 중학교 야구부에 있는데, 둘째 아들의 학교까지도 가만두지 않겠다는 가해학생의 아버지 말에 더 이상 가만 있을 수 없었습니다.

제 아들은 안과치료, 심리치료까지 받아가며 이제야 좀 안정을 찾았는데 가해학생 부모의 저런 안하무인 행동을 보고 또다시 불안증세에 시달리고, 이제는 저에게 그들을 벌 주자고 얘기합니다.

신성하고 건강하게 운동해야 할 우리 아이들이 이런 피해를 당해는 일은 더 이상은 없었으면 하는 마음에 큰 용기를 내었습니다.

현재 학교측에 퇴학과, 야구자격박탈을 요구했지만, 그 어떠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 이유는 가해학생의 아버지가 학교위원장이라 그러는 것일까요.

운동하는 아들들을 위해서라고 조용히 넘어가려 했지만, 현재까지도 제 아들을 협박하고 있는 가해학생과, 그 부모의 행동은 더 이상 용서할 수 가 없습니다. 여러분 이 글을 널리널리 퍼트려 주세요.

분하고 억울한 마음에 두서없이 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기사모아보기